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독한 단기전, '2이닝 47구 클로저' 또 대기한다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11.0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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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마무리 김재웅.
키움 히어로즈의 소방수 김재웅(24)이 과정은 힘겨웠지만 팀 승리를 이끄는 역투를 펼쳤다. 적지 않은 공을 던졌는데 2차전도 대기할 예정이다. 키움의 단기전 정말 무시무시하다.

키움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키움이다.


이날 과정은 힘겨웠다. 에이스 안우진이 2⅔이닝 만에 물집으로 강판됐고, 타선은 SSG 선발 김광현을 공략하지 못했다. 5회초 1사까지 노히트에 묶이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쳐나갔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상대 실책이 나올 때를 놓치지 않았다. 5회 2사 1루에서 송성문의 타구를 SSG 우익수 한유섬이 잡았다 떨어뜨리며 더듬는 사이 1루주자 김휘집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2사 1, 3루에서는 포수 김민식의 패스트볼로 3루주자 송성문이 홈인, 2-2 동점을 만들었다.

5회말 2사 1루에서 에릭 요키시가 최정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하자 6회초에 뒤집는 저력을 보였다. 2사 1루에서 김태진이 적시 2루타를 쳤다. 타구를 잡으려던 중견수 최지훈이 미끄러지면서 1루주자 이정후가 홈까지 내달렸다. 이어 이지영까지 적시타를 치면서 김광현을 5⅔이닝 만에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6회말과 8회말 실점하면서 4-5 역전을 헌납했다. 그럼에도 키움의 반격은 끝나지 않았다. 9회초 1사 2루에서 대타 전병우가 노경은을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때려 키움이 6-5로 승부를 뒤집었다.

여기서 키움은 마무리 김재웅을 올렸다. 김재웅은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두며 이번 가을 최고의 마무리로 우뚝 섰다.

이날 그가 상대한 첫 타자 추신수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후속 타자인 대타 김강민에게 솔로포를 헌납하며 6-6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최정과 후안 라가레스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의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박성한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끝내기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다.

경기는 10회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분위기가 SSG로 넘어가는 듯했지만, 10회초 키움 전병우가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 다시 흐름은 키움 쪽으로 향했다.

이제 경기의 마침표는 다시 김재웅에게 넘어갔다. 10회말 첫 타자 오태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런데 다음 김성현의 우전 안타를 허용해 쉽게 끝내지 못했다. 이어진 대타 하재훈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긴 했지만, 추신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 3루 위기에 내몰렸다.

이 상황에서 김재웅이 마주한 타자는 바로 직전 타석에서 자신을 상대로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던 김강민이었다. 그럼에도 김재웅은 주눅들지 않았다. 한층 과감하게 정면승부했다. 직구를 초구로 꽂아넣었다. 이후 2구째에선 커브를 던져 내야 땅볼을 유도해냈고 김재웅은 직접 달려가 포구한 뒤 1루로 공을 뿌려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고 경기를 끝냈다. 2이닝 역투를 마친 김재웅은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을 향해 힘껏 포효했다.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 세이브는 좌절됐지만, 이날 김재웅은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멀티이닝에 47구 소화. 정규 시즌 때의 마무리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보통 마무리라면 1이닝에 30구 전후로 제한을 둔다. 불가피하게 4아웃, 개수가 많았다면 하루 휴식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김재웅은 1이닝이 아닌 2이닝을 소화했고, 50개에 가까운 공을 뿌렸음에도 2차전에 대기할 예정이다.

경기 후 홍원기 감독은 "지금은 단기전이고 김재웅은 마무리투수다. 매일 내일이 없는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내일도 김재웅을 준비시킬 생각이다"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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