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억 받고 5경기-20타석째 무안타, 이런 먹튀가 있나... 그래도 팬들은 "기립박수 쳐주자" 대인배 행보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4.0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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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렌던. /AFPBBNews=뉴스1
거액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 후 유리몸이 되더니 올해는 5경기째 안타조차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앤서니 렌던(34·LA 에인절스). 그래도 팬들은 격려의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

렌던은 4일 기준 2024시즌 5경기에 나왔지만, 20타석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지난 2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서 얻어낸 볼넷 하나가 유일한 출루였다. 타율과 장타율은 0, 출루율과 OPS는 0.050이었다.


개막전(3월 29일)부터 렌던은 5경기에서 꾸준히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1116경기에서 단 35번 톱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팀은 믿음을 줬다. 하지만 해줘야 할 테이블 세팅을 전혀 해주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플레이를 통한 승리 확률 변화를 따지는 WPA(승리 확률 기여)는 -0.28로 역시 저조하다. 나올 때마다 팀의 승리 가능성을 깎아먹는 셈이다.

지난 4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서는 렌던이 벤치를 지켰고, 대신 1번 타자 겸 3루수로 나온 루이스 렌히포가 1회 초 첫 타석부터 2루타를 터트리며 올해 에인절스의 1번 타순 첫 안타를 신고했다. 팀도 10-2로 승리하면서 시즌 전적 4승 2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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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렌던. /AFPBBNews=뉴스1
렌던이 마지막 안타를 친 것은 지난해 7월 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에서 3회 초 블레이크 스넬에게 중전 안타를 뽑아낸 게 마지막이다. 4일 기준 무려 276일 전 이야기다. 이후 한 경기 만에 부상을 호소하며 경기에 나서지 않은 그는 결국 시즌 아웃이 되면서 지난해 후반기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지난해를 포함해 렌던은 에인절스에서 4시즌 동안 출전한 경기보다 결정한 게임이 더 많을 정도로 '먹튀'화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60경기 단축시즌이었던 2020년, 시즌 초반 1할대 타율로 부진했지만 최종 타율 0.286 9홈런 31타점 OPS 0.915로 준수한 기록을 냈다. 하지만 이 시즌이 렌던의 에인절스 커리어 하이다.

2021년에는 고관절 수술로 인해 58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240-OPS 0.712로 추락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47경기와 43경기에만 나오는 등 매년 출전 경기수가 줄어들고 있다. 4년 동안 팀이 치른 546경기에서 렌던이 출전한 건 단 200경기에 그쳤다. 비율로 따지면 36.6%였다. 같은 기간 타율은 0.249, OPS는 0.758이었다.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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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렌던. /AFPBBNews=뉴스1
하지만 받는 돈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2013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렌던은 공수를 겸비한 3루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9년에는 타율 0.319 34홈런 126타점 5도루 OPS 1.010이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생애 첫 올스타 선정과 함께 3루수 실버슬러거, MVP 3위 등의 기록을 남겼다. 이에 렌던은 2020시즌을 앞두고 에인절스와 7년 2억 4500만 달러(약 3311억원) 계약을 맺었다.

돈값을 하지 못하는데 구설만 늘어가고 있다. 렌던은 지난 시즌 오클랜드와 개막전에서 상대 팬과 언쟁 끝에 팬의 멱살을 잡아 논란이 됐다. 당시 렌던은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항소를 포기했고, 최종 4경기 정지로 결정됐다. 여기에 지난 2월에는 "야구는 내 인생에서 최우선순위가 아니다(Baseball has never been a top priority for me)"는 말을 남겼다. 문제는 야구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LA 에인절스 팬들은 부진한 렌던에게 응원을 보내줄 예정이다. 미국 매체 LA 타임스에 따르면 X(구 트위터)를 중심으로 6일 열리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개막전에서 렌던의 첫 타석에서 기립박수를 보내주자는 캠페인이 열리고 있다. 이들은 "개막전에서 렌던을 응원하고, 이번 시즌 그를 뒤에서 지켜보겠다는 뜻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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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렌던.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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