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의 자충수..전홍준 대표 연락만 받았더라면[★FOCUS]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3.10.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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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온 만큼 해명하고 싶은 건 많겠지만, 그에 앞서서 해명해야 할것들도 꽤나 많아 보인다. 그런데 현재 해명하고 있는 모습만 봐서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들만 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새나 아란 키나 시오) 4인은 지난 8월 새로 개설한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표한 자필 편지 이후 2개월여 만에 장문의 글들을 순차적으로 게재하며 소속사 어트랙트와 전홍준 대표를 향한 폭로성 주장을 꺼내들었다.


다소 갑작스럽게 느껴졌다. 새 소통 창구를 만든 거야 워낙 갈등이 심했던 와중에 말을 최대한 아끼고 새롭게 출발하고 싶은 심정에서 그랬을 수는 있다. 자신들을 응원해주는,(국내보다는 많을) 해외 팬들에 대한 보답 차원인 것 역시 어쨌든 이해는 간다. 여기에 어트랙트와의 갈등이 격화된 시점에서 자신들을 향해 쏟아지는 비판과 비난을 바라보며 심각해진 이 사태를 어떻게 헤쳐나갈 지에 대한 답답함까지도 인지가 되는 부분이다.

백번 양보해서 어찌됐든 어트랙트가 그렇게 밉고 싫고, 법적으로도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싶어서 모든 소통의 창구를 닫고 장고의 시간을 거쳤다면 이후 이렇게 다시 해명의 입장문을 내놓는데 있어서 좀더 철저하고 명확한 근거와 논거가 필요하다. 자신들이 정확히 어떤 피해를 당했고 어떤 부당한 처사를 받았는지는 물론이고 법적으로도 일단 1차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마당에 이를 뒤집을 만한 무언가를 꺼내야 어트랙트와 전홍준 대표의 잘못에 대해 다시금 논쟁적으로 따져볼 여지라도 생길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멤버들은 그 무언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법정에서 변호인들이 내놓았던 주장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에 불과해 보였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공개한 입장문을 보면 전홍준 대표가 투자회사의 선급금 해소 용도로 피프티 피프티 멤버 정산을 모의했다는 주장과 멤버들을 향한 사전 고지 없이 매니지먼트 H사 USA와의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긍정적인 대답을 종용한 것, 그리고 멤버들의 건강 관련 이슈였다.

피프티 피프티를 향해 '통수돌'이라는 수식어가 따르게 된 이유의 가장 큰 근거로 꼽혔던 부분이 바로 신뢰 문제에서 비롯됐었다. 정작 전홍준 대표로부터 받은 지원에 대한 감사함은 뒤로 한채 자신들이 직접적으로 받은 피해만 주장하고, 마치 전홍준 대표가 자신들을 템퍼링 가해자로 몰고 간 장본인이라고 호소하기 전에 이 사태가 어떻게 커지게 됐고, 전홍준 대표와의 신뢰 관계가 틀어진 부분에 대해서도 정확히 당시 상황을 파악한 게 맞는지에 대한 부분을 간과하면 안될 것 같아 보인다.

전홍준 대표는 스타뉴스와 통화를 통해 여러 차례 멤버들이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 당사자로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를 지목해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멤버들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정작 본인들은 할 가치가 없어서 안하는 것일 지는 몰라도 당사자가 아닌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는 이 사태가 커지게 된 주된 원인인 이 템퍼링과 관련해 구체적인 해명을 피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고 있다.

그저 비난 댓글은 마주하기 싫어서 댓글창은 닫아놓고 자기들 할말은 해야겠는 이상한 심보는 아닌지 역시도 묻고 싶다. 무조건적인 비난이야 마주할 의무는 없지만 멤버들의 해명이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비판적인 댓글들과 반응은 악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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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프티 피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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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프티 피프티


이외에도 전홍준 대표의 잘못으로 돌리기 힘들어 보이는 데뷔 이전의 건강 상태에 대한 감정적 호소라든지, 사전 공지가 없었다는 이유로 여러 사업적인 계약을 무리하게 강행했다고만 피력하는 모습이라든지 등등의 피해 주장이 그 자체로 틀린 말이 아닐 순 있어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무조건적인 피해자라고 할수 있는 건지 역시 의문이 들수 밖에 없다. 전홍준 대표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감을 (오히려 피해를 본 부분이 존재함에도) 무겁게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솔직히 멤버들도 2명은 미성년자이고 부모들도 이 바닥을 잘 모를텐데요.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다 알수 있겠어요. 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저 역시 서로 화해하고 풀면서 다시 시작하고 싶을 따름이에요."

전홍준 대표는 지난 7월만 하더라도 피프티 피프티가 K팝 역사상 최고의 히트를 단기간에 이뤄냈다는 사실에 대한 약간의 자부심은 물론이고 멤버들을 향한 고마움과 미안함도 함께 교차한 듯 자신의 심경을 이어갔었다. 하지만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결과가 기각으로 결론이 나오고, 이후 안성일 대표 등을 향한 추가 형사 고발을 이어가는 와중에 다시 새 걸그룹 론칭을 위해 100억원 투자 유치까지 받고 다시 미국으로 향한 전홍준 대표의 지금 심정도 저 언급을 했을 당시의 심정과 같은지는 모르겠다.

여러 차례 연락을 기다렸던 전홍준 대표를 향해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억울하고 화가 나더라도 연락을 한번이라도 조심스럽게 했더라면 최소한 그 골든타임은 조금이라도 지켜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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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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