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나!' 수지 얼굴에 홀리고, 감정에 치인다 [김나연의 사선]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3.10.28 08:13
  • 글자크기조절

편집자주영화·OTT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image
수지 / 사진=넷플릭스
image
양세종 / 사진=넷플릭스
수지 얼굴에 홀리고, 인물 감정선에 치인다. 서로 다른 우주에 살던 두 남녀가 우연히 한 정류장에 만나 나누는 설렘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 분)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팝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이두나(수지 분)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아이돌 그룹 드림스윗의 멤버이자 그룹과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던 이두나는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하던 중 돌연 은퇴하고 대학가의 한 셰어하우스에 숨어지낸다. 만날 사람도, 계획도 없이 모든 걸 놓아버리고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던 두나는 대학생 원준(양세종 분)을 만나게 되고, 차츰 일상을 보내는 시간이 즐거워지기 시작한다.

두나는 어느새 원준에게 진심으로 끌리기 시작하지만, 소속사는 소송으로 그룹 복귀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원준 또한 군대와 취업이라는 현실에 부딪힌다. 서로 다른 우주에 사는 듯한 두 사람의 마음은 온전히 와닿을 수 있을까.

'이두나!'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세상으로부터 숨어버린 전직 인기 아이돌 두나와 현실에 치여 로맨스는 꿈도 못 꾸는 대학생 원준이 셰어하우스에서 만나 느끼게 되는 설렘과 끌림, 치유를 그린다. 이렇듯 설정만 보자면, 새롭기는커녕 뻔하게 느껴진다.


image
이두나! / 사진=넷플릭스
그러나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과 뻔함을 넘어서는 것은 높은 싱크로율의 배우들, 또 그들이 만들어낸 섬세하고 디테일한 감정선의 힘 때문이다. 별다른 사건도 없는 단순한 서사의 빈틈을 인물들의 감정이 채워 넣는 셈이다. 무대 위 빛나던 아이돌의 어두운 그늘은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더 깊게 와닿는다. 그룹 미쓰에이 출신 배우 수지, 그룹 드림스윗의 이두나는 실재와 허구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몰입도를 높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두나 역할에는) '수지밖에 없지 않나'라고 생각했다"라는 이정효 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이두나!'를 처음 볼 땐 수지의 영상 화보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의 미모에만 시선이 쏠릴지 모른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다. 수지는 마치 외나무다리를 건너듯 어둡고 위태로운 모습부터, 오해로 시작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 알아가는 설렘까지 극단의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작품 속에서 수지가 아닌 이두나 그 자체로 존재한다.

원준 역의 양세종 또한 서투르면서도, 올곧은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그리며 수지와 놀라운 연기합을 보여준다. 감정의 크기가 작든, 크든 세 명의 여자와 엮이면서도 그의 사랑의 작대기가 향하는 방향에 고개가 갸웃거리지 않을 정도니,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인물의 감정 속에서 그의 디테일한 표현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단점이 전혀 없진 않지만, 애틋하고 찬란한 로맨스를 기다려왔던 시청자들에게는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이정효 감독은 "처음 느껴본 사랑에 대한 추억 같은 이야기다. 서사보다는 감정선이 깊은 드라마라 느끼는 것만큼 재미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김나연 | ny0119@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김나연입니다. 항상 노력하고, 한 발 더 앞서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