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땅볼형 투수라더니... KIA 새 외인, KKKKKKKKK 구위 대폭발! 데뷔전부터 150㎞ 강속구도 쾅쾅

광주=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3.2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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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2024년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미소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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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2024년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이 땅볼형 투수라는 예상을 비웃듯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솎아내는 폭발적인 구위로 KBO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네일은 27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홈경기(8672명 입장)에서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몸에 맞는 공 9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KIA는 네일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피칭과 최형우의 선제 투런포로 시작된 1회 빅이닝에 힘입어 롯데에 8-2로 승리했다. 2015년 이후 3283일 만에 개막 3연승(3월 28일 광주 LG전 3-1 승, 3월 29일 광주 LG전 7-6 승, 3월 31일 우천 취소, 4월 1일 인천 SK전 3-0 승)이다.

네일의 총 투구 수는 85개(스트라이크 39개, 볼 25개)에 불과했지만, 무려 9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주 무기 투심 패스트볼(29구)은 물론이고 스위퍼(21구)가 결정구로서 역할을 했다. 체인지업(17구)과 커터(12구)도 포심 패스트볼(5구), 커브(1구)와 적절히 섞어가며 12번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특히 공 16개로 세 타자 연속 헛스윙 삼진을 끌어낸 1회 투구는 압권이었다. 선두타자 윤동희를 상대로 시속 150㎞이 넘는 직구를 연거푸 던지며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를 만들더니 마지막에는 바깥쪽 높게 떨어지는 스위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고승민의 타석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1스트라이크 2볼에서 높은 쪽 커터로 스트라이크 하나를 빼앗더니 곧장 몸쪽 깊숙이 떨어지는 스위퍼로 두 번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최근 3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가장 타격감이 좋았던 빅터 레이예스도 속수무책이었다. 레이예스 역시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하는 네일의 투구에 꼼짝없이 방망이를 헛돌렸다. 이후에도 사구(3회), 1루수 서건창의 실책(4회), 유강남의 2루타(5회) 등으로 꾸준히 주자는 내보냈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 이닝 12개 이하로 끝내며 긴 이닝을 소화했다.

경기 후 이범호 KIA 감독은 "선발 투수였던 네일이 완벽한 구위로 상대 타자들과의 승부를 잘 해줬다. 투심 패스트볼과 스위퍼의 움직임이 좋았고, 좌타자를 상대로 한 체인지업 또한 위력적이었다. 구위, 제구 모두 좋은 모습이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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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2024년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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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네일이 KIA와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시범경기 동안 생겼던 우려를 완벽하게 씻어낸 경기 내용이었다. 네일은 지난 1월 KIA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35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 이적료 25만 달러 등 총액 95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고 KBO리그에 발을 내디뎠다.

키 193㎝, 몸무게 83㎏의 큰 체격에 투심 패스트볼(싱커), 커브, 체인지업을 주로 던졌던 우완 투수로 제구력과 땅볼 유도에 큰 강점을 보였다. 여기에 스위퍼도 새로이 장착하면서 더 큰 기대를 모았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에 따르면 네일은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50% 이상의 땅볼 유도율을 보였다. 마이너리그 커리어하이 시즌 중 하나인 2021년 트리플 A에서는 51경기 동안 땅볼 유도율 56.3%를 찍으면서 8승 무패 평균자책점 4.04, 62⅓이닝 51탈삼진을 기록했다. KIA 역시 "커브의 구위가 위력적이고 싱커의 움직임이 좋아 땅볼 유도 능력도 높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시범경기 3경기에서는 1승 1패 1홀드, 10⅓이닝 15피안타 3볼넷 9탈삼진 9실점(6자책점), 평균자책점 5.23으로 계속해 맞아 나가는 모습을 보여 불안감을 안겼다. 3⅓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던 지난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상대 타선을 압도하지 못하는 피칭을 보여줬다. 이때 싱커(33개)-커터(22개)-스위퍼(12개)-체인지업(3개)-포심 패스트볼(1개)로 미국에서처럼 볼 배합을 가져갔으나, 효과적이지 못했다.

부진한 투구에도 정재훈(44) KIA 1군 투수코치는 네일을 조금 더 믿어주는 쪽을 선택했다. 경기 전 만난 정재훈 코치는 "네일은 투심 패스트볼이 강점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투수가 맞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범경기까지 일단은 본인의 스타일로 던지게 했다. 우리도 그 스타일에 매력을 느껴서 계약한 것이기 때문에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 조건을 하나 걸었다. 리그가 바뀌었고 타자들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개막하고 시즌을 치르다 보면 수정해야 할 부분이 분명 한 두 가지는 생긴다. 그때는 그걸 오픈 마인드로 잘 받아달라고 했다. KBO리그에 잘 적응하는 외국인 선수들을 보면 그런 걸 잘한다. 사실 네일에게도 피치 디자인이나 한두 가지 폼에 대해서 주문해 놓은 게 있다. 하지만 바꾼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타자들의 공격성이 미국과 결이 좀 다르다. 초반 카운트 싸움에서도 차이가 있고 결국은 (카운트를 잡으려) 공을 들이밀다가 맞는다. 그래서 네일이 시범경기 때 고전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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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2024년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아웃 카운트를 잡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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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맨 오른쪽)이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2024년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된 후 축하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대표적인 것이 포심 패스트볼의 비율을 늘리고 좌타자에게 던질 체인지업의 숙련도를 조금 더 높이는 것이었다. 정 코치는 "일단은 포심 패스트볼의 비율을 조금 높여달라고 했는데 투심 패스트볼로만 성과를 내면 나도 할 말이 없다. 네일의 주 구종은 투심 패스트볼과 스위퍼지만, 스프링캠프 때부터 좌타자를 상대할 체인지업도 연습하긴 했다. 몇 차례 투구를 본 결과 체인지업이 헛스윙률도 높고 괜찮았다"며 "네일과 크로우가 이런 부분이 참 좋다. 변화하는 데 있어서 닫혀 있지 않다. 또 각이 큰 커브라든지 본인들이 필요한 부분을 연습하기도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네일은 앞선 시범경기보다 체인지업과 포심 패스트볼의 비율을 늘려 효과적인 피칭을 발휘했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보였다. 6회 들어 네일은 고승민의 홈런을 비롯해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노진혁이 4번 연속 공을 커트하고 인플레이 타구가 5차례 나오는 등 다소 제구가 흔들리고 투구 수가 많아질수록 공에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2019년 이후 풀타임 선발 경력이 없는 만큼 예상된 결과였다. 네일 역시 이 부분에 있어 보완점을 느꼈다.

경기 후 네일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오늘 경기에서는 공격적인 투구를 하려고 했다. 특히 1회에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줘서 스트라이크 존을 더 공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태군과 캠프서부터 시범경기까지 호흡을 맞춰봐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잘 맞는 부분도 많고 서로 스타일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같이 뛸 텐데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스위퍼는 잘 통했지만, 직구는 구속이나 커맨드 부분에서 조금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다음 등판을 준비하는 동안 직구 구위를 더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6회에 연속 안타도 허용하고 실점까지 했는데 오랜만의 6이닝 등판이기도 해서 조금 힘에 부쳤던 것 같다. 이 부분도 다음 등판에서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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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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