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나승엽. /사진=김진경 대기자 |
나승엽은 올해 1군 121경기에 출전, 타율 0.312(407타수 127안타) 7홈런 66타점 59득점, 출루율 0.411 장타율 0.469, OPS 0.880의 성적을 거뒀다.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며 3할 타율을 기록했고, 출루율은 전체 6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상무 전역 후 8kg을 증량한 나승엽은 개막 주전 1루수 자리를 차지했다. 비록 초반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3월 말 2군으로 내려갔지만, 한 달의 조정기간을 거친 후 나승엽은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8월(0.257)을 제외하고 매달 월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홈구장인 사직야구장이 높은 담장으로 인해 홈런은 7개에 그쳤지만 2루타 35개를 터트리며 벌크업의 효과를 제대로 봤다. 또한 6월 이후로는 삼진(54개)보다 볼넷(57개)이 더 많을 정도로 뛰어난 선구안을 보여줬다. 적은 홈런 수에도 우수한 타격 생산성을 보여준 비결은 여기에 있었다.
덕분에 나승엽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생애 첫 국가대표 1군에 선발됐다. 그는 대만과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7회 대타로 나와 우월 솔로홈런을 터트리는 활약을 펼쳤다. 이런 활약 속에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올라갔다.
나승엽이 대만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7회 솔로포를 터트리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나승엽은 상무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쳤다. 2022년에는 82게임에서 타율 0.300(287타수 86안타) 7홈런 64타점 OPS 0.903의 성적으로 장타력 증가를 보여줬고, 지난해에도 0.312(295타수 92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전역 후 인터뷰에서 "매일 경기를 나가니까 여유가 생겼고, 어떻게 플레이할지 게임을 뛰면서 많이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1군에서 재능을 증명한 나승엽은 롯데의 미래 코어 자원으로 들어온 상황이다. 올 시즌 롯데는 2루수 고승민(24), 중견수 윤동희(21) 등이 성장했고, 황성빈(27)이나 손호영(30) 같은 20대 후반~30대 초반 선수들도 알을 깨고 나왔다. 이런 환경에서 나승엽도 이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관건은 나승엽의 2025시즌 연봉이다. 계약금 5억 원을 받고 입단한 그였지만, 지난해까지는 1군에 자주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연봉은 4000만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좋은 타격 능력을 보여준 그에게는 대폭 상승만이 남아있다.
지난해 연봉이 오른 선수들은 좋은 선례가 됐다. 2023시즌 고졸 100안타 기록을 쓴 김민석(현 두산)은 3000만 원에서 8500만 원으로 183.3% 인상됐고, 시즌 도중 1군 주전 자리에 앉은 윤동희는 3300만 원에서 9000만 원으로 172.7% 올랐다.
만약 나승엽이 1억 원을 받는다면 150% 상승률을 기록하고, 180%의 연봉 상승률을 보인다면 1억 1200만 원을 받게 된다. 앞선 선수들의 사례를 감안하면 충분히 억대 연봉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나승엽.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