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전인미답 대기록' 눈앞, "포기가 빠른 젊은 세대에 큰 메시지" 울림 줬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9.30 19:04 / 조회 : 3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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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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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람.
KBO 리그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고무팔' 정우람(38·한화 이글스). 선수 시절에는 타 팀 선수로, 지도자로는 한솥밥을 먹고 있는 사령탑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우람은 KBO 리그 역사상 최초의 투수 10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30일 현재 그는 통산 999경기에 등판, 64승 47패 197세이브 145홀드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2004년 SK 와이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그해 2경기에 나온 후 2005년 59경기에 등판하며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바탕으로 정우람은 KBO 리그에서 활약한 18시즌 중 14시즌에서 50경기 이상 등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08년에는 한 시즌 최다 등판 타이기록(85경기)을 세웠고, 2006년에도 82경기에 올라오며 기록을 추가했다. 2008년부터 2021년까지는 12시즌 연속 50경기 등판 기록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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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람.
정우람은 500경기, 600경기, 700경기, 800경기, 900경기 출장 기록 모두 최연소 달성하는 등 통산 기록에서도 독보적으로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히 현재 정우람의 기록을 따라잡을 현역선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정우람 다음으로 많은 경기에 나온 진해수(LG, 789경기)는 역대 5번째 800경기 등판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정우람과 1살 차이인데다 올해 6월 이후 1군 기록이 없다.

진해수 다음으로는 우규민(삼성, 755경기)과 송은범(LG, 680경기), 오승환(삼성, 662경기)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이미 30대 후반~40대 초반의 나이인데다 정우람과 격차도 200경기 이상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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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람.
최원호(50) 한화 감독은 최근 눈앞으로 다가온 정우람의 대기록에 대해 "요즘 시대에는 말도 안되는 기록이다. 대단하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2010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최 감독은 상대팀 소속으로 정우람의 전성기 시절을 지켜본 인물이다. 2021년 최 감독이 한화로 온 이후 둘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최 감독은 "예전에 많이 던져놨기 때문에 기록이 되는 거다"면서도 "저 정도 경기에 올라오고도 (정)우람이는 긴 이탈이 없었지 않았냐"고 말했다. 실제로 정우람은 본격적으로 1군 커리어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인해 23경기 출전에 그칠 때까지 장기 이탈을 요하는 수술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이를 언급한 최 감독은 "그렇게 꾸준하게 경기에 출장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대단하고, 타 선수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포기를 빨리 하는 젊은 세대들한테 큰 메시지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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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람. /사진=한화 이글스
사실 젊은 시절만 해도 정우람은 볼넷이 많은 편이었다. 2006년에는 9이닝당 볼넷이 5.2개, 이듬해에는 6.9개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010년(3.8개)을 기점으로 정우람은 볼넷 허용이 줄어들었다. 2012년에는 9이닝당 1.7개의 볼넷을 내주는 데 그쳤다. "젊을 때도 제구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돌아본 최 감독은 "경기를 치르면서 요령을 터특해나가는 거다. 젊을 땐 힘으로 피칭을 했다면 지금은 경력이 쌓이며 요령을 습득하다 보니 되는 거다"고 이야기했다.

최 감독은 정우람의 기록이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투수 1000경기는 정말 쉽지 않다. 500경기 시상은 많이 하곤 했지만, 1000경기는 정말 안 나올 기록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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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람.
강철 같았던 정우람도 세월의 흐름은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47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8홀드 평균자책점 5.40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29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5회 말 등판했으나 1아웃을 잡은 후 전준우와 정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말았다.

이에 최 감독은 "저렇게 많은 경기를 나가다 보니까 나이를 먹고 아무래도 몸도 정상적이지 않다 보니 여러 가지로 힘든 경기들을 하고 있다"면서 "누구나 받아들여야 되는 숙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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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허용한 정우람(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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