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깜짝 선택', ML 1할 타자 왜 데려온 거야? 숨겨진 놀라운 반전, 5강 싸움 이끌 '활력소' 기대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7.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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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타자 니코 구드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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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휴스턴 시절의 니코 구드럼. /AFPBBNews=뉴스1
6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사활을 건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타자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새 외국인 타자는 과연 어떤 선수일까.

롯데는 11일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니코 구드럼(31)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구드럼은 롯데와 연봉 40만 달러(한화 5억 1700만 원)에 계약했다. 오는 15일 한국에 입국해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다면 21일 이후 1군 엔트리에 등록될 예정이다.


기존 롯데의 외국인 타자 잭 렉스(30)는 지난해 팀에 합류, 56경기에서 타율 0.330과 8홈런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에도 초반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무릎 부상으로 재활을 거치게 됐다. 래리 서튼(53) 롯데 감독은 "외국인 타자로서 한 팀에 차지하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6~10주(재활기간)는 짧지만은 않다"며 교체 사유를 밝혔다.

서튼 감독은 "구단에서 1년 가까이 지켜봤던 선수"라며 구드럼을 소개했다. 후반기 롯데 타선을 이끌어야 할 구드럼은 어떤 선수이며, 롯데는 왜 그를 선택했을까.






구드럼은 누구인가, 유격수 GG 최종후보-안경 끼고 '출루머신'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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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시절의 니코 구드럼. /AFPBBNews=뉴스1
키 192cm-체중 99kg의 신체조건에 우투양타인 구드럼은 지난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미네소타의 지명을 받았다. 2017년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그는 디트로이트와 휴스턴을 거치며 빅리그 통산 402경기에 출전, 타율 0.226 42홈런 152타점 46도루 OPS 0.688의 성적을 거뒀다. 타격 커리어 하이인 2018년에는 16개의 홈런과 12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유틸리티 능력이다. 구드럼은 빅리그 통산 6시즌 동안 투수와 포수를 제외하면 전 수비 포지션에서 모두 10경기 이상 선발 출전했다. 가장 많이 나온 건 유격수로, 총 147경기(137선발) 1200⅔이닝을 소화했다. 디트로이트 소속이던 2020년에는 아메리칸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수비를 보였다.

최근 뛰었던 보스턴의 트리플A팀에서는 1루수(30경기)와 2루수(22경기), 3루수(12경기)로 골고루 출전했다. 내·외야 유틸리티로 소개됐지만 내야 멀티 플레이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 서튼 감독 역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외야보단 내야에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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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구드럼의 타격 모습. /AFPBBNews=뉴스1
타격은 평범한 편이다. 빅리그에서 두 차례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중장거리 타자지만, 콘택트 이슈가 있었다. 가장 최근 메이저리그를 밟았던 지난해에는 45타석에서 타율 0.116, 출루율 0.156으로 다소 부진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올해 선구안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구드럼은 트리플A에서 타율은 0.280으로 그럭저럭 내고 있지만, 출루율은 무려 0.448이나 된다. 286타석에서 안타(61개)보다 볼넷(66개)이 더 많을 정도다. 미국 매체 매스라이브에 따르면 구드럼은 몇 년 전 라식 수술을 받았지만 공이 흐릿하게 보였는데, 최근 안경을 착용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안경을 쓴 이후 놀라운 반전을 이뤄내며 커리어 최고 수준으로 볼넷을 얻어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는 KBO 리그에서의 성공을 조심스레 점칠 수 있다. 최근 KBO 리그에서는 호세 피렐라(삼성)나 기예르모 에레디아(SSG)처럼 전통적인 '거포'가 아니라 '눈야구'가 되는 외국인 타자들이 성공하는 추세다.





롯데의 구드럼 활용 방안 "고승민 빠진 1루수로 우선 기용, 유격수 백업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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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구드럼의 수비 모습. /AFPBBNews=뉴스1
퇴출이 확정된 렉스는 외야수이지만 구드럼은 주로 내야수로 기용되던 선수다. 롯데 역시 구드럼을 주로 내야 유틸리티로 사용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주루 도중 손가락을 다쳐 한 달 동안 재활 과정을 거쳐야 하는 1루수 고승민(23)의 빈자리를 가장 먼저 채우게 된다.

서튼 감독은 "구드럼은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다방면에서 맡아줄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하며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승민이 빠져있어서 1루수를 볼 수 있고, 시즌을 치르면서 노진혁(34)이 좌투수 상대로 휴식 필요하다는 등의 상황이면 유격수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너 내야나 코너 외야도 다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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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구드럼의 외야 수비 모습. /AFPBBNews=뉴스1
우선 중요한 건 선수의 현재 상태다. 서튼 감독은 "우선 (한국에) 도착하면 선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훈련하면서 지켜볼 예정이다"고 밝혔다.

롯데는 구드럼이 타석에서도 충분한 생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튼 감독은 "30~40개씩 홈런을 치는 선수는 아니지만 충분히 홈런을 칠 수 있다. 최소 평균 정도로 타율이 나올 것이고, 콘택트도 뛰어난 선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좋고, 삼진보다 볼넷 출루하는 게 많다"고 말했다.





'5강 혈투' 롯데의 초강수, 후반기 순위싸움에 큰 변수가 생겼다





롯데가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강수를 두면서 후반기 순위 싸움도 흥미롭게 흘러가게 됐다. 11일 경기 종료 기준 3위 두산 베어스와 9위 한화 이글스가 6경기 차를 유지할 정도로 올해 KBO 리그 중위권 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들은 순위 싸움이 가시화되자 선수단 개편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두산은 딜런 파일을 퇴출하고 지난해 뛰었던 좌완 브랜든 와델을 재영입한 후 최근 8연승을 질주 중이다. KIA 타이거즈는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고, 포수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한화와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 역시 외국인 선수를 재빠르게 바꿨다.

여기에 롯데까지 합세하면서 후반기 5강 싸움을 위한 판은 완벽하게 깔리게 됐다. 과연 구드럼은 롯데가 2017년 이후 6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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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구드럼이 롯데와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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