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끝내기에 탄산수 샤워 "따가워요!", '이주형의 형'에서 자신 이름 석 자 알렸다 [부산 현장인터뷰]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4.07 19:13
  • 글자크기조절
image
롯데 이주찬이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말 끝내기 안타를 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image
롯데 이주찬이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말 끝내기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탄산수의 따끔함만큼이나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친 롯데 자이언츠의 기대주 이주찬(26)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주찬은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말 2사 2루에서 대타로 나와 좌익선상 끝내기 안타를 쳤다.


이번 두산과 3연전 첫 경기(5일)에서 8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한 이주찬은 이후 이틀 동안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팀은 0-2로 뒤지던 7회 말 윤동희의 역전 만루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8회 초 양의지와 김재환의 연속 적시타를 묶어 곧바로 4점을 내주며 재역전을 허용했다.

그래도 롯데는 8회 말 1사 2, 3루에서 유강남의 내야 땅볼과 최항의 적시타로 2점을 올리며 6-6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두 팀은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연장으로 향했다. 롯데는 10회 초 김상수가 2사 만루 위기를 넘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어 10회 말, 선두타자 손호영이 2루수 쪽 내야안타로 살아나간 후 희생번트로 주자 2루가 됐다. 유강남이 삼진으로 물러난 후 롯데는 9번 박승욱 타석에서 대타 이주찬을 투입했다. 초구 유인구에 헛스윙을 하는 등 0볼-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가 된 그는 침착하게 볼을 골라낸 후 5구째 높은 포크볼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image
롯데 이주찬(맨 왼쪽)이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말 끝내기 안타를 친 후 동료 전준우(가운데)와 포옹하고 있다.
타구는 3루 선상을 향해 외야로 빠졌다. 3루심이 페어를 선언하면서 2루 주자 손호영이 홈으로 향했다. 끝내기 상황이었지만 두산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다. 하지만 원심은 뒤집히지 않았고, 결국 4시간 8분의 연장 혈투는 이주찬의 손에서 끝나게 됐다.

경기 후 이주찬은 선수단의 물세례를 받았다. 특히 만루홈런의 주인공 윤동희는 탄산수를 준비해 웃음을 자아냈다. 물을 맞은 이주찬은 "너무 따가웠다. 피부에 닿는데 너무 찐득하고 따가웠다"고 말했다.

한 바탕 탄산수 샤워를 한 이주찬은 "많이 좋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대타 출전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그는 "타석에 서기 전 나름대로 준비한 게 있었는데 안 되더라"며 "2스트라이크를 먹었는데 감독님이 벤치에서 '몸이 빠진다. 안으로 넣어라'라고 하셔서 그 느낌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image
롯데 이주찬이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말 끝내기 안타를 친 후 선수들의 탄산수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1루가 비어있는 상황이었기에 두산 배터리가 좋은 볼을 줄 가능성은 낮았다. 이주찬은 "신인급이니까 변화구로 승부할 거라고 생각해서 약간 높게 보고 변화구를 노려치자 생각했다"면서 "막상 타석에 들어가니 잘 안됐다"며 멋쩍게 웃었다.

안타를 치기는 했지만 비디오 판독이 걸리며 이주찬은 1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는 "내가 보기엔 파울 같아서 선수들에게 그렇게 말했는데, 나중에 페어가 돼서 좋았다"고 했다.

경남고-동의대를 졸업한 이주찬은 2021년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육군 현역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지난해 복귀, 퓨처스리그 42경기에서 타율 0.301(113타수 34안타) 3홈런 18타점 OPS 0.843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에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아 아예 개막 엔트리까지 합류했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이주찬에 대해 "더 지켜봐야 된다"면서도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는 평가를 내렸다.

image
롯데 이주찬(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주찬은 "그렇게 막 잘하고 있지는 않지만, 감독님께서 계속 믿어주셨다"면서 "기대하시는 모습을 못 보여드리다가 오늘 하나 해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연습 땐 잘 되는데, 경기 때는 이상해지니까 '시합 때 잘하는 선수가 돼야지' 했다"고 밝혔다.

이주찬은 키움 히어로즈의 중심타자가 된 이주형(23)의 형이다. 이주찬은 "요새 너무 잘 쳐서 맨날 본다. 너무 잘 친다"고 동생을 칭찬했다. 그는 "타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아무래도 동생이 잘 치니까 많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이 그렇게 잘하는 걸 보면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했다.

image
롯데 이주찬이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말 끝내기 안타를 친 후 동료 전준우에게 탄산수를 맞고 있다.
기자 프로필
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양정웅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팩트만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