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정후 위상 이 정도였나, 아버지 이종범도 기립박수 받았다... 홈 개막전서 '바람의 아들' 애칭 소개까지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4.0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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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6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2024시즌 메이저리그(MLB) 홈 개막전에서 선수 입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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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오른쪽에서 두번째)가 6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2024시즌 메이저리그(MLB) 홈 개막전을 맞이하고 있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위상이 이 정도였나 싶다. 샌프란시스코 홈팬들 앞에서 첫선을 보인 홈 개막전에서 이정후 본인이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은 데 이어 아버지 이종범(54) 코치도 관중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정후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홈 개막전에서 1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9회 말 끝내기 안타로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완벽한 홈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은 샌프란시스코의 홈 개막전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샌디에이고에서 시즌을 시작해 LA 다저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른 후 8경기째 만에 홈을 밟았다. 이정후가 홈팬들 앞에 정규리그 경기에서 처음 인사하는 경기이기도 했다.

변함없이 1번 타자 및 중견수로 나선 이정후는 아쉽게도 2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자연스레 시즌 타율도 0.250에서 0.226(31타수 7안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정후는 특유의 선구안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첫 득점에 기여했다.

샌프란시스코가 0-1로 뒤진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딜런 시즈의 첫 2구를 끝까지 지켜봤다. 4구째 몸쪽 포심 패스트볼도 지켜본 뒤 스트라이크 존 위쪽으로 향하는 포심 패스트볼에도 스윙을 참아내며 볼넷을 얻어냈다. 뒤이어 마이클 콘포토가 시즈의 몸쪽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측 담장까지 흐르는 2루타를 날렸고 이정후는 빠르게 홈까지 파고들었다. 오라클 파크는 우측 외야가 어지간한 구장의 중앙만큼 넓어 2루타와 3루타가 많이 나온다. 빠르게 스타트를 끊은 이정후는 그러한 구장의 지형적 이점을 더해 첫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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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6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2024시즌 메이저리그(MLB) 홈 개막전 1회말 볼넷으로 출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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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6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2024시즌 메이저리그(MLB) 홈 개막전 1회말 홈을 밟고 있다.


이후 타석에서는 땅볼만 세 차례 기록했다. 8회 말 마지막 타석은 친한 형 김하성 앞으로 타구가 굴러가 유격수 땅볼 처리됐다. 이날 5번 타자 및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 역시 4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그러나 이정후는 경기 전, 후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28억 원) 계약을 체결한 이정후는 프랜차이즈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스타선수로 기대를 받았다.

그 기대감은 홈 개막전에서도 보였다. 오라클 파크 곳곳에는 이정후가 중심이 된 포스터가 걸려 있었고 구장에는 이정후의 등 번호 51번을 단 팬들이 눈에 띄었다. 선수단 입장을 할 때, 첫 타석에 들어섰을 때 이정후는 4만 645명의 홈팬에게 환대를 받았다. 개중에는 이정후의 이름이 새겨진 태극기를 들고 응원하는 외국 팬들도 보였다.

하이라이트는 경기 시작 전 아들의 경기를 보러 온 아버지 이종범 코치가 8회 오라클 파크 전광판을 통해 보였을 때였다. 이정후를 '바람의 손자(Grandson of the Wind)'라는 별명으로 소개한 샌프란시스코는 관중석의 이종범 전 코치를 비추며 '바람의 아들(Son of the Wind)'이라는 애칭과 함께 소개했다. 현재 이종범 코치는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받고 있다가 아들 이정후의 경기를 따라다니며 관전 중이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이종범 코치에게 기립 박수로 환영했고 이종범 코치도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또다른 미국 매체 스포츠키다에 따르면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이정후가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그(이종범 코치)에게 경의를 표했다. 한국 야구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이종범은 그는 KIA 타이거즈에서 뛰면서 잘 알려졌다. 그는 오라클 파크 8회말 기립박수를 받았다.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이정후의 아버지를 기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아버지가 소개되는 걸 보고 "처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다. 그러다 화면을 보니 아버지가 위에 계셔서 무슨 일인가 했다"며 어리둥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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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전 코치가 6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2024시즌 메이저리그(MLB) 홈 개막전에서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경기 후에도 이정후는 화제의 중심이 됐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2-2로 맞선 9회 말 1사 1루에서 에스트라다가 좌측 담장을 원바운드로 맞히는 타구로 결승타를 날렸다. 1루에 있던 채프먼은 전력 질주해 홈까지 파고들어 결승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이정후는 더그아웃에서 동료 콘포토의 턱을 가격하는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샌프란시스코 더그아웃은 아군을 가격할 정도로 대혼란에 빠졌다"며 콘포토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콘포토는 "(더그아웃에 있던) 이정후는 (끝내기 상황에서) 채프먼에게 홈으로 불러드리는 제스처를 취하다가 내 턱을 쳤다. 그래서 난 혀를 깨물 뻔했다(Jung Hoo (Lee) was waiving Chappy in and he smoked me right in the chin. Almost bit my tongue.)며 "이정후는 정말 내게 미안해했다. 하지만 괜찮다고 했다(He was very, very apologetic about it. We're all good, Jung Hoo, it's fine.)"고 활짝 웃었다. 이어 "그저 에스트라다가 끝내기 안타를 치는 걸 보는 게 정말 좋았다. 홈 개막전에 어울리는 좋은 결과였다. 이겨서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짜릿한 역전승으로 홈 개막전에서 4연패를 끝낸 샌프란시스코는 연승을 노린다. 7일 경기 선발 투수는 우완 키튼 윈으로 이정후는 변함없이 1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 선발 투수는 우완 마이클 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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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소개된 포스터가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 정문 옆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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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클 파크 내 TV에 소개된 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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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 주변에 걸린 이정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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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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