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 없는 게으른 천재, 냉정한 고교선배 함께하니 타격에 눈 떴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8.10 07:36 / 조회 :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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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보경./사진=OSEN
타격코치들이 입 모아 칭찬한 게으른 천재가 냉정한 고교 선배와 함께하면서 재능을 만개하기 시작했다.

송중초(동대문구리틀)-덕수중-신일고를 졸업한 문보경(22)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순위로 LG에 입단했다. 프로 3년 차인 지난해부터 본격 3루수로서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84경기 타율 0.305, 7홈런 35타점 OPS 0.817을 기록하며 주전 3루수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올 시즌 LG로 부임한 이호준(46) 타격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마주한 문보경을 성실한 선수로 여겼다. 하지만 지내보니 들린 이야기는 달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열심히 하진 않았다는 것. 그랬던 문보경이 달라진 이유에는 '신일고 13년 선배' 김현수(34·LG 트윈스)의 지분이 상당했다.

이 코치는 "(어린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도 연장이었든 아니었든 무조건 남아서 5개라도 치고 갈 필요가 있다. 어렸을 때 그런 습관을 만들어주려고 반강제로라도 (훈련에) 끌고 들어간다. (문)보경이는 가끔 안하고 갈 때가 있었다. 그러면 난 두 번 말하지 않고 (김)현수에게 '보경이가 안 하고 갔다'고 말했다. 결국 다음날 보경이는 현수한테 많이 혼난다. 현수는 혼낼 때 잠깐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에선 내가 편할 때도 있다"고 미소 지었다.

김현수는 KBO리그 육성 선수 신화를 만들어낸 선수 중 하나다. 신일고 졸업 후 신인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해 두산 육성 선수로 프로 무대를 밟았지만, 곧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타고난 재능에 모두가 인정하는 연습벌레였기에 가능했다. 프로 17년 차가 된 지금도 달라진 것은 없다. 여전히 김현수의 훈련은 혈기 왕성한 유망주들도 버티기 힘들 만큼 힘들다. 문보경도 그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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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왼쪽)과 문보경./사진=OSEN


하지만 문보경은 조금씩 달라졌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비롯해 훈련에 진심을 다하기 시작했다. 노력에 관해선 냉정한 김현수도 눈여겨볼 정도로 달라지니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7월 30일 잠실 KT전에서 끝내기 홈런 및 3안타를 친 것을 시작으로 8월 들어서는 타율 0.455, OPS(출루율+장타율) 1.186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주장의 눈에도 그런 모습이 포착됐다.

오지환은 "(문)보경이가 평소에도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다. 3루가 참 어려운 자리인데 가르쳐주면 빠르게 잘 캐치하는 편이다.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내야수들은 실수를 하게 되면 정신적으로든 타격에서든 영향을 많이 받는데 보경이는 어린 친구답지 않게 단단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예를 들어서 시합 때 자세나 훈련할 때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나도 실수를 많이 해본 사람으로서 딱 보면 안다. 생각한 것이 준비과정에서 나오기 마련인데 보경이는 그런 것이 참 좋다"고 웃었다.

가능성과 배짱만큼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이 코치는 "문보경은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 두 가지를 다 갖추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다른 유망주보다 문보경이 한 발 앞서 있다고 얘기한 것은 괜한 말이 아니다. 최형우(39·KIA) 느낌이 정말 많이 난다. 때에 따라 홈런을 노릴 수 있고 상대 에이스가 나오면 콘택트에 집중하는 등 선택이 가능한 선수다"라고 스타일을 정의했다.

이어 "타격 코치들이 문보경은 약점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게으른 것이 가장 약점이었는데 요즘은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 김현수도 조금씩 인정하기 시작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향후 엘지의 클린업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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