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유진(28)에게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극본 류보리, 연출 조영민)는 유독 각별한 작품이다.
1992년생인 그의 20대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거의 6개월을 찍었는데, 마지막 20대에 오랜 시간을 함께한 작품이라 기분이 남달랐다"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극 중 윤동윤 역을 맡아 연기한 그는 "공교롭게 나와 동갑인 (윤)동윤이를 만나 의미가 깊었다"며 "연기하면서 (동윤이에게) 응원도 많이 하고, 나도 응원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종영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 우정을 그린 클래식 멜로 드라마다.
이유진은 극 중 자신처럼 치열한 청춘의 삶을 살고 있는 윤동윤을 연기하며 강한 애착이 갔다고 털어놨다.
그는 "실제 나와 동갑인 인물은 처음 만났는데, 내가 가진 고민과 부합하는 부분도 있고 여러모로 공통분모도 있어서 남달랐다"며 "그런 고민이나 성향들을 많이 녹여내서 연기해야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극 중 이유진이 연기한 윤동윤은 채송아(박은빈 분)의 오랜 친구이자 바이올린 레슨 선생으로 등장했다.
예중, 예고를 나와 대학까지 줄곧 바이올린을 전공했지만, 현실적인 고민 끝에 작은 공방에서 현악기 제작자이자 수리가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 그려졌다.
"동윤이는 15년 동안 바이올린을 했는데 연주자로서 꿈을 접고 공방을 차려서 사장이 됐어요. 제2의 직업을 가지게 된 셈인데 과도기엔 조금 슬프고 안타까울 수 있지만 새로운 목표를 갖고 다시 많은 성취를 이뤄냈죠. 그만큼 자상하고 따뜻한 성격을 가졌지만 열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라 생각해요."
이유진은 바이올린 수리·제작사가 된 윤동윤을 연기하기 위해 직접 공방을 찾아가 관련 지식과 자세를 배우는 열정을 보였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5~6번 정도 실제 동윤이와 같은 직업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만나 어떻게 사는지, 어떻게 일하는지 듣고 익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 박은빈, 김성철 등 또래 배우들과 함께 출연했다.
덕분에 한결 연기 합을 맞추는 과정이 수월했다는 그는 "친구니까 말도 편하게 할 수 있고 내가 부족한 지점을 얘기하는데도 문제가 없었다"며 "에너지들이 다들 좋아서 그런지 서로 시너지를 많이 봤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박은빈은 이유진과 실제 나이가 같지만, 1998년 아역 때부터 활동한 만큼 연기 경력으로는 2013년 데뷔한 이유진보다 훨씬 선배다. "친구지만 확실히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연기적으로 고민하는 지점들을 얘기하면, 진심으로 같이 고민해주고, 자기 생각도 많이 얘기해줬어요. 정말 고맙고 멋진 친구예요."
이유진은 우윳빛처럼 뽀얀 피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녔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전이 가진 악역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들이 따뜻하거나 스마트한 스타일의 친구들이 많았다"며 "반대로 차갑고 자비롭지 못한 인물을 하면 그동안 내가 쓰지 않았던 다른 에너지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좋게 활용하면 배우로서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유진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이 된다. 30대를 앞둔 그의 간절한 소망은 대중에게 인정받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이름이 좀 더 알려지는 것보다, 제 이름이 설득력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저 사람이 선택한 작품이라면 기대가 되는데?', '저 사람이라면 응원할 수 있어'라는 얘길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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