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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왼쪽)과 시즌 종료 후 LA 다저스로 이적한 김혜성.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키움이지만 2023년 이정후의 부상 여파 속에 최하위로 추락했고 지난해엔 이정후의 미국 진출 공백 등으로 인해 또 한 번 꼴찌를 피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김혜성마저 팀을 떠났다. 벌써부터 다가올 시즌 키움의 전망에 대해 우려가 커진다. 젊은 선수들의 동반 성장과 함께 베테랑의 책임감이 더 커지는 시즌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주환이 해야 할 몫이 크다. 지난 시즌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거듭난 송성문이 주장을 맡고 있지만 그 뒤에서 든든히 지원을 해줘야 할 베테랑의 역할이 절실한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그 역할을 해줄 선수가 바로 최주환이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에 두산에 지명된 최주환은 주전급으로 발돋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타격 능력은 진작부터 인정을 받았으나 수비에서 경쟁자들에 밀리며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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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이 홈런을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2020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은 최주환은 4년 총액 42억원에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했다. 계약 3번째 해인 2023년 20홈런을 날리고도 그해 11월 4년 만에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SSG의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았다. 양도금 4억원에 SSG에서 키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희망도 발견한 시즌이었다. 전반기 타율 0.223에 그치던 최주환은 후반기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고 타율 0.300을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130경기 타율 0.257 13홈런 84타점 49득점, 출루율 0.325, 장타율 0.390, OPS(출루율+장타율) 0.715. 결코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후반기 활약에 의미를 둘 수 있었다.
프로 생활 내내 복합적인 이유로 확고한 주전으로 인식됐던 시즌이 매우 한정적이었던 최주환이지만 팀에선 그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보였고 최주환도 힘을 내 후반기 타율 0.300 7홈런 41타점 OPS 0.845로 완벽히 반등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이 종료된 뒤 최주환은 2+1+1년 최대 12억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맺었다. 첫 2년 이후 옵션을 충족시켰을 때 계약은 자동 연장되는 방식으로 최주환에게 부상 없이 선수단과 함께 꾸준히 활약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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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는 최주환(가운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팀에서 가장 기대하는 부분 중 하나는 베테랑으로서 솔선수범하며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어린 선수들이 즐비해 이들의 동반성장에 팀의 미래를 걸고 있는 키움이기에 최주환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고형욱 단장은 "최주환이 후반기에 잘해준 부분도 있지만, 본인의 성적이 좋든 안 좋든 티 내지 않고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준 점이 좋았다"며 "물론 주장 송성문이 리더 역할을 했지만, 최주환도 송성문을 도와 선수단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고 모범이 됐다. 최주환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선수단에 큰 힘이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키움에서 보낼 4년 동안 어린 선수들의 동반 성장을 이끈다면 5번째 우승 반지에 대한 꿈도 품어볼 수 있다. 두산에서 2015년과 2016년, 2019년 우승을 경험했던 최주환은 SSG에서도 2022년 정상에 오른 우승의 아이콘이다. 본인은 다소 부진했을 때에도 우승을 차지했던 경험이 있다는 건 그만큼 우승의 기운이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을 유지해 4년 동안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것이다. 팀은 '건강한 최주환'에 대한 신뢰의 표시로 다년 계약을 제시했다. 키움은 이정후, 김혜성의 이적으로 훗날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챙겨두고 있다. 최주환의 꾸준한 활약과 영건들의 동반 성장이 이뤄진다면 키움도 과감한 투자에 나서며 다시 한 번 대권 도전의 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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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