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SON "히샬리송 얼마나 힘들지 겪어봐서 잘 알아"... '우울증+극단적 생각' 고백에 손흥민 '미담' 재조명

박재호 기자 / 입력 : 2024.03.2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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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는 히샬리송. /사진=ESPN 유튜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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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샬리송(왼쪽)과 손흥민이 경기 후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공식 SNS
토트넘 공격수 히샬리송(26)이 우울증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이런 히샬리송 아픔을 공각하며 끝없이 격려한 손흥민(32)의 미담이 재조명되고 있다.

스포츠 전문 ESPN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축구대표팀과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히샬리송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이후 우울증과 싸운 사실을 고백했다"며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서 히샬리송은 계속 눈물을 흘려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는 "훈련 전에 그냥 집으로 가고 싶었다. 머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다. 그냥 방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아버지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우울증은 수년간 믿고 지낸 측근의 배신도 영향을 끼쳤다. 매체는 "히샬리송의 전 에이전트인 레나토 벨라스코는 재정 문제를 일으켰다. 히샬리송의 돈을 훔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히샬리송은 "7년 동안 함께 지냈던 사람들과 월드컵이 끝난 후 여러 일을 겪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나와 꿈을 지지했던 아버지에게 '포기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정말 미친 짓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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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샬리송이 인터뷰 도중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ESPN 유튜브 영상 갈무리
브라질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에 도전했지만 8강에서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 패배했다.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히샬리송은 "(월드컵 탈락은) 가족을 잃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무엇보다 한창 힘들고 한계에 다다를 때 월드컵에 나갔다. 우울증은 심했고 포기하고 싶었다. 정신력이 강하다고 믿은 나도 월드컵이 끝난 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고 덧붙였다.


인생 최대 고비에서 히샬리송을 구한 것은 '심리 치료'였다. 그는 "쓸데없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심지어 구글에 죽음 같은 단어를 검색했다. 그러던 중 심리 치료사가 나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 치료가 필요할 때 치료사를 찾으라고 권하고 싶다.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좋든 실 듯 생명을 구해야 한다"며 "전에는 편견이 있었다. 가족 중에서도 심리 치료를 받는 것에 부정적인 이도 있었다. 하지만 심리 치료사 덕분에 난 회복할 수 있었고 인생 최고의 발견이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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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공격수 히샬리송. /사진=토트넘 공식 SNS
히샬리송의 우울증 고백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달 중순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부진했던 시기를 떠올리며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 심리 치료가 나를 구했다. 만약 이런 문제를 계속 겪는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했으면 좋겠다. 경기장 안팎에서 느끼는 큰 압박감은 선수들만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심리학자인 주앙과도 얘기를 많이 했다. 그의 심리치료가 내 생명을 구했다"며 "국가대표팀에도 선수들을 도울 심리학자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은 필드 밖에서도 압박에 시달리며 나도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많은 고통을 떠안았다"고 설명했다.

에이전트의 만행도 이때 알려졌다. 히샬리송은 "지난 5개월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제는 괜찮아졌다.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갔다. 내 돈만 보던 사람들과 가까이 하지 않는다. 이제 토트넘에만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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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공격수 손흥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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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9월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토트넘 대 셰필드의 경기에서 경기 후 손흥민(오른쪽)이 히샬리송을 손으로 가르키며 축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히샬리송의 힘들었던 과거 고백에 주장 손흥민이 그에게 힘을 실어줬던 미담과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다. 히샬리송이 지난해 9월 셰필드와 5라운드에서 1골1도움으로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트렸다. 경기 후 토트넘 선수들을 일렬로 모여 손을 잡고 관중석을 향해 걸어가며 승리를 축하했다. 이때 손흥민은 히샬리송의 등을 떠밀어 관중석 앞으로 보낸 뒤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했다. 그리고 손으로 가리키며 '오늘의 영웅은 히샬리송!'이라는 듯 환하게 웃었다.

손흥민 경기 후 인터뷰는 더욱 화제가 됐다. 손흥민은 "히샬리송이 골맛을 봤다. 제가 골을 넣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며 "사실 히샬리송이 최근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들었고 마음이 더 쓰였다. 진짜 너무 힘들었을 거라는 것을 안다.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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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AFPBBNews=뉴스1
이어 "히샬리송은 능력이 무척 좋은 선수임에도 부상 불운이나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쳐 경기력이 좋지 않아 자책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저도 이런 경험이 있어 얼마나 힘들지 마음 속으로 알고 있다"며 "히샬리송이 오늘 활약으로 인해 더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히샬리송을 향한 손흥민의 애정 어린 미담은 끝이 아니었다. 지난해 말 히샬리송이 3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완벽히 부활하자 영국 TBR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히샬리송은 완전히 달라졌다. 항상 목표에 굶주려 있는 모습이다. 이 활약이 계속 된다면 앞으로 EPL에서 가장 위대한 스트라이커가 될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 부진했지만 에버튼 시절 모습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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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최우수 선수(POTM)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는 히샬리송. /사진=토트넘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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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양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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