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사건에 김현수 작심발언 "세상이 달라졌다, 하지 말라는 건..."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4.1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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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가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4회말 2사 만루 때 우중간 3타점 적시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김우종 스타뉴스 기자]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아야 한다."

LG 트윈스의 정신적 지주 김현수(35)가 이천웅(35)의 인터넷 도박 사태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작심하며 일침을 가했다.


LG 트윈스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지난 14일은 어수선한 하루였다. 오전부터 이천웅이 인터넷 불법 도박을 한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고, 여론의 포화를 맞아야만 했다.

팀 동료들 역시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김현수도 그중 한 명이었다.

김현수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LG는 김현수를 비롯해 타자들이 장단 14안타를 치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13-4 대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LG는 8승 4패를 마크하며 2경기를 덜 치른 SSG 랜더스(8승 2패, 승률 0.800)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

김현수는 경기 후 "선발 김윤식이 잘 던졌다. 또 우리 선수들이 작전대로 잘 움직였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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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단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 후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LG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타율이 3할(0.307)을 넘는다. 이날도 김현수와 오스틴, 김민성, 문보경, 서건창, 박해민까지 총 6명이 멀티히트로 펄펄 날았다.

김현수는 "타격감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긴 한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아직 완벽하다거나 최고의 느낌은 아니다. 실투를 많이 놓치는 경향이 있어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되돌아봤다.

김현수는 팀이 4-1로 앞선 4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우중간을 완벽하게 가르는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김현수는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공이 워낙 좋고 빠르다.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다. 알칸타라가 조금 높게 던지려고 했던 공이 낮게 들어온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김현수는 지명 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른 선수들한테 조금 미안하다. (비록 수비는 하지 않더라도 타격 컨디션 유지를 위해) 더그아웃에서 스윙을 많이 한다. 가급적 많이 앉아 있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승장'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팀의 리더인 김현수가 이길 수 있는 결정적인 한 방을 쳐줘 승리할 수 있었다"고 칭찬한 뒤 "전체적으로 집중력을 보여준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오늘 첫 라이벌전이었는데,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인사했다.

팀은 승리했지만, 내부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세상에 공개된 날이기도 했다. LG 구단은 이날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검찰에 수사 의뢰한 인터넷 도박 사건에 이천웅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과 관련해 여러 차례 면담과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3월 말 1차 면담에서 사실을 부인한 이천웅을 KBO 수사 의뢰 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잔류군으로 이동시켰다. 이천웅이 잔류군으로 이동한 후에도 자체 조사 및 면담을 추가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지난 12일 이천웅이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 구단은 사실 파악 직후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즉시 통보했고, 향후 검찰 조사와 KBO의 후속 조치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는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사령탑인 염 감독 역시 경기에 앞서 팬들에게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현수는 이천웅이 인터넷 도박 혐의를 시인한 것에 대해 작심한 듯 "세상이 달라졌다. 세상이 달라진 게 문제가 아니라, 하면 안 되는 행동이다. 자기 자신을 잘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미래, 선수 생활 등에 대해 잘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며 직설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현수는 "잠깐의 재미를 보자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안 했으면…. 아니, 안 했으면이 아니라 안 해야 하는 건 안 했으면 좋겠다"며 재차 강한 어조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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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왼쪽)와 이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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