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도 노히트하는 'QS 압도적 1위' 선발진, 득점 지원 '최저 1위'에도 고마움을 이야기한다

인천=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6.0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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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헌(왼쪽)이 3일 인천 SSG전에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아무리 야구가 선발 투수 싸움이라지만, 점수가 나지 않으니 이길 수가 없다. 올해 최다 잔루 1위팀 키움 히어로즈가 또 한 번 잔루를 쌓으며 SSG 랜더스 상대 '8전 전패'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이어갔다.

키움은 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SSG 랜더스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3연패에 빠진 키움은 21승 32패로 리그 8위에 머물렀다.


8회까지 리드하다 9회말 2점을 내주며 2-3으로 패한 전날(2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전날 키움은 선발 최원태가 5⅓이닝 퍼펙트 포함 6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 스타트피칭을 보여줬다. 하지만 7회 최정에게 동점 1점 홈런을 허용했고 9회 김성현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면서 역전패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정찬헌은 6이닝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의 노히트 피칭으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한 차례 포일과 2루수 포구 실책만 아니었다면 퍼펙트로 불릴 수 있었던 무결점 피칭.

하지만 선발이 노히트를 하고 있음에도 키움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상대 선발 오원석이 정찬헌 못지않은 피칭(6이닝 1실점)을 하고 있었기 때문. 적은 점수 차로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진다면 리드하고 있는 팀도 압박을 받기 마련이다. 더욱이 키움은 전날 역전패의 기억과 올 시즌 절대 열세의 상대 전적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전날 패인에 대해 "초반에 우리의 추가 득점이 너무 늦었다. 조금만 일찍 점수를 냈으면 우리가 승기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했을 텐데 초반에 추가 득점이 늦는 바람에 계속 이기고는 있었지만, 쫓기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일까지 키움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잔루(428개)를 기록하면서도 득점(203·리그 5위)은 적은 팀이었다. 득점권 찬스에서 이정후, 야시엘 푸이그 등 중심 타자들이 높은 확률로 불러들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해결사가 보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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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왼쪽) 에디슨 러셀이 2일 인천 SSG전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다.


그 탓에 선발진의 득점 지원은 3.82로 리그 최하위. 하지만 이조차도 믿어서는 안 됐다. 이날도 키움은 3회 2사 3루, 4회 무사만루, 7회 2사 3루, 9회 2사 만루 등 4번의 찬스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선발진의 득점 지원은 3.77로 더 낮아졌고, 결국 8회 전의산에게 동점 솔로포, 연장 10회 김민식의 끝내기 안타를 맞아 전날의 악몽을 되풀이했다.

올 시즌 키움 선발 투수들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퀄리티 스타트(33회)를 하고 있다. 공동 2위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2회와도 현격한 차이. 그야말로 압도적인 1위다. 적은 득점지원 탓에 선발승 확률은 39.6%(리그 8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키움 선발 투수들은 타자들에게 실망보단 고마움을 느꼈고 원 팀(One-Team)을 이야기했다. 지난달 27일 고척 롯데전에서 7이닝 2실점을 했음에도 패전 투수가 된 아리엘 후라도는 "(적은 득점 지원 탓에) 야수들이 내게 미안하다고 한다. 하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다. 오히려 실책이 없어 고맙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2일 인천 SSG전에서 5⅓이닝 퍼펙트 포함 6⅔이닝 1실점에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최원태 역시 "승리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야수들이 수비를 정말 잘해줘서 고마운 마음이 더 크다. 지금처럼 팀이 힘들 때는 내 개인 성적보단 우리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많이 이겨야 팬분들도 응원할 때 힘이 나고, 더 많은 팬분들이 찾아오신다. 지금으로선 최대한 팀이 이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는 마음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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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후라도(왼쪽에서 두 번째)가 20일 광주 KIA전에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이정후(왼쪽)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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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최원태(오른쪽)이 2일 인천 SSG전에서 수비 후 들어오는 이정후를 다독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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