홈 무승 꼴찌가 어떻게 3골을 폭발했나...무기명 페이퍼로 탈출구 찾았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22.07.31 02:00 / 조회 :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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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성남] 조용운 기자= 성남FC가 완전히 달라졌다. 분위기를 반전한 것 이상의 자신감을 얻었다.


김남일 감독이 이끈 성남은 3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25라운드 홈경기에서 3-1로 크게 이겼다. 다득점 스코어 하나만 보더라도 이전의 성남과 180도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값진 승리는 여러 안 좋은 지표에 마침표를 찍었다. 성남은 이날 승리로 11경기 동안 홈에서 이기지 못하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자연스럽게 8경기째 이어지던 무승 부진도 탈출한 성남은 3승6무14패(승점 15)를 기록해 11위 수원삼성(승점 21)을 6점 차이로 쫓았다.

성남은 올해 초반부터 늘 하위권에 고정됐다. 지난 22경기서 2승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유리함을 가지는 홈에서는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잦아지는 패배에 자신감이 줄어든 성남은 늘 수비하고 지키려는 움직임만 반복했다. 하지만 경기당 1골이 버거운 공격력에 40골 이상 허용한 수비 문제가 더해지며 승점 확보에 애를 먹었다.

한숨 돌릴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 접근법을 돌아봐야 했다. 때마침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으로 K리그1이 잠시 멈춘 2주의 시간이 성남이 달라진 기간이었다.


김남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선수단과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이유를 공유하기로 했다.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소통을 택한 성남은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얼굴을 마주보면 문제점을 주고받기 껄끄러울 수 있어 무기명 페이퍼를 생각해냈다. 다들 달라졌으면 하는 점과 성남이 지향하는 바를 솔직하게 적었다.

김남일 감독은 모두 수용했다. 소중했던 소통의 시간을 돌아본 그는 "선수들이 내게 할 말이 많았던 것 같다"라고 웃은 뒤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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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감독은 팀이 더욱 뭉치기 위해 식사 자리도 만들었다. 최고참과 중고참, 신예 선수들을 나눠 밥을 먹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권완규는 "미팅을 통해 뭐가 부족한지, 어떻게 개선할지 많은 도움이 됐다. 다들 지금 성적에 대해 남탓보다 자신을 탓했다"라며 책임감을 다진 배경을 이야기했다.

성과가 바로 나왔다. "선수들을 통해 가야할 길을 확인했다"라고 밝힌 김남일 감독은 공격을 외쳤다. 성남은 인천 상대로 25개의 슈팅을 퍼부었고 절반 이상인 14개의 유효슈팅을 만들었다. 슈팅 연습에 시간을 할애한 만큼 정확도도 올라 3골을 만들어냈다. 권완규의 첫 골부터 박수일, 구본철의 릴레이 득점포 모두 작품과 다름없었다. 뒤에서 다득점을 지켜본 김영광 골키퍼는 "수일이 골은 아마 마누엘 노이어도 막기 힘든 골"이라고 극찬했다.

소통으로 긍정 신호를 만든 성남을 더욱 근성 있게 만든 힘은 팬들이다. 이날 성남 서포터는 경기 전부터 '우리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개로 선수들을 적극 지원했다. 팬들의 목소리를 들은 김남일 감독은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던 건 팬들의 응원 덕분이다. 오늘 승리도 팬들이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어렵사리 분위기를 바꾼 만큼 이틀 후 제주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가 아주 중요하다. 부진을 끊어낸 사기를 앞세우는 김남일 감독은 "터닝포인트가 될 승리를 했다.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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