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11' 먹여살린 이영지, 싸움을 멈춰라[★FOCUS]

김노을 기자 / 입력 : 2022.11.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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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영지가 14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엠넷 '굿걸 GOOD GIRL :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엠넷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인터넷 세상아, 싸움을 멈춰라."

래퍼 이영지가 래퍼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항해를 시작했다. 자신을 둘러싼 잡음도 유쾌하게 받아치는 그의 진가가 '쇼미더머니11'을 통해 빛나고 있다.


이영지는 엠넷 '고등래퍼' 시즌3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천부적인 재능과 실력이 증명돼 심사위원은 물론 대중까지 사로잡으며 힙합계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했다.

'제2의'라는 수식어 없이 온전히 자신의 색깔을 드러낸 이영지에 대한 기대감도 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잘하는 랩을 가장 멋지게 뱉는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었을 때도 앞날이 창창한 힙합 루키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고등래퍼' 이후 행보는 음악보다 예능에 치중됐다. 나영석 PD와 손잡은 '지구오락실'이나 웹예능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등에서 시원시원한 입담을 과시하며 방송인으로서 인기를 누리며 승승장구했다. 반면 방송 출연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는 올라갔지만 래퍼, 음악인으로서 정체성은 옅어진 게 사실이다.


정체성이 옅어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지한 것일까. 이영지는 엠넷 '쇼미더머니11'(이하 '쇼미11')을 통해 자신을 직접 시험대에 올렸다. 자신이 얼마나 랩 혹은 음악을 사랑하는지 스스로 검증하고 그동안 채우지 못했던 갈증을 풀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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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이영지 /사진=엠넷 '쇼미더머니11'
이영지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상 그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부담감을 토로하면서도 체육관 예선에서 자신의 장점인 발성, 중저음톤을 십분 발휘해 합격 목걸이를 목걸에 걸었다. 이어진 2차 심사에서도 이견 없는 랩 실력으로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따냈다.

'쇼미11' 제작진도 목마른 이영지를 적극 활용했다. 참가자 중 단연 '이름값'이 있는 그의 모습을 예고편마다 넣고, 이영지가 나오지 않는 회차에서도 마치 그가 나올 것처럼 편집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가뜩이나 이영지에 대한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은 가운데 제작진의 이 같은 얄팍한 노림수는 곧장 비판의 목소리로 돌아왔다.

이영지도 자신의 행보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시선을 언급하며 "이번 '쇼미11' 참가가 노이즈 마케팅 수단이나 가벼운 도전이라는 의문이 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거다. 나는 내가 가진 진심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럼에도 잡음은 계속됐다. 강일권 평론가는 "이영지가 '고등래퍼3'에 나와 우승하며 주목받은 것이 2019년이니 그로부터 벌써 3년이 지났다"며 "그동안 발표한 거라고는 싱글 몇 장과 본인이 참여한 예능 혹은 경연대회 음악 뿐"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또 "음악과 아티스트로의 정체성에 대한 굶주림을 토로하며 '쇼미'에 나와 동료 아티스트들과 제작진의 찬사를 등에 업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며 다른 래퍼들에 비해 큰 관심을 받는 이영지에 대한 불편한 기색도 내비쳤다.

하지만 이영지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은 따지고 보면 제작진이지 이영지 자신이 아니다. 이영지를 내세울 때 시청자가 반응하고, 제작진은 이를 이용할 뿐이다. 나아가 만약 이영지의 실력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그 스포트라이트마저 불가능할 일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이영지는 '쇼미11' 출연 이후 자신을 둘러싼 잡음을 인지한 듯 최근 SNS를 통해 "인터넷 세상아, 싸움을 멈춰라"라고 일침을 날렸다. 지지부진한 시청률 속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쇼미11'을 먹여살리고 있는 이영지에게 부담감을 얹은 이는 과연 누구일지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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