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예능 프로그램 '개취존중 여행배틀-펫키지'(이하 '펫키지')에 출연한 그룹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이 유기견에 대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자 제작진이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
JTBC 관계자는 30일 스타뉴스에 "아직 동물보호단체 카라로부터 받은 공문은 없다"며 "(이번 이슈에 대한 대응을 두고) 제작진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희철은 지난 26일 방송된 '펫키지'에서 "유기견을 키운다는 게 진짜 대단한 것 같다. 강아지 선생님들, 전문가들은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사람들한테 유기견을 절대 추천 안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기견들이 한 번 상처를 받아서 사람한테 적응되는 데 너무 오래 걸리면, 강아지 모르는 사람이면, 사람도 상처받고 강아지도 또 상처받는다"고 설명했다.
연예계 대표 애견인인 김희철은 유기견을 키우는 견주를 치켜세우기 위해 발언한 것으로 보였지만, 동물보호단체 카라 측은 해당 발언이 유기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라 측은 지난 27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기견 입양 사연을 소개하면서 '전문가들은 절대 유기견을 추천하지 않는다'며 마치 유기동물을 반려하기 어려운 동물로 오해를 일으키는 발언이 그대로 방송됐다"며 김희철의 유기견 관련 발언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카라 측은 "유명인의 말 한 마디가 유기견에 대한 편견을 강화시키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많은 대중들의 인식이 방송을 보고 만들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방송과 패널의 힘은 강하다"고 말했다.
카라 측은 이어 "유기동물은 제각기 개별성을 가진 생명으로서 성격도, 건강상태도 모두 다르다"며 "사람이 어떻게 보호하느냐에 따라 친화적이고 구김살 없는 건강한 동물이 될 수도 있고, 그 동물의 성격과 기질에 따라 몇 년이 걸려서야 겨우 마음을 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유기견은 ~하다'라고 재단하는 것 자체가 동물을 대상화하고 물건과 같이 취급함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카라 측은 또한 "출연진이 오해를 살 발언을 하거나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발언을 한다면 제작진은 현장에서 멘트를 보완해 달라는 요청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어렵다면, 이를 편집해 송출하지 않아야 한다. 유기동물들은 법률의 허점과 더불어 방송에서 만들어지는 프레임으로 더 사각지대로 내몰리고는 한다"고 지적했다.
카라 측은 "방송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지 않고 좋은 영향력을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하기를 바란다"며 JTBC에 관련 공문 등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김희철의 인스타그램에는 "유기견들 문제견이라 낙인 찍지 마라", "많은 반려인들이 상처받고 분노했다"라는 등 김희철의 발언을 비판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이에 김희철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반려견 기복이의 사진을 공개하며 "기복이는 관심 받고 싶을 때면 '똥Show'를 보여준다"며 "눈 앞에서 똥을 막 싸면서 돌아다닌다. 혼내는데도 오히려 좋아한다. 우리 기복이 같은 개들이 또 똥을 잔뜩 싸놨단 소식을 들었다. 이거 이거 자꾸 관심 주면 신나서 더 쌀 텐데"라며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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