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BNK 13연패 탈출, 마음고생 많던 에이스도 '눈물 뚝뚝'... 59일 만에 승리 맛봤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2.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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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선수단이 17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 경기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WKBL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썸이 길었던 연패의 터널에서 무려 59일 만에 벗어났다. 공교롭게도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뒀던 팀을 상대로 이뤄낸 결과였다.

BNK는 17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 홈경기에서 73-59 승리를 거뒀다. BNK는 경남지역 농구 발전을 위해 2019년 마산, 지난해 창원과 울산에서 제2홈경기를 개최한 바 있다.


이로써 BNK는 길었던 13연패의 수렁에서 마침내 탈출할 수 있었다. BNK는 지난해 12월 17일 신한은행과 경기에서 87-76으로 이긴 후, 같은 달 20일 우리은행과 원정경기에서 72-76으로 패배했다. 이후 지난 14일 KB스타즈와 경기에서 60-68로 지면서 연패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제2홈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드디어 연패를 끊었다.

BNK의 시즌 전적은 5승 22패(승률 0.185)가 됐다. 이렇게 되면서 창단 후 최소 승률 기록을 경신하는 불명예로 피할 수 있게 됐다. 2019~20시즌 OK저축은행 선수단을 인수해 창단한 BNK는 2020~21시즌 5승 25패, 승률 0.167을 기록했다. 만약 연패가 시즌 말까지 이어졌다면 이를 깰 수도 있었지만, 그것만은 막을 수 있었다.

BNK에서는 한엄지가 21득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이소희(19득점)와 안혜지, 진안(이상 13득점)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공격에서 힘을 보탰다. 김한별은 7득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고른 활약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김진영이 양 팀 최다인 25점을 올렸고, 김소니아도 15득점을 거뒀지만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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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한엄지. /사진=WKBL
1쿼터 초반 BNK는 연이은 턴오버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한엄지의 골밑슛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적극적인 수비를 통해 신한은행의 공격을 차단했고, 골밑에서 진안과 한엄지, 김한별이 버텨주면서 공격기회를 창출했다. 자유투까지 연이어 성공하며 BNK는 1쿼터를 19-14로 앞서나갔다.

2쿼터에도 BNK는 김한별이 궃은 일을 하며 동료들을 도왔고, 중반에는 본인이 직접 3점포를 쏘아올리며 격차를 두 자릿수로 벌렸다. 이소희마저 여기에 합세했고, 막바지에는 진안이 연달아 득점을 올리면서 BNK는 2쿼터를 43-26, 17점 차 리드로 마감했다.

이어진 3쿼터에서는 양 팀 모두 수비가 잘 이뤄지면서 좀처럼 치고나가는 팀이 나오지 않았다. 한때 20점 차까지 뒤지던 신한은행은 쿼터 중반 이후 김소니아의 활약 속에 다시 격차를 좁혀나갔지만, 다른 선수들이 힘을 보태주지 못했다. BNK는 김한별과 진안의 연속 득점이 나오며 15점 차로 앞서면서 4쿼터에 돌입했다.

4쿼터 들어 BNK는 한엄지가 좋은 슛 감각을 선보이며 폭격에 나섰다. 이소희도 감각적인 플로터를 선보이는 등 장기인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1분 40여 초를 남겨두고 20점 차 이상 벌어지자 BNK는 승리를 확신한 듯 심수현과 최서연, 최민주 등 벤치멤버를 투입해 주전들에게 휴식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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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이소희. /사진=WKBL
기나긴 연패를 탈출한 선수들은 밝은 미소를 짓거나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마음고생이 많았던 이소희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팬들에 대한 질문을 받자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똘똘 뭉쳐서 위기를 이겨냈는데, 올 시즌에는 그런 부분이 부족했기에 긴 연패가 나왔다"며 "정규리그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똘똘 뭉쳐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마무리할 때까지 오늘처럼 좋은 모습 보이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정은 감독 부임 후 BNK는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2021~22시즌에는 극적으로 4위에 오르며 마지막 티켓을 따냈고, 지난해에는 17승 13패(승률 0.567)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최하위에 머물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시즌 전부터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사직체육관 대관 문제로 원정경기가 이어진 점도 뼈아팠다. 구단 사무국 내홍까지 겹치면서 힘든 시즌을 치르고 있다.

연패가 길어지는 와중 부상자도 속출했다. 2년 차 가드 김민아가 지난달 13일 하나원큐전에서 경합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팔꿈치 인대 파열로 인해 시즌아웃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이소희나 김한별, 진안 등도 크고작은 부상을 안고 시즌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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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김민아가 경기 중 부상을 당해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WKBL
박 감독은 지난 9일 삼성생명과 홈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연패 길어지는 건 스케줄 문제도 있었지만 잡아줄 경기 놓친 게 컸다. 악재가 겹쳤다"며 "선수들과 식사도 하면서 분위기 끌어올리려 하는데 시즌 막판이라 그런지 통증들이 많아지고 있다. 정신력으로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BNK는 지난 2020~21시즌 두 차례 9연패를 당한 것이 기존 최다 연패였는데, 올 시즌 이를 경신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WKBL 최고 기록은 깨지 못했다는 점이다. WKBL 기록은 지난 2017~18시즌 KDB생명이 기록한 22연패였다. 공교롭게도 KDB생명은 BNK의 전신 격인 팀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하나원큐가 두 차례 8연패를 당한 게 최고 기록이었다.

이제 시즌 막바지로 접어드는 가운데, BNK는 오는 2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은행과 홈경기에서 티켓값을 받지 않는다. BNK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무료로 진행될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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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선수단. /사진=WKBL




◆ BNK 썸 최근 15경기 결과





- 2023년 12월 17일 신한은행전(홈): 87-76 승리

- 2023년 12월 20일 우리은행전(원정): 72-76 패배

- 2023년 12월 23일 KB스타즈전(원정): 55-68 패배

- 2023년 12월 28일 우리은행전(홈): 56-59 패배

- 2023년 12월 31일 KB스타즈전(홈): 63-74 패배

- 2024년 1월 13일 하나원큐전(홈): 65-78 패배

- 2024년 1월 18일 신한은행전(홈): 62-77 패배

- 2024년 1월 20일 삼성생명전(원정): 78-83 패배

- 2024년 1월 26일 KB스타즈전(홈): 62-84 패배

- 2024년 1월 29일 신한은행전(원정): 64-69 패배

- 2024년 2월 1일 하나원큐전(원정): 69-72 패배

- 2024년 2월 3일 우리은행전(원정): 47-56 패배

- 2024년 2월 9일 삼성생명전(홈): 64-67 패배

- 2024년 2월 14일 KB스타즈전(원정): 60-68 패배

- 2024년 2월 17일 신한은행전(홈): 73-59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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