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막내 왜 안 물어보세요?" 감독이 직접 홍보하다니... 강정호-김하성 유격수 계보 잇는다

고척=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4.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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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재상이 13일 고척 롯데전에서 수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우리 유격수 막내 얘기 좀 물어봐주세요. 왜 안 물어보세요?"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의 키움 히어로즈의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경기를 앞두고 홍원기(51) 키움 감독은 브리핑이 끝날 무렵 갑자기 화두를 던졌다.


홍 감독이 언급한 이름은 바로 팀의 야수 막내인 유격수 이재상(19)이었다. 성남중-성남고를 졸업한 그는 2024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지명을 받고, 계약금 1억 3000만 원에 입단했다.

이재상은 키움이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후계자를 찾는 과정에서 발견한 유망주다. 고교 통산 타율 0.312(189타수 59안타), OPS 0.843을 기록했다. 특히 학년이 오를수록 삼진을 줄여 고3 시절에는 17개의 4사구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5개밖에 없었다. 타구 스피드도 빼어나서 한 KBO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트랙맨 기준 이재상의 고교 시절 최고 타구속도는 시속 173㎞에 달했다.

강한 어깨와 빠른 송구가 강점이지만,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수비는 가다듬어야 한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개막 엔트리에 합류한 후 개막전부터 선발 유격수로 나설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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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상. /사진=키움 히어로즈
홍 감독은 "어제(12일) 그런 수비는 나도 놀랄 정도였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권도영 수비코치가 지금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계속 좋은 방향으로 적응시키며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유격수 수비를 훈련했던 시간이 적을텐데 오래 했던 선수처럼 잘한다'는 말에도 "그렇다. 내가 보기에도 그렇더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수비 센스는 분명 타고나야 한다"면서도 "많은 경험을 통해서, 훈련도 훈련이지만 실전을 통해 익히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야구선수들끼리는 '실전 선수'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 때 보면 약간 어설프고 이상한데도 실전에서는 정말 과감하고 부드럽게 하는 선수들이 있다"며 "아직 판단하기엔 시기상조지만 어린 나이답지 않게 안정성과 과감성은 두드러진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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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재상이 13일 고척 롯데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이날 역시 이재상은 선발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3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중견수 앞 안타를 기록하며 포문을 열었고, 최주환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1-1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4회에도 안타로 나가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다만 다음 타자 이용규의 빗맞은 안타 때 3루로 향하다가 주루사를 당한 건 흠이었다.

경기 후 이재상은 "(찰리) 반즈 선수가 체인지업이 좋아 몸쪽에 들어오는 직구 하나만 보고 때리자고 생각했는데 안타가 나왔다"며 멀티히트를 기록한 소감을 밝혔다.

이재상은 시즌 타율이 0.231(26타수 6안타)로 평범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0.385(16타수 6안타)로 감을 찾은 모습이다. 그는 "프로 투수들은 고등학교 때 상대한 투수와 구속 차이가 많이 나서 배트 스피드가 많이 늦었다. 경기를 뛰지 않는 동안 피칭머신을 체감 속도 160㎞로 맞춰놓고 계속 연습했다. 그러다보니 빠른 볼이 눈에 익으며 대처가 된 것 같다"고 비결을 언급했다.

키움은 2008년 창단 후 강정호-김하성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유격수 계보가 있다. 2021년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후 후계자를 찾는 키움, 이재상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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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상. /사진=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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