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슈가, 자폐아 치료 프로그램 내내 지각 無"..'민윤기 치료센터' 50억 기부에 또 미담[스타이슈]

/사진=유튜브 채널 '세브란스' 영상 캡처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가 세브란스병원에 50억을 기부한 후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25일 세브란스병원 유튜브 채널에는 '음악으로 전하는 위로, '민윤기 치료센터'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천근아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제가 오랜 시간 동안 상당히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던, 꿈을 이루는 기적 같은 센터다"라며 "민윤기 치료센터와 마인드 프로그램이 아마도 저의 오래 간직했던 꿈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조심스레 기대한다"라고 '민윤기 치료센터'에 대해 소개했다.

천교수는 '민윤기 치료센터'가 어떤 곳인지 묻자 "방탄소년단 슈가 씨가 재정적 후원과 재능 기부를 해 주신 덕분에 만들어진 곳"이라며 "자폐 스펙트럼 아동을 음악을 활용한 사회성 훈련을 통해 자립하게 하는 직업 재활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기 감정이나 언어를 제대로 표현하기 힘든 아이들조차도 음악이란 매개를 통해 표현을 할 수 있고 또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는 센터"라고 설명했다.

'민윤기 치료센터'의 목표에 대해선 "자폐 스펙트럼은 환자마다 맞춤식 치료를 해야 한다. '민윤기 치료센터'에선 후원자의, 기부자의 취지에 맞게 음악적 콘텐츠를 입힌 사회성 훈련, 행동치료, 언어치료 등 다양한 치료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외적으로 다기관 공동 연구까지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음악 재능을 활용한 직업 훈련 및 사회성 기술 교육을 하고 다양한 예술 활동과 사회 참여 경험을 통해 실제 생활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세브란스' 영상 캡처

세브란스병원과 슈가의 만남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묻자 천교수는 "슈가 씨가 작년 11월에 저를 찾아와서 음악 재능 기부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라며 "세브란스병원은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도 운영하고 있고 제가 작년에 자폐스펙트럼 교과서도 출판한 적이 있었다"라고 답했다.

천교수는 "제가 처음 만난 날을 잊을 수가 없다. 그날 슈가가 제가 쓴 교과서를 500페이지에 달하는데 그 책을 상당 부분 거의 읽고 오셨더라. 저에게 던지는 질문이 너무 심도 있고 매우 날카로워서 깜짝 놀랐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음악 재능 기부 의사를 먼저 밝혔다. 어떻게 이런 좋은 취지와 기부 의사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고, 걱정이 많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슈가씨의 진정성에 이끌려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고안해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까지 이르게 됐고 결국은 마인드 프로그램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준비과정부터 프로그램 준비 과정까지 지켜본 바로는 이분은 정말 단순한 기부자가 아니구나라고 느꼈다. 프로그램 참여 내내 한 번도 지각을 안 했고, 오히려 저보다 일찍와서 기타 연습을 하고 치료자분들과 사전 미팅을 하는 모습을 보고 그 광경을 보면서 굉장히 제가 숙연해졌던 기억이 난다"라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호흡에 맞추려고 애를 많이 썼고 슈가씨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진정으로 이 치료에 참여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치료를 하고 있고 큰 행복의 시간이고 힐링의 시간이겠구나 생각이 들면서 치료자들이 그 진심에 많이 감동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천교수는 "슈가 씨가 평소에도 뇌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더라. 그리고 또 하나는 슈가 씨가 발달장애 지인을 접하고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세브란스'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세브란스' 영상 캡처

슈가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이던 기간에 '마인드 프로그램'에 어떻게 참여했을까. 천교수는 "주말을 이용해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지각도 안 하고 열심히 참여를 해 주셨다"라고 말했다. 슈가는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후원의 뜻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3일 병원 제중관 1층에서 민윤기 치료센터 착공식을 열었다. 민윤기 치료센터는 언어·심리·행동 치료 등 소아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고, 임상·연구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민윤기 치료센터는 오는 9월 완공 예정이다.

슈가는 "지난 7개월간 천근아 교수님과 함께한 프로그램 준비와 봉사활동을 통해 음악이 마음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소중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의 치료 과정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감사이자 행복이었고, 더 많은 아이가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겠다"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슈가의 기부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 만인 24일 민윤기 치료센터 일반인 기부금이 2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