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에 세상 떠난 딸과 함께한 '챔스 우승'... 전 세계 축구팬 눈물짓게 한 PSG '감동 세리머니'

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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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바르셀로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직후 딸 사나와 함께 경기장에 카탈루냐기를 꼽고 있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딸 사나(사진 위). 아래 왼쪽 사진은 1일 파리 생제르맹(PSG)의 UCL 우승 직후 엔리케 감독이 딸을 추모하기 위해 입은 티셔츠, 오른쪽은 PSG 서포터스가 엔리케 감독과 사나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대형 통천. /사진=토크스포츠 SNS 캡처
지난 2015년 바르셀로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직후 딸 사나와 함께 경기장에 카탈루냐기를 꼽고 있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딸 사나(사진 위). 아래 왼쪽 사진은 1일 파리 생제르맹(PSG)의 UCL 우승 직후 엔리케 감독이 딸을 추모하기 위해 입은 티셔츠, 오른쪽은 PSG 서포터스가 엔리케 감독과 사나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대형 통천. /사진=토크스포츠 SNS 캡처
파리 생제르맹(PSG)의 창단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이끈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팬들로부터 잊을 수 없는 선물을 받았다. 6년 전 세상을 떠난 딸과 다시 한번 깃발을 꽂는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친 바 있는데, PSG 서포터스가 대형 그림을 통해 엔리케 감독의 바람을 이뤄준 것이다.

사연은 이랬다.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UCL 결승전.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압도적인 경기력 속에 인터밀란을 무려 5-0으로 대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5골 차 승리는 UCL 결승전 역사상 최다골 차 승리이자, PSG 창단 첫 UCL 우승이었다.


UCL 우승이 확정되자 PSG 서포터스석에서는 대형 통천이 펼쳐졌다. 그림에는 엔리케 감독이 하프라인에 PSG 깃발을 꽂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딸 사나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깃발과 딸 사나가 입고 있는 유니폼 모두 PSG였다.

이는 지난 2014~2015시즌 엔리케 감독이 FC바르셀로나의 UCL 우승을 이끈 뒤, 사나가 카탈루냐기를 하프라인에 꽂았던 모습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었다. 깃발과 사나의 유니폼이 바르셀로나에서 PSG로만 바뀐 정도였다.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 인터밀란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직후 PSG 서포터스가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6년 전 세상을 떠난 사나가 PSG 깃발을 경기장에 꼽는 모습을 그린 대형 통천을 펼쳐보이고 있다. 왼쪽 상단 원 사진은 2015년 바르셀로나의 UCL 우승 시절 당시 깃발을 꼽고 있는 엔리케 감독과 사나의 모습. /사진=유로풋 SNS 캡처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 인터밀란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직후 PSG 서포터스가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6년 전 세상을 떠난 사나가 PSG 깃발을 경기장에 꼽는 모습을 그린 대형 통천을 펼쳐보이고 있다. 왼쪽 상단 원 사진은 2015년 바르셀로나의 UCL 우승 시절 당시 깃발을 꼽고 있는 엔리케 감독과 사나의 모습. /사진=유로풋 SNS 캡처
엔리케 감독의 바람을 팬들이 대신 이뤄준 장면이기도 했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 1월 기자회견을 통해 "바르셀로나에서 UCL 우승을 차지한 뒤 딸과 함께 찍은 멋진 사진이 있다. PSG에서도 같이 하고 싶다. 비록 내 딸은 육체적으로 함께할 수는 없지만, 정신적으로는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리케 감독의 막내딸인 사나 마르티네스는 지난 2019년 3월 골육암 판정을 받고 5개월 투병 끝에 9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소식을 접한 PSG 팬들은 엔리케 감독의 바람대로 그와 사나가 경기장에 다시 한번 깃발을 꽂는 그림을 준비했다. 그리고 실제 PSG가 우승을 차지하자 대형 통천을 펼쳐 보이며 엔리케 감독에게 깜짝 선물을 선사했다. 이 세리머니의 배경을 접하고 눈물 지은 전 세계 팬들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엔리케 감독의 우승을 축하하고, 또 사나를 추모했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PSG가 UCL 우승을 한 직후 엔리케 감독은 사나를 추모하기 위한 티셔츠를 입었고, PSG 서포터스는 감동적인 세리머니를 선보였다"며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다. 사나는 늘 당신과 함께 있다, 루이스(엔리케)"라고 전했다.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우승은 너를 위한 거야, 내 작은 딸"이라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이날 우승으로 PSG는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에 이어 이번 시즌 유럽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자국리그와 컵대회, UCL을 모두 우승하는 트레블을 달성한 팀은 PSG가 역대 9번째다. 이강인은 이날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아시아 선수 최초로 트레블을 경험한 선수로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가 UCL 우승을 차지한 건 2008년 박지성 이후 17년 만이다.

파리 생제르맹(PSG) 선수들이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파리 생제르맹(PSG) 선수들이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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