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은 이랬다.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UCL 결승전.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압도적인 경기력 속에 인터밀란을 무려 5-0으로 대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5골 차 승리는 UCL 결승전 역사상 최다골 차 승리이자, PSG 창단 첫 UCL 우승이었다.
UCL 우승이 확정되자 PSG 서포터스석에서는 대형 통천이 펼쳐졌다. 그림에는 엔리케 감독이 하프라인에 PSG 깃발을 꽂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딸 사나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깃발과 딸 사나가 입고 있는 유니폼 모두 PSG였다.
이는 지난 2014~2015시즌 엔리케 감독이 FC바르셀로나의 UCL 우승을 이끈 뒤, 사나가 카탈루냐기를 하프라인에 꽂았던 모습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었다. 깃발과 사나의 유니폼이 바르셀로나에서 PSG로만 바뀐 정도였다.
이 소식을 접한 PSG 팬들은 엔리케 감독의 바람대로 그와 사나가 경기장에 다시 한번 깃발을 꽂는 그림을 준비했다. 그리고 실제 PSG가 우승을 차지하자 대형 통천을 펼쳐 보이며 엔리케 감독에게 깜짝 선물을 선사했다. 이 세리머니의 배경을 접하고 눈물 지은 전 세계 팬들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엔리케 감독의 우승을 축하하고, 또 사나를 추모했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PSG가 UCL 우승을 한 직후 엔리케 감독은 사나를 추모하기 위한 티셔츠를 입었고, PSG 서포터스는 감동적인 세리머니를 선보였다"며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다. 사나는 늘 당신과 함께 있다, 루이스(엔리케)"라고 전했다.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우승은 너를 위한 거야, 내 작은 딸"이라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이날 우승으로 PSG는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에 이어 이번 시즌 유럽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자국리그와 컵대회, UCL을 모두 우승하는 트레블을 달성한 팀은 PSG가 역대 9번째다. 이강인은 이날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아시아 선수 최초로 트레블을 경험한 선수로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가 UCL 우승을 차지한 건 2008년 박지성 이후 1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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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제르맹(PSG) 선수들이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