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트레이드→FA '금의환향' 이태양 "제 목표 한화 우승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11.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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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 FA 계약을 체결한 이태양./사진=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의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통합 우승'에 기여한 이태양(32)이 친정팀 한화에 복귀했다.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을 당시 눈물을 흘렸던 그가 웃으며 돌아왔다. 말 그대로 금의환향이다.


한화는 23일 "투수 이태양과 계약기간 4년 총액 25억원(계약금 8억원, 연봉 17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태양은 보상선수가 붙지 않는 C등급 FA 중 최대어로 꼽혔다. 당연히 원소속팀 SSG를 포함해 여러 팀들의 경쟁이 붙었다. 그러나 샐러리캡의 문제로 SSG가 먼저 경쟁에서 나왔고, 이태양은 이적 대신 친정팀 복귀를 택했다.

이태양에 따르면 전날(22일) 한화 구단에서 오퍼를 제시했고, 빠르게 협상이 진전됐다. 금액적으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도 있었지만 이태양은 한화를 선택했다.


계약 후 이태양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 구단 사무실로 계약을 하러 가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트레이드로 떠난 선수가 FA로 다시 오는 경우가 많지 않지 않나. 더 좋은 대우를 해준 구단도 있었지만 한화에 대한 애정이 컸다"고 친정팀 복귀를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가족이 대전에 있다. 2016년 대전에서 결혼한 이태양은 트레이드 당시 홀로 인천으로 갔다. 와이프가 홀로 대전에서 딸을 키웠다. 이태양은 경기가 없는 날 혹은 대전 원정 경기 날에 대전 집을 가야했다.

그는 "금전적으로 조금 덜 받더라도 대전에서 가족들 옆에서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그동안 아내가 홀로 딸을 키우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이제 아내 혼자 육아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좋아하더라. 나도 좋다"고 웃어보였다.

한화행을 택한 배경 중 또 하나는 채은성(32)이다. 채은성과 이태양은 순천효천고 출신으로 친한 선후배 사이다. 나이는 1990년생으로 같지만 채은성이 빠른 1990년생이라 한 학년이 높다.

이태양은 "(채)은성이 형이 한화와 계약한 것도 컸다. 은성이 형이 한화와 계약하고 바로 전화가 왔었다. '나랑 같이 하고 싶다'고 하더라. 나 역시 한화와 어느 정도 협의한 후 어제 은성이 형한테 전화했다. '형이랑 같이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더니 무척이나 좋아했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은성이 형은 팀 주장이었다. 정말 친한 형이다. 내년부터 한화에서 같이 뛸 수 있게 돼 좋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좋은 대우를 받으며 한화로 돌아온 것은 기쁘지만 SSG를 떠난 부분엔 아쉬움이 남는다. 이태양은 올해 SSG에서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8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하며 SSG가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데 적잖은 공헌을 한 선수였다.

이태양은 "SSG 류선규 단장님을 비롯해 운영 팀장님 그리고 김원형 감독님까지 제게 미안해하시면서도 정말 큰 축하를 해주셨다. 특히 감독님께서는 잘 돼서 간거니깐 정말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SSG에서의 생활은 정말 잊지 못할 것이다. 선수로서 통합 우승 경험을 해봤다.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사실 보직을 왔다갔다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참 운이 좋은 선수 같다. SSG 구단과 팬들께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인생은 이태양처럼'이라는 말이 생겼다. 이태양이 가는 곳에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한화에선 류현진(35·토론토), 박찬호(47) 등 굵직굵직한 선배들과 함께 야구 생활을 했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을 따 병역혜택도 받았다. 그리고 트레이드로 간 SSG에서는 추신수(40), 김강민(40), 최정(35) 등 베테랑 선수와 함께 우승을 경험했다. 특히 추신수에게는 등번호를 양보하고 고급 시계까지 선물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이태양은 "이 운이 한화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웃은 뒤 "SSG에서 배운 경험과 노하우를 한화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싶다. SSG에 있는 동안 팀원들의 신구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달았다. 베테랑의 역할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추)신수 형, (김)강민이 형 등이 솔선수범하는데 후배들이 어찌 따라하지 않겠나.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한화에서 내가 이제 베테랑 축에 속하는데, 나 역시 형들에게 배운 것처럼 솔선수범하겠다"고 굳은 다짐을 전했다.

이태양에게 남은 목표는 단 하나다. 그는 "이제 남은 목표는 딱 하나 남았다. 한화 우승이다. 이것만 실현된다면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루고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SSG에서 받은 우승 기운을 이어가고 싶다. 힘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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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 당시 한화 시절의 이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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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시절의 이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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