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6일(현지시간) 오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수술한 왼쪽 눈 주위를 보호할 마스크를 쓰고 예비명단 오현규와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앞서 벤투 감독은 26명의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당시 오현규를 추가로 발탁했다. 26명+1명 개념이었다. 당시 손흥민이 수술대에 올라 대회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자 공격수를 우선 추가로 뽑았다. 그야말로 최악의 경우, 즉 손흥민이 월드컵에 나설 수 없으면 오현규에게 대신 기회를 줄 계획이었다.
이에 오현규는 벤투호 본진이 카타르로 입성할 때부터 같이 동행해 훈련에 임했다. 다만 월드컵 출전 여부는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단체사진을 찍을 당시 오현규만 등번호가 없던 이유, 단체 사진이 오현규가 있는 버전과 없는 버전으로 나누어 촬영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오현규(오른쪽)가 16일(현지시간) 오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단체사진 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다만 벤투 감독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최종 엔트리 변경 없이 그대로 월드컵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은 대회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 24시간 전까지 부상을 이유로 명단을 교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한이었다. 벤투 감독과 코치진이 황희찬의 우루과이전 출전은 어렵더라도 가나전과 포르투갈전 출전은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결국 오현규의 극적인 월드컵 최종 엔트리 승선 가능성은 사라졌다. 당초 벤투 감독이 구상했던 최초 26명의 엔트리에 변화가 없다는 의미인 만큼 대표팀 입장에서는 호재일 수 있다. 대신 오현규는 중도 귀국하지 않고 대회 기간이 끝날 때까지 대표팀과 동행하기로 했다. 월드컵 대표팀과 훈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또 월드컵 분위기를 직접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경험이다.
손흥민 역시도 "만약 최종 엔트리에 오르지 못하면 (오)현규 입장에서도 실망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그래도 특별한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선수인 만큼 같은 포지션에 있는 선배들을 보면서 배우면서 훈련하고, 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잘하겠지만 가장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 현명한 친구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첫 월드컵 꿈은 비록 무산됐지만, 그래도 남은 동행이 오현규에게 의미있는 이유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오현규(가운데)가 19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