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약 투수력 참사' 한일전 4-13 충격의 대패, 3회 연속 1R 탈락 위기 [도쿄 현장리뷰]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3.10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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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이 숙명의 한일전에서 충격의 대패를 당했다. 2연패를 당한 한국은 사실상 2라운드 진출이 매우 어려워졌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일본 대표팀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2차전에서 4-13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전날(9일) 호주와 1차전에서 7-8, 한 점 차로 패한 한국은 2연패를 당하며 2라운드 진출이 힘들어졌다. 한국은 하루 휴식 후 비교적 약체로 꼽히는 체코(12일)와 중국(13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일단 2경기를 모두 이긴 뒤 같은 조에 속한 다른 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다만 호주와 2승 2패로 동률이 될 경우, 승자승 우선 원칙에 따라 호주가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이로써 사실상 3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반면 전날 중국과 1차전에서 8-1 완승을 거뒀던 일본은 한국전에서도 승리하며 2연승에 성공했다. 이번 WBC 대회에서 미국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는 일본은 1위로 8강에 진출한 뒤 4강전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로 가겠다는 각오다. 일정도 일본 쪽에 유리하게 편성됐다. 일본은 11일 체코, 12일에는 호주를 차례로 상대한다. 2라운드에서는 일정상 무조건 16일에 2라운드(8강) 경기를 치른다. 이에 3일이라는 충분한 휴식 시간을 벌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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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일전을 앞둔 한국 대표팀 선수들. /사진=뉴스1





10일 경기 전 공식기자회견 코멘트





◆ 이강철 한국 감독 : 선수단에 자책하지 말자고 문자를 보냈다. 한일전에서는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한다. 경기는 해봐야 안다. 다르빗슈 상대로 모두 자신감을 가진 채 타석에 들어설 것이다. 최대 경계 대상은 오타니다. 김광현이 이닝을 최대한 길게 끌어줬으면 한다. 강백호는 감이 좋아 선발 투입했다. 고우석은 등판이 어렵다.

◆ 쿠리야마 히데키 일본 감독 : 한일전은 정신력 싸움이다. 지난해 한국에 가서 주력 선수들을 봤다. 훌륭한 선수들이 많았다. 한국 야구는 점점 발전하고 있다. 다르빗슈는 세계 정상급 투수다. 그저 믿을 뿐이다. 저희도 총력전이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모든 투수들 다 투입하겠다. 승률은 50:5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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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시구를 하고 있다.




선발 라인업





◆ 한국 : 한국은 토미 현수 에드먼(2루수)-김하성(유격수)-이정후(중견수)-박병호(1루수)-김현수(좌익수)-박건우(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양의지(포수)-최정(3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호주와 1차전과 비교해 나성범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고, 강백호가 들어갔다. 한국 선발 투수는 김광현.

◆ 일본 : 라스 눗바(중견수)-곤도 겐스케(우익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라카미 무나테카(3루수)-요시다 마사타카(좌익수)-오카모토 가즈마(1루수)-마키 슈고(2루수)-겐다 소스케(유격수)-나카무라 유헤이(포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일본은 중국과 1차전과 비교해 포수만 카이 타쿠야에서 나카무라 유헤이로 바꿨다. 일본 선발 투수는 다르빗슈.





1~3회 : 오타니를 삼진 처리한 김광현, 또 터진 양의지의 선제 투런포... 그러나 곧바로 4실점 역전 허용 '김광현 강판'





양 팀 투수들은 1회와 2회 모두 완벽하게 책임졌다. 김광현은 1회 선두타자 라스 눗바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후속 곤도 겐스케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는 오타니 쇼헤이. 한국이 대표팀 간 경기서 타자로 처음 오타니를 상대하는 순간이었다. 승자는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회심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뿌리며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오타니를 상대하는 순간, 이날 김광현의 최고 구속인 148㎞가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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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발 김광현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2회 역시 김광현의 쾌투가 이어졌다. 무라카미를 루킹 삼진 처리한 뒤 요시다에게 2루수 송구 실책으로 인한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오카모토와 마키를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김광현의 호투가 이어지는 동안 다르빗슈 역시 2회까지 잘 던졌다. 1회와 2회 모두 한국 타선을 삼자 범퇴 처리한 것이다.

3회 양 팀이 점수를 주고 받았다. 먼저 기세를 올린 건 한국이었다. 3회초 선두타자 강백호가 다르빗슈를 상대해 좌중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전날 2루타 이후 세리머니를 펼치다가 2루에서 발이 떨어지며 태그 아웃을 당했던 강백호. 두 번 실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발로 2루를 꽉 밟은 채 보란 듯이 또 세리머니를 했다. 이어 다음 타자로 나선 양의지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포를 작렬시켰다.(비거리 11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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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가 선제 투런포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2사 후 김하성이 3루 땅볼을 쳤으나 일본 3루수 무라카미가 송구 실책을 범했다. 공이 뒤로 빠지는 틈을 타 김하성은 2루까지 파고 들었다. 이어 이정후의 우전 적시타 때 김하성이 홈에서 폭풍 슬라이딩을 성공시키며 3-0까지 달아났다. 다르빗슈는 결국 3회를 마친 뒤 4회부터 마운드를 이마나가 요타에게 넘겼다. 다르빗슈의 이날 성적은 3이닝 동안 14타자를 상대하면서 3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사구 3실점(2자책). 총 투구 수는 48개였다.

3-0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곧바로 이어진 3회말 일본이 대거 4점을 뽑은 것. 김광현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겐다와 나카무라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눗바에게 중전 적시타, 곤도에게 중월 적시타를 각각 얻어맞았다. 3-0에서 3-2로 쫓긴 한국. 결국 여기까지였다. 59구를 기록했던 김광현은 마운드를 원태인에게 넘겼다.

다음 타자는 오타니. 한국 벤치는 자동 고의 4구를 선택했다. 일본 팬들의 야유가 도쿄돔을 휘감았다. 원태인은 무라카미를 2루 뜬공 처리했으나 요시다에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경기가 3-4로 뒤집어졌다. 김광현이 이날 성적은 2이닝(59구) 3피안타 5탈삼진 2볼넷 4실점(4자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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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왼쪽)와 김하성.




4~6회 : '곤도의 홈런과 오타니의 2루타' 무너지는 한국 불펜, 6회 박건우의 추격포





일본 두 번째 투수 이마나가는 4회 박건우-강백호-양의지로 이어지는 타순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이에 원태인 역시 4회말 삼자 범퇴로 맞섰다. 5회초 한국은 추격의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최정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2사 후 이정후의 좌익선상 2루타로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박병호가 우익수 뜬공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5회말부터 일본으로 승부가 기울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곤도가 원태인을 상대해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3-5) 원태인의 투구는 여기까지. 이어 마운드에 오른 곽빈이 오타니에게 우익선상을 타고 빠져나가는 2루타를 허용했다. 무라카미를 2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오타니가 3루까지 갔고, 후속 요시다가 우익수 희생 타점을 올렸다. 점수는 6-3까지 벌어졌다. 계속해서 오카모토에게 안타를 내주자 한국은 네 번째 투수 정철원을 투입했고, 마키를 3루 땅볼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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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는 일본 타자들. /사진=뉴스1


한국은 6회초 추격에 나섰다.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서 박건우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그러나 강백호와 양의지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그리고 이어진 6회말. 한국의 불펜이 완전히 무너졌다. 선두타자 나카노가 정철원을 상대해 3루타로 출루한 뛰 나카무라 타석 때 김윤식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김윤식이 나카무라에게 볼넷, 눗바에게 사구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몰렸고, 곤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여기서 투수는 김원중으로 교체. 그러나 오타니에게 우전 적시타, 무라카미에게 좌익수 희생타, 요시다에게 우전 적시타를 각각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투수는 또 정우영으로 교체됐고, 오카모토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내줬으나 마키를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그러나 이미 점수는 11-4, 7점 차까지 벌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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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이 볼넷 허용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7~9회 : 계속해서 무기력한 한국의 공격, 계속해서 무너지는 불펜진... 콜드패 간신히 모면





7회 한국이 삼자 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일본은 7회말 또 점수를 뽑았다. 구창모를 상대로 나카노와 눗바의 연속 안타, 곤도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오타니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면서 3루주자 나카노가 홈을 밟았다.(4-12) 무라카미를 삼진 처리했으나 요시다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점수는 4-13이 됐다. 7회 이후 10점 이상의 점수 차가 날 경우 콜드 게임이 선언된다. 콜드패 위기를 맞이한 한국. 그러나 10번째 투수 박세웅이 오카모토를 우익수 아웃으로 잡아내며 일단 콜드패 위기를 넘겼다.

한국 타자들은 계속해서 무기력했다. 8회에도 이정후와 박해민이 외야 뜬공, 김현수는 삼진을 당했다. 그나마 박세웅이 7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⅓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결국 9회초 공격에서도 삼자 범퇴로 점수를 뽑지 못하며 경기는 한국의 대패로 막을 내렸다.

이날 한국은 김광현에 이어 원태인이 2이닝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볼넷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이어 곽빈이 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볼넷 1실점, 정철원이 ⅓이닝 1피안타 1실점, 김윤식이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3피안타 2볼넷 1사구 3실점, 김원중이 ⅓이닝 2피안타 1실점, 정우영이 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구창모가 ⅓이닝 2피안타 2실점, 이의리가 3볼넷 무실점, 박세웅이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은 양의지와 이정후가 멀티히트로 활약하는 등 6안타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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