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김동우 아나운서가 KBS 1TV 'TV쇼 진품명품'(이하 '진품명품') MC교체 논란과 관련해 심경을 밝혔다.
김동우 아나운서는 12일 오후 스타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KBS 노조와 사측의 기싸움에 애꿎은 MC만 고통을 떠안고 있다"며 '진품명품' MC교체 논란과 관련한 고통을 토로했다.
김 아나운서는 지난달 31일 '진품명품' 녹화부터 새 MC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작진이 사측의 일방적인 MC교체라고 반발, 한 차례 녹화가 연기됐다.
이후 제작진과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이하 KBS 새노조)는 사측이 기존 윤인구 아나운서에서 김동우 아나운서로 교체한 것은 부당,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했다.
김동우 아나운서는 MC선정과 관련해 노조가 주장하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 "노조와 길환영 사장과 기 싸움을 벌이면서 저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했다"라며 "길환영 사장과는 개인적인 친분도 없다. 복도에서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할 정도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작진과 새 노조가 주장한 각종 추문, 정치적 배경에 대해서도 "1987년 입사 후 징계를 받은 적이 한 차례도 없다. 노조 측에서 소설을 쓰고 있다"라고 일갈했다.
특히 김 아나운서는 추문과 관련해서는 "과거 포항 방송국에서 근무하던 시절 택시기사의 음주운전을 신고했는데 제가 술에 취해 행패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고, 경찰 측에서 사과도 했다. 이에 대한 녹취록도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조와 사측이 기 싸움 하면서 저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 일개 아나운서가 무슨 힘이 있다고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아나운서는 노조가 주장하는 '진품명품' MC 낙하산 인사에 대해 "김홍선 아나운서와 2차까지 경쟁을 벌였다. 저 혼자 이름이 올라가 '진품명품' MC로 선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품명품' MC교체와 관련해 녹화를 방해했던 제작진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노조에 속한 제작진과 사측이 대립하면서 직무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진품명품'을 담당하는 교양국 소속 제작진들이 소통하려 하지 않고 독단적인 행동을 한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동우 아나운서는 "일선 PD들이 나이 많은 선배와 함께 일하는 것을 껄끄럽게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이해는 된다. 하지만 방송(제작)을 거부하는 것은 귀책사유다"고 말했다.
또한 '진품명품'의 제작진 일부의 인사 발령에 대해서도 사측이 정당하다고 했다. 특히 김창곤PD가 방송문화연구소로 업무 재배치를 받은 것과 관련한 일도 상세히 밝혔다.
김 아나운서는 "제작진이 MC교체와 관련해 사측과 마찰을 빚자 교양국장이 중재에 나섰다. 교양국장이 제게 '이번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며 "저는 방송을 하면서 인간적으로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PD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같이 일하겠다는 PD들만 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창곤범PD의 경우 장성환 본부장 앞에서 이번 일을 두고 '당신(김동우 아나운서)과 같은 사람과 일하느니 손에 피를 묻히겠다'고 말하면서 저를 협박했다. 김PD보다 제가 선배이다. 그의 행동이 하극상이기 때문에 문책성 발령이 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우 아나운서는 지난 7일 진행된 녹화 당시에 새노조 측이 촬영 내내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녹화장에 새노조 소속 관계자 6명이 촬영장에 들어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자신을 째려봤다고 밝혔다.
그는 "정신적 테러를 가하면서 녹화 진행을 방해했다. 저는 그렇다 쳐도 감정위원들과 패널들이 KBS 직원들을 보는 시선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게 교양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나. 참담하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지난 10일 방송 후에는 시청자 게시판에 오른 악의적인 의견을 모아 짜깁기해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며 "이에 제가 같은 KBS 직원이 맞느냐고, 교양인의 모습이냐고 반박했다. KBS에 소속된 사람들로써 서로 상처 입히는 게 바른 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고 전했다.
김동우 아나운서는 "이번 일로 제가 너무 힘들다. 노사의 기싸움은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지금은 제가 고통 받고 있지만 다음에는 누가 고통 받을지 모른다"는 말로 노사 사이에서 더 이상의 고통은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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