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약체' 평가 오히려 반갑다... 짜릿한 반전 노리는 캐롯

고양=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0.1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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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캐롯 점퍼스 선수들이 15일 원주 DB전을 통해 창단 첫 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사실 그런 평가를 좋아해요. 반전을 시켜야 팬분들도 더 좋아하시겠죠."

프로농구 신생팀 고양 캐롯 점퍼스의 전성현(31)은 '약체'라는 전력 평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약팀이라는 외부 평가는 오히려 반전을 노려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의미다.


실제 캐롯은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약체로 분류됐다. 데이원스포츠가 오리온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못했고, 오히려 이대성 이승현이 각각 한국가스공사와 KCC로 떠나면서 전력이 더 약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령탑 김승기(50) 감독마저도 "약한 전력 구성을 가지고 시즌을 하니까 부담이 있다"면서 "그래도 디펜스만 잘 된다고 하면 최약체라고 해도 쉽지 않은 팀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최약체'로 전력을 자평했을 정도다.

그런데 이러한 '약체'라는 외부의 시선이 오히려 선수들에겐 동기부여가 된다는 게 전성현의 설명이다. 그는 "선수들과 그런 평가에 대해서는 따로 얘기는 안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평가를 좋아한다"며 "(평가에 대해) 반전을 시켜야 팬들도 좋아하시고, 농구 인기도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단 전성현뿐만 아니다. 이정현(23) 역시도 "아무래도 주변에서 그런 평가(약체)가 많이 있다"면서도 "그럴 때일수록 더 단단하게 뭉쳐서 그런 평가를 뒤집을 만한 경기를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15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홈 개막전 승리는 짜릿한 반전을 노리는 선수들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었다. 이날 캐롯은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1쿼터부터 맹폭을 퍼부었다. 전반 리드가 23점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페이스였다.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DB를 우승 후보로 꼽은 감독이 있었다는 점, 김승기 감독 스스로 캐롯 전력을 '최약체'라고 자평했음을 돌아보면 더욱 눈에 띄는 반전이었다.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흐름이 많이 꺾이면서 4쿼터 한때 6점 차까지 쫓기긴 했지만, 일찌감치 벌려 놓은 격차는 끝내 뒤집히지 않았다. 결국 1쿼터부터 리드를 잡은 캐롯은 단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시즌 개막 직전 가입비 미납 관련 이슈로 인해 어수선했던 분위기도 단번에 지워버린 반전이었다.

덕분에 캐롯은 이날 '창단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전성현은 '약체'라는 평가에 보란 듯이 양 팀 통틀어 23점을 퍼부으며 팀 승리에 앞장섰고, 이정현도 10점 5어시스트 5스틸로 힘을 보탰다. 전성현은 "오늘 승리가 운이 아니라 앞으로 연승도 타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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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캐롯 전성현.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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