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왕-155㎞ 국대' 있는 불펜에 155㎞ 파이어볼러가 '또' 더해지다니, '5강 탈락팀' 불펜 어디까지 강해지나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12.0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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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SSG의 노경은, 김민, 조병현. /사진=김진경 대기자, SSG 랜더스 제공
올해 아쉽게 5위 타이브레이커 경기 끝에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SSG 랜더스가 이번 겨울 뒷문을 알차게 보강했다. 특히 '투수 조련사' 이강철(58) KT 위즈 감독의 극찬을 끌어낸 우완 파이어볼러 김민(25)의 합류가 한계를 쉽게 가늠하지 못하게 한다.

2024년 SSG 마운드는 불안의 연속이었다. 외국인 투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부진에 국내 에이스 김광현(36)마저 흔들리면서 선발 로테이션부터 꼬였다. 선발(평균자책점 5.26·리그 10위)이 무너지니 불펜이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579이닝을 소화하며 고생했다.


노경은(40)과 조병현(22)은 그런 메마른 땅에 피어난 꽃과 같았다. 두 사람은 각각 소화이닝 팀 내 1·2위, 리그 1·7위를 소화하며 꿋꿋이 SSG 마운드를 책임졌다. 다행히 그 활약은 보상받아 노경은은 77경기(83⅔이닝) 8승 5패 38홀드 평균자책점 2.90으로 프로 데뷔 22년 만에 개인 첫 타이틀인 홀드왕을 차지했다.

조병현 역시 제대 후 복귀 첫 시즌에 주전 마무리를 꿰차며 76경기(73이닝) 4승 6패 12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58로 높은 고과를 예약했다. 시즌 후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 국제무대 경험을 쌓은 건 덤.

하지만 이 두 사람과 나머지 선수들의 경기력 차이가 심했다. 그나마 62경기(60이닝) 평균자책점 4.50의 문승원(35)과 69경기(59⅓이닝) 평균자책점 5.01의 한두솔(27)이 제 몫을 해줬을 뿐, 선발 투수들이 내려간 6회와 필승조들이 등판할 8~9회 사이를 이어질 허리가 부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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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왼쪽)과 오원석. /사진=SSG 랜더스 제공


그 역할로 기대되는 것이 지난 10월 31일 오원석(23)과 전격 1대1 트레이드된 김민이다. 김민은 인천숭의초-평촌중-유신고 졸업 후 2018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첫해부터 1군에 올라 6시즌 동안 153경기(선발 46경기) 22승 23패 24홀드, 평균자책점 5.12, 344⅔이닝 255탈삼진을 기록했다.

유신고 시절 김민은 곽빈(두산 베어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등과 탈고교급 투수라는 평가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국군체육부대(상무)에 다녀와서까지 좀처럼 방향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 흔들리는 마음만큼이나 제구도 종잡을 수 없었다.

이강철 감독은 그 이유를 3번째 구종의 부재에서 찾았다. 김민은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과 각이 큰 슬라이더가 매력적인 투수로 꼽힌다.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선발 투수로 전환을 시도했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장착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이에 이 감독은 지난 6월 "김민이 체인지업 제구가 잘 안된다"며 "(불펜으로) 잘 바꿨다. 구속도 불펜에서 더 잘 나온다. 전력으로 던지라고 주문하니까, 150㎞도 계속 넘긴다. 투심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코스만 낮게 잘 들어가면 땅볼로 유도할 확률이 높다"고 불펜 전환의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김민이 불펜으로만 풀 시즌을 치른 건 올해가 처음이었다. 투심 패스트볼을 살리면서 속구와 슬라이더 구종 2개에 집중한 효과가 확실히 나왔다. 올해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최고 시속 155.3㎞, 평균 149.5㎞, 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54㎞, 평균 150㎞까지 나왔다. 슬라이더 최고 구속도 시속 140.5㎞까지 나오면서 구위가 확연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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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시절 김민. /사진=김진경 대기자


위력적인 구위로 불펜으로 등판한 경기 한정해서 9이닝당 삼진 개수를 9.08개까지 늘려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 그러면서도 9이닝당 2.48개의 볼넷만 허용하면서 하이 레버리지(큰 위기 상황)에서도 쓸 수 있는 투수임을 증명했다.

김재현 SSG 단장도 김민 영입 당시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그동안 김민이 가장 안 됐던 부분이 구종이 단조롭고 제구가 안 되는 부분이었는데 올해 2군까지 90이닝 넘게 던지면서 이닝당 삼진 비율을 1개씩 가져갔다. 필승조에서도 중압감을 이겨내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는 이야기다. 또 단기전에서도 자신의 공을 던지면서 삼진을 잡는 것을 보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이 부분을 주목했다.

또한 선발 투수도 했던 이력이 있는 만큼 2이닝, 3이닝 이후에도 떨어지지 않는 구속과 구위가 매력적이다. 올해 리그 3번째로 많은 멀티 이닝과 3연투를 소화하면서도 84%의 확률로 팀의 리드를 지켰다. 올해 많은 이닝을 던진 노경은의 무거운 어깨를 나눠질 투수로 안성맞춤인 셈.

노련한 경험의 노경은과 최고 시속 155㎞를 던질 수 있는 강력한 두 명(김민-조병현)의 파이어볼러를 보유하면서 SSG는 리그 정상급 필승조를 갖추게 됐다. 김재현 단장은 "김민은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데 볼의 무브먼트도 상당히 좋다.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선발 투수가 될 수 있다. (불펜으로 남아도) 타 팀에 밀리지 않을 필승조를 만들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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