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생각도 못 했다" 김연경도 웃게 한 2024 흥국생명, 대체 무엇이 16년 만의 대기록 가능하게 했나

인천=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12.11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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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10일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김연경(36)이 이끄는 흥국생명이 16년 만에 대기록을 썼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이야기를 듣던 지난 시즌보다 한층 더 강해진 모습. 김연경도 달라진 흥국생명에 함박웃음을 내보였다.

흥국생명은 10일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3라운드 홈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에 세트 점수 3-0(26-24, 25-18, 25-18)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개막 13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승점 37(12승 무패)로 2위 현대건설(승점 30·10승 3패)에 크게 앞섰다. 13연승은 흥국생명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연승 기록 타이기록으로 종전에는 2007~2008시즌에 한 차례 나왔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연경은 "너무 좋다. 개막 연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첫 세트 고비는 있었지만, 잘 넘기면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연승에 연연하지 않고 이겨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6년 전이나 지금이나 흥국생명의 중심에는 김연경이 있었다. 이날도 김연경은 공격 성공률 56%로 17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의 공격을 이끌었다. 적장 페퍼저축은행의 장소연 감독도 "흥국생명에는 구심점이 되는 김연경이라는 선수가 있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다양한 플레이가 나온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이에 김연경은 "솔직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까도 그 이야기를 듣고 '그랬었나요?'라고 되물었다. 그때도 초반에 좋았고 많은 기대를 안 했지만, 잘 나갔던 기억이 있다. 비교하면 지금이 더 좋다. 올 시즌 초반도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고 미소와 함께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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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선수단이 10일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올 시즌 흥국생명이 처음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건 아니다. 우승팀 현대건설이 1강으로 분류된 가운데 다른 팀도 많은 보강을 해 어려운 시즌이 예상됐다. 앞서 만난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다른 팀이 됐다. 김연경과 김수지를 제외한 선수들이 많이 달라져 팀으로써 잘되고 있다. 새로운 페이즈라 말하고 싶다. 세터도 많은 업그레이드가 됐고 해결책을 주고 있다. 스피드뿐 아니라 멘탈리티 적인 부분에서 많이 달라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연경도 사령탑의 말에 100% 동의했다. 그는 "올 시즌 선수들이 집중하고 준비하는 것에서 많이 달라진 걸 느낀다. 선수 개개인이 감독님의 배구를 이해해 훈련할 때도 체계적으로 바뀐 것이 느껴진다. 치료나 트레이닝 파트도 관리를 잘해주시고 시스템이 잘 구축된 것 같다. 선수들도 13연승이라고 하지만, 계속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등 팀 분위기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합류한 세터 이고은(29)은 김연경과 아본단자 감독이 모두 뽑은 변화의 키였다. 이고은은 이적 첫 시즌임에도 서브 6위, 세트 3위, 디그 10위 등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며 흥국생명의 공격진을 잘 리드하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고은은 굉장히 잘해주고 있다. 훈련할 때도 경기할 때도 매우 마음에 든다. 뭐라도 하려고 하는 태도와 그 시도가 마음에 든다. 자신보단 팀을 생각하는 세터인데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세터가 바로 이런 것"이라며 "선수 자체의 역량도 있고 성장 가능성을 더 보여주고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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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은이 10일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서 서브를 올리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김연경 역시 "개인적으로 2라운드 MVP는 (이)고은이다. 그만큼 고은이 역할이 크다. 세터가 중요한 포지션인데 중간에서 팀을 조화롭게 하고 있다. 이야기하면 피드백도 긍정적이고 계속해서 노력하는 선수"라고 말을 보탰다.

이제 2021~2022시즌, 2022~2023시즌 현대건설이 두 차례 달성한 V리그 여자부 최다 연승 기록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당시 현대건설은 2021년 12월 11일부터 2022년 2월 22일, 2022년 10월 2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약 두 달 동안 15연승의 대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제 흥국생명은 13일 IBK기업은행, 17일 정관장을 꺾으면 V리그 여자부 최다 연승 기록 타이, 20일 현대건설전에서 신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김연경은 "연승에 대한 이야기는 선수들과 안 한다. 언젠가 지는 순간이 오기 때문에 다음 경기 준비만 하고 있다"며 "올 시즌은 정말 내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이렇게 연승할 거란 생각을 못 했다. 올해 팀마다 FA로 선수도 영입했고 변화도 있어서 긴장 아닌 긴장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보다 몸이 좋아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비시즌에 훈련을 많이 해서 몸 상태는 생각보다 좋은데 지금의 모습을 6라운드, 챔피언 결정전까지 가져가는 게 올 시즌 목표가 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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