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선수에 강제 입맞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 '합의된 행위' 거짓 주장→'징역 2년 6개월' 구형

박재호 기자 / 입력 : 2024.03.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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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오른쪽)이 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와 포옹하며 미소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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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 공격수 제니퍼 에르모소.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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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오른쪽)이 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를 들어 맨 채 걸어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여자선수에게 강제로 입맞춤했던 루이스 루비알레스(46)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에게 징역형이 구형됐다.

로이터 통신은 28일(한국시간) 스페인 검찰이 루비알레스에게 성추행 혐의 1년, 강요 혐의 18개월 등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고 보도했다.


루비알레스는 지난해 8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이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제니퍼 에르모소에게 강제로 입을 맞춰 논란이 됐다.

당시 루비알레스는 시상식에서 선수들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며 우승을 축하하는데 대표팀 에이스인 에르모소의 차례가 오자 갑자기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강제로 입맞춤했다.

이후 에르모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진행한 라이브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밝혀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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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가운데)이 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우승을 축하해주는 장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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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에르모소가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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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 공격수 제니퍼 에르모소(오른쪽)가 지난 2023년 8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AFPBBNews=뉴스1
현지 매체들은 루비알레스의 행동이 성폭력에 가깝다고 일제히 질타하기도 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국가의 환희와는 별개로 많은 팬이 에르모소가 당한 강제 키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스페인의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도 SNS를 통해 "동의 없는 키스를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는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성폭력의 일환이다"라고 비판했다.

스페인 여자축구 리그와 선수협회가 루비알레스의 사퇴를 요구했다.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 단체와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그의 행동을 비판했다. 스페인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루비알레스가 사퇴할 때까지 대표팀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고 보이콧까지 선언했다.

이후 루비알레스의 행동은 더욱 문제가 됐다. 입맞춤이 에르모소의 동의를 받은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에르모소에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진술해 줄 것으로 협박했던 혐의도 추가됐다.

피해자인 에르모소는 SNS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며 "이 불행한 사건을 해명하는 루비알레스의 말은 명백한 거짓이다. 그가 만든 조작된 문화를 규탄해야 할 의무를 느낀다. 그가 내게 한 임맞춤은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루비알레스를 고소했고 스페인 마드리드 법원은 루비알레스를 조사한 뒤 200m 내 적근 금지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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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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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 /AFPBBNews=뉴스1
결국 루비알레스는 지난해 9월 "실수를 범했다. 당시 감정이 벅차올랐다.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 그 장면으로 여러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 이번 사태로 더 배우고, 한 기관의 수장으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새기겠다"고 사과하며 스페인축구협회장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올해 초 마드리드 법원은 "루비알레스가 에르모소에게 한 입맞춤은 합의에 의한 행위가 이니었고 일방적이고 갑작스러운 행동이었다는 증거가 있다"라면서도 "불순한 의도였는지, 아니면 월드컵 우승으로 인한 행복과 흥분 상태로 인한 행동이었는지 재판에서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스페인 검찰은 루비알레스 외에도 호르헤 빌다 전 스페인 여자 대표팀 감독, 알베르트 루케 스포츠 디렉터, 스페인 협회 마케팅 책임자인 루벤 리베라에게도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빌다 전 감독은 에르모소에게 "루비알레스와 합의에 의한 행동이었다"고 말하도록 강요한 혐의다.

더불어 검찰은 루비알레스를 비롯해 이들 4명이 에르모소와 7년 6개월 동안 접촉 금지와 총 10만 유로(약 1억 45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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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가운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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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이 경기 중 골을 넣고 다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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