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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가 2015년 11월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일본과 4강전 9회초 무사 만루에서 역전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사진=뉴스1 |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3일 "사무라이 저팬(일본 대표팀 별명)은 실수로부터 배워야 한다. 전문적인 불펜 투수가 있어야 한다"며 야구 분석가 노구치 토시히로와 인터뷰를 전했다.
노구치는 선수 시절 한신, 야쿠르트 등 4개 팀에서 21년 동안 포수로 활약했다. 그는 WBC 최종 명단을 예측하면서 "선발 투수도 중요하지만, 투구 수 제한이 있는 WBC에서는 불펜을 전문으로 하는 투수가 더 중요하다. 이닝 중간 투구 제한에 막히면 그때부터 시작하는 투수는 (주자가 많은 상황에 대한) 경험이 적어 구원하기 어렵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 나서는 경험이 많은 투수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불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 정확히는 마무리 투수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은 불펜 투수를 필요로 했다. 풀카운트는 "과거 일본 대표팀은 쓰라린 경험을 했다. 2015 WBSC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은 불펜에 전문 마무리 투수만 데려갔다. 그 결과 한국과 준결승전에서 마쓰이 유키와 마스이 히로토시가 연달아 안타를 맞고 역전패를 당했다"고 구체적인 근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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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유니폼 입은 선수 중 왼쪽에서 두 번째)를 비롯한 일본 대표팀이 지난 2015년 11월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 4강전 패배 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뉴스1 |
그 경기는 오타니 쇼헤이의 괴력투, 오재원의 배트 플립 등으로 한국과 일본 두 국가에 길이 남은 명승부였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선발로 나온 오타니에게 7이닝 무실점으로 꽁꽁 묶였다. 뒤이어 올라온 노리모토 다카히로도 8회를 단 8구로 삼자범퇴하면서 0-3으로 9회 들어서기 전까지 한국에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회초 선두타자 오재원이 유격수 옆을 스치는 안타를 때려내면서 기적이 시작됐다. 손아섭의 중전 안타, 정근우의 좌익선상 1타점 2루타로 1-3이 됐고 이용규는 몸에 맞는 볼로 나가 무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이때 등판한 것이 당시 이대호를 15타수 무안타로 묶으며 천적으로 잘 알려진 마쓰이였다. 마쓰이는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바탕으로 한 차세대 마무리였으나, 만 20세에 불과했다. 김현수가 침착하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2-3을 만들었고, 고쿠보 히로키 당시 일본 감독은 마스이를 올리는 선택을 한다.
하지만 마스이는 이대호에게 좌측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4-3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9회에만 4점을 내는 기적적인 승리로 한국은 프리미어12 초대 우승팀이 됐다. 마쓰이와 마스이 모두 일본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들이었으나, 무사만루에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을 자주 겪지 못한 것이 컸다.
노구치는 이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면서 궂은 일을 맡아줄 선수로 시미즈 노보루(야쿠르트), 유아사 아츠키, 이와자키 스구루(이상 한신), 우다가와 유키(오릭스)을 추천했다. 오오타 타이세이(요미우리), 쿠리바야시 료지(히로시마), 마쓰이(라쿠텐)는 전문 마무리 투수로 따로 언급하면서 구분을 확실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