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에게 누가 트래쉬 토크를 했을까, 양의지가 떠올린 '위엄' [현장]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1.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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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오른쪽)가 11일 입단식에서 이승엽 두산 감독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타자의 위엄이었다. 양의지(35)가 이제는 소속 팀의 사령탑이 된 이승엽(47)의 현역 시절을 떠올렸다.

양의지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입단식에 참석해 친정 팀으로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2022 시즌이 끝난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획득한 양의지는 지난해 11월 22일 두산 베어스와 4+2년 총액 152억원에 계약했다.

양의지는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의 2차 8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KBO 리그 16시즌 통산 158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7, 228홈런, 944타점, OPS 0.892를 마크했다. 2018 시즌을 마친 뒤 첫 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했고, 이번에 4년 만에 다시 친정팀 두산으로 복귀했다.

이승엽 신임 감독과 함께 2023 시즌을 맞이하는 두산은 왕조 부활을 꿈꾸고 있다. 그 중심에 양의지가 있다.


이 감독은 취임식 당시 "저는 포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좋은 포수가 있다면 야수진들, 투수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 팀에서 필요한 포지션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포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결국 두산은 양의지를 품에 안았다.

양의지 역시 이 감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양의지는 "이승엽 감독님이 계셔서 두산이 더 힘을 얻지 않았나 생각한다. 2023 시즌은 걱정보다 기대가 크다. 빨리 야구장서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감독에 대한 예전 기억도 떠올렸다. 양의지는 "군에서 제대한 뒤 미야자키 캠프에 갔다. 당시 (선수였던) 이승엽 감독님이 야간 운동을 하러 오셨다. 대선수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타자인데, 훈련이 부족해 야간 운동을 하러 오신 걸 보고 큰 배움을 얻었다.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멀리서 지켜봤지만 늘 겸손하고 후배들을 잘 챙길줄 아는 분이셨다. 그래서 저뿐안 아니라 많은 선수들한테 존경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야구에서 때로는 포수들이 타자들을 흔들기 위해 이른바 '트래쉬 토크(심리적으로 상대를 흔들기 위해 교묘하게 내뱉는 말들)'를 하기도 한다. 현역 시절 양의지도 이승엽에게 트래쉬 토크를 했을까. 양의지는 "제가 원래 포수로 앉아있을 때 상대 팀 타자들에게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국민타자에게는 많이 못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KBO 리그 최고 포수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면 누가 할 수 있었을까. 이 감독의 위엄이 새삼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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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5차전. 9회초 1사 1,3루 상황서 이지영(당시 삼성)의 기습 번트 때 3루 주자 이승엽이 홈으로 쇄도했으나, 두산 양의지 포수에게 걸려 태그 아웃을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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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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