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5위 결정전 선발로 낙점된 KT 엄상백(왼쪽)과 SSG 엘리아스. /사진=뉴시스, 김진경 대기자 |
지난달 30일 SSG 랜더스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즌 최종전에서 7-2로 이겼고 KT 위즈와 72승 70패 2무로 공동 5위가 됐다.
KBO 규정상 1위와 5위는 상대 전적이 아닌 순위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WC를 기대하던 KT로선 예상치 못한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심지어 가을야구 문턱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생겼다.
두산으로선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WC 대비 훈련을 가졌다. 이승엽 감독과 1차전 선발 곽빈, 주장 양석환 모두 어떤 팀이 올라오는 게 유리할지는 말을 아꼈다.
그럼에도 타이브레이커를 기대했을 것이라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시즌 막판 매 경기 순위 경쟁으로 살 떨리는 시기를 보냈으나 최종전까지 치르고도 가을야구 막차에 오를 팀을 결정하지 못했다.
30일 키움전 승리로 5위 순위 결정전을 확정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SSG 선수단. /사진=SSG 랜더스 제공 |
혈투 끝에 승자가 된다고 해도 고민은 커진다. 휴식도 없이 바로 다음날 두산과 WC 1차전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역대 WC에선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로 향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미 4위 팀이 1승을 선점한 채 시리즈가 시작되는 만큼 크나 큰 불리함을 안고 시리즈에 나서기 때문이다. 산 넘어 산이다.
물론 두산으로선 상대적으로 KT를 더 응원할 수 있다. 올 시즌 12승 4패로 압도적인 면모를 보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WC 1차전 선발로 낙점된 곽빈은 올해 KT전에만 6경기에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1.51로 천적의 면모를 뽐냈다.
반면 KT가 타이브레이커의 승자가 될 경우 두산과 1차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커진 윌리엄 쿠에바스는 올 시즌 두산전 3경기에서 1승 2패 ERA 5.79로 약했다. 2021년 1위 결정전의 영웅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 두산전 성적이 걸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예정된 두산 곽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김광현이 나서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지난달 28일 5⅓이닝 동안 97구를 뿌린 뒤 사흘 휴식 후 마운드에 올라 100%로 던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을 키운다. 올 시즌 두산전 4경기에서도 승리 없이 1패 ERA 5.30으로 약했다.
주장 양석환은 가을야구에선 정규시즌 상대 전적이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우리 팀에 유리하다고 하면 타이브레이커까지 가는 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5위 결정전 성사는 두산으로선 천운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유리함을 안겨준다. 경기 상대가 최후의 순간까지 알 수 없다는 변수는 있지만 그런 불안 요소를 모두 감안하더라도 이날 경기의 진정한 승자가 두산이 될 것이라는 것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두산 선수단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이승엽 두산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