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피치클락+ABS 효과↑' KBO 시범경기 시간 19분이나 줄었다→정규시즌까지 계속 이어질까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3.1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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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형 KBO 심판위원이 9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범경기에서 4회말 2사 후 키움 히어로즈 투수 최준표를 향해 피치 클락 위반을 경고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 시즌부터 '팬 퍼스트' 실현을 위해 도입한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및 피치 클락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제 정규시즌까지 경기 시간 단축 효과가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KBO는 "모든 일정을 마친 2024 KBO 시범경기 총 46경기는 2023년 시범경기 동기간(47경기) 대비 평균 경기시간이 19분 단축됐다"면서 "볼넷 감소와 도루 성공률 증가 등의 지표를 보였다"고 19일 밝혔다.


먼저 2024 시범경기 총 46경기의 평균 소요 시간은 2시간 39분으로, 2023년 동기간 47경기 기준(전체 경기수 67경기) 2시간 58분에 비해 19분 빨라졌다. 특히 2시간 30분 이하 '초스피드 경기'가 14경기나 됐다. 지난해 동기간 2시간 30분 이하 경기는 2경기에 불과했다.

경기당 평균 볼넷은 7개로 지난해 7.64개와 비교해 8.4% 감소했다. 경기당 평균 도루는 1.74개였으며 도루 성공률은 74.77%였다. 지난해에는 경기당 평균 도루가 1.66개였으며, 68.42%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안타는 16.74개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홈런은 1.30개에서 1.72개로 증가했다. 타율과 장타율은 큰 변화가 없었다. 평균자책점은 2023년 3.92에서 4.35로 증가했다.


올해 시범경기는 자동 투구 판정시스템(ABS)가 도입됐고 피치 클락 시범 운영, 수비 시프트 금지,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이 적용됐다.

KBO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목적은 공정한 스트라이크·볼 판정과 더불어 경기 시간 단축 및 박진감 넘치는 경기 콘텐츠 제공이다. KBO는 "개막과 함께 경기지표 변화를 면밀히 살펴, 새롭게 도입한 제도에 대해 분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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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 시범경기 기록 비교 현황. /표=KBO 제공




앞서 KBO는 "심판원이 ABS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심판 자체 판정 또는 경기 중단 후 ABS 운영, 복구 가능 여부를 판단해 경기 재개 방식을 판단하고 양 구단에 이를 통보(심판원 - ABS 현장 요원 소통)한다"면서 "ABS 판정 이전과 판정 중, 그리고 판정 이후 후속 플레이가 이어지는 경우에는 해당 후속 플레이에 대한 최종 심판 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볼 인플레이 상황으로 진행한다. 이후에 최종 ABS 또는 주심 판정 결과에 따라 심판팀장의 재량으로 후속 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KBO가 발표한 ABS 관련 운영 개요 및 시행세칙에 따르면 스트라이크 존 설정은 '홈 플레이트 중간 면과 끝면 두 곳'에서 상하 높이 기준을 충족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상단은 선수 신장의 56.35%를 적용하며 하단은 선수 신장의 27.64%를 적용한다. 이에 신장 180cm 선수를 예로 들면 상단은 101.43cm, 하단은 49.75cm를 적용하게 되는 것이다. 타격 자세는 따로 고려하지 않는다. 타격 자세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지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스파이크의 높이 역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신장은 맨발 기준으로 측정할 예정이다.

KBO는 지난해 볼·스트라이크 판정 데이터를 공개한 뒤 ABS 도입에 따른 기대 효과를 설명했다. KBO에 따르면 한 경기당 평균 투구 수는 양 팀 합쳐서 약 300개였다. 이 중 타격과 파울 등의 상황을 제외하면 심판이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한 횟수는 166개였다. 이 중 PTS(피치 트래킹시스템)와 심판의 판정이 일치하지 않은 건 약 14.4개였다. PTS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는데, 심판이 볼 판정을 내린 경우는 약 7개였다. 반대로 PTS가 볼 판정을 내렸는데, 심판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한 건 7.4개였다.

이에 따라 2023 KBO 리그 심판의 볼·스트라이크 판정 정확성은 91.3%로, 약 8.7% 불일치 판정이 발생했다. 참고로 메이저리그 심판의 정확성은 92.5%다. 이렇게 정확하지 않은 판정이 나오면서 선수와 심판이 때로는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이런 모습은 사라질 전망이다. KBO는 "2024년 ABS 판정을 적용할 경우, 약 95~96% 정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KBO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ABS 도입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KBO 심판위원회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베어스파크에서 휴가도 반납한 채 동계 훈련에 임했다. 피치 클락과 ABS에 미리 적응하기 위해서였다. 일각에서는 로봇 심판이 도입으로 인해 사람 심판의 밥그릇이 빼앗길 위기에 놓인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심판들은 오히려 로봇 심판의 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동안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인해 누구보다 많은 갈등을 겪으며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범경기를 통해 볼 때 이제 타자와 투수 및 심판진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으로 인한 갈등은 완전히 사라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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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KT위즈파크에 설치된 피치 클락의 모습.
아울러 이미 메이저리그(MLB)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피치 클락은 투수들의 투구 준비 과정 및 타자들의 타격 준비 시간에 어느 정도 제한을 둠으로써 경기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일조한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피치 클락을 도입하면서 경기당 시간이 무려 24분 단축되는 효과를 봤다. 특히 투수는 기존 20초에서 18초로 더욱더 줄이면서 스피드업을 도모했다.

피치클락은 일단 전반기에는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단 퓨처스리그는 전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또 투수 세 타자 상대 규정도 퓨처스리그에만 우선 도입된다. 13일 KBO는 "선수들의 피치클락 적응을 돕기 위해 올 시즌 시범경기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위반에 따른 제재는 적용하지 않고 있으며, 투수판 이탈(견제 등) 제한 규정도 적용하지 않는다"면서 "KBO는 피치클락 시범운영에 따른 각종 관련 통계와 팬들의 선호도, 현장 의견 등을 종합해 정식 도입 시기를 최대한 빨리 결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KBO는 리그에 적합한 피치클락 규정 적용을 위하여 지난해 KBO 리그 투수들의 평균 투구 인터벌 조사 등 세부 지표를 분석하여 KBO 피치클락 규정을 확정한 바 있다. 투구 간 시간 제한은 주자가 누상에 없을 시 18초, 있을 시 23초를(MLB 기준 15초, 20초) 적용한다. 타자와 타자 사이(타석 간)에는 30초 이내에 투구해야 하며 포수는 피치클락의 잔여 시간이 9초가 남은 시점까지 포수석에 위치해야 하고, 타자는 8초가 남았을 때까지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수비 측에는 볼, 공격 측에는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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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피치클락 규정. /표=K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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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피치클락 규정. /표=K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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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ABS 스트라이크 존 기준. /그래픽=K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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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ABS 스트라이크 존 기준. /그래픽=K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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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ABS 스트라이크 존 기준. /그래픽=K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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