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빛바랜 일본 킬러? 콤플렉스 극복한 KK는 또 다르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3.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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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대한민국 대표 에이스 김광현(35·SSG 랜더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일본전에 등판한다.

김광현은 10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2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다.


그동안 김광현은 대표적인 일본 킬러로 불렸다. 20세의 나이에 선발투수로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조별리그 5⅓이닝 1실점, 4강전 8이닝 2실점을 기록해 한국의 9전 전승 금메달 신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이때의 활약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발돋움했으나, 이후 부진으로 일본 킬러의 명성은 빛이 바랬다는 시선도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2019년 WBC에서 한국을 콜드게임 패로 몰고 간 1⅓이닝 8실점 경기였고,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도 2⅔이닝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2015년과 2023년의 김광현은 또 다르다. 2015년까지 구위를 앞세운 투수였다면 이번에 일본이 상대할 김광현은 완급 조절이 특기인 능구렁이다. 변화의 계기는 2020~202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통해 경험한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다.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KBO리그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에 스스로 변화를 선택했다. 변화구 완성도와 제구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다.

김광현은 지난해 말 SSG 팬페스티벌에서 "미국에 가니 반대 손으로 던져도 나보다 빠른 공을 던진 선수가 많았다. 그래서 변화구와 제구에 집중했고 슬라이더 구속을 조절하다 보니 커브와 체인지업도 (만족할 만큼) 던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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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시절 김광현./AFPBBNews=뉴스1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그 결과 메이저리그 2시즌 동안 35경기 10승 7패 평균자책점 2.97로 인상적인 커리어를 남겼다. 김광현의 성과 이름 영문 첫 글자를 따 만들어진 KK는 KBO리그 복귀 당시 메이저리그가 아쉬워한 이름이 됐다. 지난헤 SSG에 복귀해서도 28경기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위력적이었다.

김광현은 "사실 '너는 직구-슬라이더만 던지는 투피치 투수'라는 말이 내겐 콤플렉스였다. 2022시즌은 그 콤플렉스를 극복했다는 것이 큰 수확이었고 2023시즌에는 힘이 있다면 힘으로 붙고, 힘이 떨어지면 변화구로 승부할 것이다. 상황에 맞게 피칭할 수 있는 선수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본전은 변화를 꾀한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이어 국제무대에서도 통할지 확인할 좋은 무대다. 메이저리거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 등이 버티고 있는 일본 타선은 그가 상대했던 메이저리그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패하면 사실상 1라운드 탈락이 유력한 상황에서 김광현과 한국에 뒤는 없다. WBC의 1라운드 65구의 투구 수 제한 규정도 오히려 김광현에게 전력투구를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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