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볼 둔갑' ABS 논란에 KBO "시스템 오류 확률 적다, 심판 대화는 문제... 엄중히 조사 예정"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4.1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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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들이 14일 대구 삼성-NC전 3회말 2사 2루에서 나온 ABS 관련 NC 측의 항의에 모여 논의하고 있다.
맨눈으로도 컴퓨터에도 스트라이크로 찍힌 공이 볼로 둔갑했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 관련 오심에 피해를 본 NC 다이노스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KBO는 ABS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과 함께 해당 논란을 촉발한 심판들에게 경위서를 요청했다.

KBO 관계자는 14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해당 공은 ABS 상 스트라이크로 판정된 것이 사실이다. ABS 진행 요원은 해당 판정을 스트라이크로 들었다고 했다. '심판에게만 스트라이크라는 말이 볼로 전달될 수 있냐'는 물음에 ABS 시스템을 운영하는 쪽에서는 오류가 날 확률은 너무 적다고 했다"며 "우리도 오류의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판단하고 있고, 그보단 현장에서 들린 심판들이 대화 내용을 문제로 보고 있다. 그 부분에 관해 심판들에게 경위서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논란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NC가 5-12로 삼성에 패한 경기에서 나왔다.

NC가 1-0으로 앞선 3회 말 2사 1루 이재현의 타석에서 1루 주자 김지찬이 2루 도루를 감행했다. 1스트라이크 0볼에서 NC 이재학이 2구째를 던졌고 그 공을 받은 박세혁이 2루로 뿌렸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세이프로 정정됐고 2사 2루가 됐다. 이때 문승훈 주심은 2구에 대해 별다른 말이나 제스처를 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후 2개의 볼이 연속해 들어왔고 이재학의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중계화면과 전광판에는 2스트라이크 3볼로 나왔고, NC 강인권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2구째 볼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각 팀 더그아웃에 설치된 태블릿 PC 화면에는 2구째가 스트라이크로 잡혔고, ABS 기준으로 이재현은 5구째에 삼진이었다.


강인권 감독의 항의가 끝나자, 이번에는 삼성 박진만 감독이 NC의 뒤늦은 이의제기에 제동을 걸었다. 볼카운트가 잘못된 걸 알았으면 즉시 어필을 해야 했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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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재학(왼쪽)이 14일 대구 삼성전 3회말 2사 2루에서 이재현에게 던진 2구째 공(노란색 네모). /사진=SBS 스포츠, TVING 중계화면 갈무리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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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강인권 감독(왼쪽)이 14일 대구 삼성전 3회말 2사 2루에서 ABS 관련 항의를 하고 있다.


4심 합의 끝에 NC의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바로 항의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민호 심판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방금 상황을 설명하겠습니다. 김지찬 선수의 도루 때 투구한 볼이 심판에게 음성으로 전달될 때는 (결과가) 볼로 전달됐습니다. ABS 모니터에는 스트라이크로 확인돼 NC가 이 부분을 어필했지만, (규정상) 그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에 정정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어필 시효가 지난 걸로 판단, 현재 볼 카운트(2스트라이크 3볼)대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판정 과정에서도 찝찝함이 남았다. 4심 합의 과정에서 이민호 심판이 "음성에는 볼로 나왔는데 모니터에는 스트라이크가 찍혔다"며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들으세요. 아셨죠. 이거는 우리가 빠져나가려면 이것밖에 없는... 그거는 이거밖에 없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중계방송에 노출됐다. 책임을 회피하는 의도로도 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이에 KBO 관계자는 "사실 ABS가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는데 (현장에) 볼로 전달된다는 것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현장에서 착각해 듣지 못한지는 모르겠으나, 대응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봤다. 엄중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단호하게 입장을 전했다.

이재학은 마운드에서 약 8분 동안 판정을 기다리면서 홀로 어깨를 식지 않게 유지해야 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재학은 이재현에게 볼넷, 구자욱에게 우익수 방면 1타점 적시 2루타, 데이비드 맥키넌에게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순식간에 1-3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4회 이성규에게 솔로포, 김재상에게 투런포를 내주고 이준호와 교체됐다. NC가 이 점수를 뒤집지 못하고 패하면서 이재학은 3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NC는 경기 후 해당 사안에 "구단은 4월 14일 삼성 라이온즈 대구 경기에서 나온 부분에 대해 1차로 KBO에 유선으로 강력히 항의했다. 이후 KBO에 구단 차원의 '해당 내용에 대한 사과와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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