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먹고 힘"-"비책 있으면 이미 썼다", 순위 만큼 뜨거운 입담경쟁 [V리그 PS 미디어데이 현장]

청담동=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3.1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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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이주아(왼쪽부터), 현대건설 이다현, 정관장 정호영이 18일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OVO
역대 유례 없는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최종 승자를 가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봄 배구 진출팀의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의 입담 경쟁은 순위 경쟁 만큼이나 뜨거웠다.

18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호텔 리베라 청단 3층 베르사이유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팀까지 남자부는 4팀과 여자부는 3팀이 감독과 대표 선수를 대동해 현장을 빛냈다.


가장 주목을 모은 건 고희진(44) 대전 정관장 감독이었다. 정관장은 3라운드까지 고전했지만 4라운드 이후 13승 5패로 상승세를 타며 봄 배구 진출 티켓을 확보했다. 2008~2009시즌 이후 무려 15년 만에 7연승을 달성했고 1위 수원 현대건설과 2위 인천 흥국생명도 잡아내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봄 배구 진출도 무려 7년만이다. 그 비결을 묻자 고희진 감독은 "매일 아침 홍삼을 먹고 있는데 굉장히 힘이 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옆에 있던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까지 "홍삼을 먹어야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소속팀의 주력 제품인 홍삼의 홍보대사로 나선 것. 제자도 거들었다. 정호영은 "홍삼 중에서도 가장 비싼 제품으로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만이 비결은 아니다. 고 감독은 "선수들이 비시즌 때 정말 훈련 많이 했고 미디어데이 때부터 자신감 갖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시즌도 준비할 시간이 조금은 있었고 새로운 운동도 많이 할 수 있었기에 지치지 않고 힘차게 몰아 붙이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호영도 "높은 강도의 훈련을 모두 소화했고 누구하나 불평 불만하는 선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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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진 정관장 감독(왼쪽)과 정호영이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 시즌은 처음으로 최종전에서 남녀부 순위가 결정됐는데 그 배경으로 아시아쿼터 제도의 신설로 인한 전력 평준화를 꼽히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는데 고희진 감독은 "아시아쿼터 제도가 생기면서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게 정관장이다. 한국배구연맹에 감사드린다"고 말해 또 한 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정관장이 뽑은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의 기량을 뽐내며 정관장의 봄 배구 진출을 도왔기 때문이다.

이주아는 아본단자 감독이 통역 없이 직접 말할 때 알아듣는지 묻자 "감독님께서 화 내시면서 많이 이야기하시는데 멘탈 쪽 이야기를 많이 하셔서 분위기도 그렇고 표정과 몸짓, 표현력으로 많이 알아듣는다"고 말했다.

시즌 막판에 체력 문제를 많이 겪는다는 지적에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시간적 여유가 있고 6라운드 치열해 부상 선수도 나왔는데 휴식을 보낼 것"이라면서도 "잘 먹고 잘 쉬는 게 체력 보강에 최고라고 얘기하고 있다. 선수들이 잘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1위팀 선수들에 대해 미심쩍어하는 시선을 보내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시즌 중반 지휘봉을 잡은 진순기 현대캐피탈 감독 대행은 비장의 무기가 있느냐는 질문에 "비책이 있으면 이미 써서 승리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OK금융그룹은) 엄청 좋은 팀이다. 우린 4위고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기에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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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기 현대캐피탈 감독(왼쪽)과 허수봉. /사진=KOVO
선수들에게 공통질문으로 '포스트시즌 때 이것만큼은 잘할 수 있다'는 걸 묻자 대한항공 임동혁은 "제일 편한 게 (김)지한이니까. 김지한 선수보다는 그래도 공격적인 면에선 제가 떨어지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공격쪽으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에 김지한은 "(임)동혁이가 나보다 공격을 잘하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동혁이보다 더 높은 순위(우승)를 보여주겠다"고 응수했다.

OK금융그룹 차지환은 "준PO 상대인 (허)수봉이보다 배구를 잘한다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세리머니로 우리 팀의 투지라도 보여주겠다"고 했고 현대캐피탈 허수봉은 "맨날 99즈끼리 얘기하는데 지한이형과는 21일에 붙어야 한다. 더 잘해서 챔프전에 가겠다"고 말했다.

일타이피의 공격이었다. 4위 현대캐피탈은 오는 21일 준PO부터 시작하는데 3위 OK금융그룹은 당연히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진정한 신경전은 코트로 옮겨 간다. 오는 21일 오후 7시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의 준PO 단판 승부를 시작으로 봄 배구가 막을 연다. 여자부는 22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PO로 현대건설과 챔프전에서 격돌할 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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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 중인 여자부.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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