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현장리뷰] '9%의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 12년 만에 원정 16강 확정!(종합)

알라이얀(카타르)=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2.03 02:04 / 조회 : 11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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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전반전 한국 김영권이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알라이얀(카타르)=김명석 기자] 그야말로 알라이얀의 기적이 일어났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포르투갈을 꺾고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12년 만에 찾아온 원정 16강이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같은 시각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제압하면서 한국은 우루과이에 다득점에서 앞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과 우루과이는 승점이 4점, 득실차는 0으로 동률이지만 다득점에서 앞섰다.

사상 처음으로 감독 교체 없이 4년을 준비해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한 벤투호는 월드컵 직전 손흥민의 수술과 김민재·황희찬의 부상 등 연이은 악재를 극복하며 드라마 같은 기적을 썼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건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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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한국 벤투 감독이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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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한국 코스타 수석코치가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 조규성을 중심으로 손흥민과 이재성이 좌우 측면에 포진하고, 이강인과 정우영 황인범이 역삼각형 형태의 중원을 꾸리는 4-3-3 전형을 가동했다. 김진수와 김영권 권경원 김문환이 수비라인에 섰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고, 부상으로 빠진 김민재 자리는 권경원이 메웠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는 4-1-4-1 전형을 가동했다. 주앙 마리우와 비치냐, 마테우스 누네스, 히카르두 오르타가 미드필드진을 꾸렸고, 후벵 네베스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주앙 칸셀루와 안토니우 실바, 페페, 디오구 달로트는 수비라인을, 디오구 코스타가 골문을 각각 지켰다. 16강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은 11명 중 6명을 이번 대회 처음 선발로 나서는 선수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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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전반전 포르투갈 선취골 실점 후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이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으려 했지만, 전반 5분 만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왼쪽 수비 후방으로 날카로운 롱패스가 이어졌고, 김진수가 달로트의 돌파를 허용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달로트의 크로스를 쇄도하던 오르타가 마무리했다. 반드시 이겨야하는 한국 입장에선 그야말로 치명적인 실점이었다.

이후에도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하던 한국은 전반 16분 어렵사리 골망을 흔들었지만 취소됐다. 코너킥 이후 손흥민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한 공을 골키퍼가 쳐낸 뒤 김진수가 밀어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반 27분 균형을 맞췄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코너킥이 문전에서 호날두 등에 맞고 문전으로 흘렀고, 이를 김영권이 넘어지면서 왼발로 차 골망을 흔들었다. 김영권은 지난 4년 전 독일전에 이어 또 한 번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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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한국 김영권이 코너킥 공을 받아 골로 잇고 있다. /사진=뉴시스
균형을 맞춘 한국은 포르투갈과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상대의 빠른 공격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김승규 골키퍼의 연이은 선방이 팀을 구했다. 아크 정면에서 찬 손흥민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등 아쉬운 장면들도 나왔다.

후반전 역시 경기는 치열한 양상으로 흘렀다. 반드시 골이 필요한 한국은 손흥민과 조규성을 중심으로 상대 빈틈을 찾았고, 포르투갈 역시도 최전방에 선 호날두가 추가골을 호시탐탐 노렸다. 다만 두 팀 모두 공격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치열한 1-1 상황이 이어졌다. 후반 15분 한국의 역습도 손흥민의 드리블 돌파가 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20분 양 팀 벤치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은 이재성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했다. 황희찬은 이번 대회 첫 출전이었다. 포르투갈도 호날두 등을 빼고 지난 시즌 세리에A MVP 하파엘 레앙 등 3명을 투입했다. 한국의 공격이 이어졌다. 후반 21분엔 역습 상황에서 황인범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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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전에 후반 교체로 출전해 이번 대회 처음 경기에 나선 황희찬. /사진=뉴시스
황희찬은 교체 투입되자마자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진영을 흔들었다. 다만 마지막 결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아크 정면에서 찬 이강인의 날카로운 프리킥은 골대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포르투갈도 물러서지 않고 역습을 통해 한국의 골문을 거듭 노렸다. 후반 33분엔 변수가 생겼다. 김민재의 부재 속 수비의 중심을 지키던 김영권이 쓰러졌다. 결국 조유민이 급하게 투입됐고, 황의조와 손준호도 마지막 교체 카드로 투입됐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1골이 필요했던 한국은 그야말로 경기 막판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상대 코너킥을 차단한 뒤 손흥민이 폭발적인 드리블로 돌파했고, 절묘한 침투 패스로 황희찬에게 전달했다. 황희찬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16강 진출을 위한 전제조건을 충족한 선수들은 저마다 환호하거나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라운드에 둥글게 스크럼을 짜고 우루과이와 가나전 결과를 지켜봤다. 우루과이의 가나전 2-0 승리, 그리고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선수들도 뜨겁게 환호했다. 16강 드라마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최종전을 앞두고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전망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단 9%, 이 확률을 뚫어낸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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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후반전 한국 황희찬이 손흥민의 속공을 패스받아 골로 연결시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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