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통령' 허재 최대의 위기, '데이원 제명 사태' 책임 피할 수 없게 됐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6.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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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왼쪽) 데이원 스포츠 총괄 대표.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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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데이원 스포츠 총괄 대표. /사진=KBL 제공
'농구대통령'의 농구인생에 최대 위기가 닥쳤다. 허재(58) 고양 데이원 스포츠 총괄 대표가 구단 제명 사태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6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이사회와 총회를 열고 "고양 데이원 스포츠를 회원사에서 제명했다"고 발표했다.


KBL은 "데이원이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데이원이 선수 연봉 체불 등을 해소하기는커녕 거짓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리그의 신뢰와 안정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제명 사유를 밝혔다.

데이원은 정식 출범 이전부터 '허재 구단'으로 관심을 모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팀 감독을 사퇴한 후 방송인으로 활약하던 허 대표는 지난해 고양 오리온 농구단 인수를 추진하던 데이원자산운용 측과 감독 인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리고 그해 5월 데이원 농구단의 스포츠 부문 대표로 부임했다.

허 대표는 용산고-중앙대 후배이자 과거 원주 TG(현 DB)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승기(51) 전 안양 KGC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영입했고, 전성현(32)과 이종현(29·현 KGC) 등을 데려오면서 선수단 구성을 진행했다. 허 대표는 농구계 복귀 후에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데이원 구단을 알리기 위해 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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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데이원 스포츠 총괄 대표가 지난해 7월 열린 데이원 창단 기자회견에 참석해 계획을 밝히고 있다.
그동안 허 대표는 구단에 대한 주위의 우려를 꾸준히 불식시켰다. 지난해 7월 창단 기자회견에서는 "액수를 오픈하긴 곤란한 점도 있다"면서도 "타 구단보다는 운영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걱정 안 하셔도 좋을 거다"고 말했다. 이어 캐롯 점퍼스 출범식 이후 취재진 앞에서 "캐롯(데이원)이 장기적으로 가지 못할 거라는 걱정과 우려가 있지만, 쭉 지켜봐주시면 나중에는 좋은 구단이고 정말 튼튼한 구단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허 대표의 공언과는 달리 데이원은 삐걱거림이 이어졌다. 가입 과정에서 한 차례 신청이 반려됐고, 가입금 연체와 선수단 임금 미지급으로 인해 리그 합류와 플레이오프 출전이 무산될 위기가 이어졌다.

재정 문제는 박노하 공동대표가 주도적으로 해결할 문제였다. 실제로 박 대표는 이날 발표한 성명문에서 "(허 대표에게) 자금난으로 약속한 연봉도 거의 지급하지 못했고, (허 대표가) 본인 급여 줄 돈 있으면 선수 관련 비용에 쓰라고 하면서 한 시즌 무급 봉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농구단의 부정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구단주라는 직책 때문에 재무담당 대표인 제가 받아야 할 비난을 허재 대표가 대신 받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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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데이원 스포츠 총괄 대표. /사진=KBL 제공
하지만 시즌이 진행되도록 팀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두 공동대표는 이렇다 할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새로운 운영 주체 물색과 부산광역시로의 연고지 이전 등 여러 계획은 아직 제대로 이뤄진 바가 없었다. 결국 지난 5월 말 최후통첩을 날린 KBL은 끝내 '구단 제명'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KBL은 이번 사태에 대해 데이원 운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KBL은 "리그를 훼손하고 팬들을 실망시킨 데이원스포츠 경영총괄 박노하, 구단주이자 스포츠총괄 허재 공동대표에게 이번 사태에 상응한 행정적, 법률적 책임을 적극 물을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농구대통령'이라는 칭호를 받으며 농구계의 레전드로 대우받았던 허 대표에게는 치욕적인 순간이다. 용산고-중앙대를 거쳐 실업 기아자동차-프로 부산 기아(현 울산 현대모비스)-원주 나래(현 DB) 등을 거친 허 대표는 농구계 최고 스타로 군림했다. 지도자로서도 전주 KCC 감독 시절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2008~2009, 2010~2011시즌)을 이끄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8 아시안 게임에서 두 아들 허웅(30·전주 KCC)과 허훈(28·수원 KT, 상무 복무 중) 발탁 논란으로 물러나며 위기를 맞이했다. 이후 방송인으로 활약하다 농구계 복귀에 성공했지만, 이번 일로 명성에 흠집이 생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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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가운데) 데이원 스포츠 총괄 대표와 정경호 단장.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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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데이원 스포츠 총괄 대표.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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