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쓴소리 "박용택·정근우 더 할 수 있는데... 韓 너무 쉽게 은퇴시켜"

잠실=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11.2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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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몬스터즈 김성근 감독이 20일 잠실구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야신' 김성근(80) 최강 몬스터즈 감독이 한국 야구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 감독은 20일 최강 몬스터즈 유니폼을 입고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승엽(46)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와 이벤트 경기를 펼쳤다.


김 감독은 올 시즌까지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고문으로 지내다 최근 귀국했고,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 야구'의 사령탑을 맡았다. 최강 몬스터즈의 초대 감독으로 지내던 이승엽 감독이 두산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성근 감독은 한국 야구 사령탑 중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경기(2651경기)에 나서 다승 2위(1388승)에 오른 베테랑 지도자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는 소프트뱅크에서 고문으로 일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그가 맡은 자리는 예능프로그램의 감독직이다. 이례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감독 제안을 거절했다. 팀을 맡은 뒤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막상 합류해서 보니 예상과 180도 다르더라. 은퇴한 선수들이지만, 야구를 진심으로 대하는 모습에 '같이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슬퍼하고, 기뻐하고, 진지할 수 있나 싶었다. 동료애가 있고, 한 사람 한 사람 아끼면서 한다. 일본에서도 그런 동료애를 못 봤다. 이(은퇴한) 선수들이 한국 야구계에 전하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제의 연을 맺었던 박용택(43), 정근우(40) 등은 어느새 나이 40대가 됐다. 박용택은 2002년 김 감독이 LG 트윈스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신인이었다. 정근우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에서 만났고, 올해 최강야구에서 재회했다.

박용택은 "프로야구 시작을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했다. 벌써 21년 전이다. 그땐 모든게 감사했던 분이다. 최강 야구 하면서 특타를 할 때 티볼을 올리시면서 '뭘 그렇게 힘들어 하냐'면서 나이를 물어보셨다. 내년이면 45살이라고 하니 시간 빠르다고 하시더라. 그만큼 20년이 야구만 하다 보니 금방 지나갔던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정근우는 "다시 뵙게 돼서 정말 좋았다. 내가 감독님이랑 야구할 때만큼은 정말 좋은 성적을 냈다. 감독님이 오셔서 성적도 성적이지만, 프로그램도 잘될 것 같다. 프로 구단이 아니라 여기서 만난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웃음) 지금까지 오랜 시간 현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야구를 하셨다면, 여기서는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제자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도 안타까운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이 선수들이 프로에 남아 있으면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야구 선수로서의 머리'를 가지고 있다. 선수들이 부족한데, 세대교체를 한다면서 너무 쉽게 선수를 은퇴시킨다.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관람하기 위해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당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한국 야구가 처해있는 현실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비록 프로 감독은 아니지만 야구를 향한 열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최강 야구를 통해 한국 야구가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이런 선수들이 야구를 통해 드러내는 플레이, 생각, 동료애 등은 그 자체로 한국 야구계에 전하는 메시지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야구와 프로야구가 분리된 느낌인데, 이런 분위기에 변화가 생겨야한다. 은퇴한 선수들이 어떤 생각으로 플레이하는지, '야구선수로서 마땅히 해야 할 생각과 행동' 등을 보고 들으면, 야구계 전체 지도자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러한 김 감독의 메시지는 선수들의 마음을 울리게 했다. 박용택은 "감독님께서 '다들 돈 받고 야구하지 않느냐. 돈 받고 야구하면 그게 프로 선수'라고 하셨다. 뭔가 가슴을, 머리는 때리는 한 마디였다"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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