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는 습관적으로 될 때까지 판 게 있긴 해요. 연기도 재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성실하게 하려고 해요."
'연세대 출신', '넷플릭스의 딸'. 배우 박규영이 허투루 따낸 타이틀은 아니다. 임시완이 말했듯 박규영은 '악바리 정신'으로 연기를 대하고 있었고, 이는 그가 오랫동안 공부해온 방식과 닮아있었다.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 속 독기 가득한 박규영의 모습으로도 잘 드러났다.
'사마귀' 는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임시완 분)와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박규영 분)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조우진 분)가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대결과 스타일리시한 액션 시퀀스의 향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난 26일 공개됐다.
-'사마귀' 완성본은 어떻게 봤나.
▶같이 호흡한 선배님들의 열정이 녹아들었다고 생각했다.
-액션신은 어떻게 준비했나.
▶이번엔 전투력이 제일 센 캐릭터를 한 것 같다. 사실 제가 액션을 잘하는 사람이 아닌데, 이번에 본격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서 프리 때부터 액션 스쿨을 굉장히 열심히 다녔다. 스스로 많은 부분을 해내고자 했다. 한 신 한 신, 하루마다 생명이 줄어드는구나 싶었다.(웃음)
-'길복순'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길복순'의 스핀오프에 참여한 소감이 남다르겠다.
▶제가 '길복순'의 엄청난 팬이어서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다. 2인자의 열등감, 사람을 잃어가는 감정을 그리려고 했다.
-주연으로 작품을 한 소감도 남다르겠다.
▶워낙 훌륭한 선배님들, 차마 쳐다보지도 못할 선배님들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물론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부담감도 제일 컸다.
-임시완 배우는 박규영에 대해 '악바리 근성'으로 준비했다고 했는데.
▶저는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시간을 할애해서 봐주시는 콘텐츠인데 그 정도 노력은 해야하지 않나 싶다.
-재이처럼 2인자로 열등감을 느껴본 적이 있는지.
▶재이처럼 진검으로 싸우겠다 한 적은 없지만(웃음) 액션스쿨에서 시완 선배랑 같이 연습하면서 저는 한 동작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시완 선배님이 금방 배우는 걸 보면서 재이가 한울에 가진 2인자의 감정이 이런 것일까 생각해 봤다.
-액션신을 하며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진 않았나.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꼈지만 이걸 뛰어넘고 신체적인 능력치가 커지고 있구나 생각하려고 했다. 보람을 느끼면서 촬영을 했다.
-'사마귀' 액션 준비기간은?
▶프리 때부터 크랭크인까지 3개월 정도 시간이 있었다. 콜타임 전, 후로 시간이 있을 때마다 액션합을 맞춰서 연습했다. 장검보다는 단검이 훨씬 쉽더라. 장검은 무게 중심을 잡아야 했다.
-신체적으로도 준비를 많이 했겠다.
▶체지방도 10kg 줄였고, 어깨근육, 팔근육을 키우려고 했다. 지금은 체지방량이 많이 늘었고 근육량도 줄은 것 같다. '사마귀' 용으로 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웃음) 그때는 볼이 파일 정도로 준비를 많이 했다. 이시영 언니가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체감했다.
-액션을 힘들게 했는데 또 액션 작품 제안이 온다면 출연할 의향이 있는가.
▶다시는 못 하겠다 생각했으면서도 '제대로 해보고 싶다'란 생각도 들었다. 시완 선배님도 '너가 액션적인 한계를 많이 넘은 것 같다'고도 해줘서 그걸 써보고 싶다.
-'길복순'의 세계관을 이어 받은 작품에 출연했는데.
▶제가 감히 입에 올리기도 힘든 선배님의 작품을 이어 받아 출연해서 감사하다. 무조건적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넷플릭스에서 특히 강렬한 역할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장르적으로 극한의 상황에 치달은 인물을 많이 연기한 것 같다. 작품이 들어왔을 때 저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 기회가 있다면 로맨스를 너무 하고 싶다.
-재이가 독고를 떠나보내며 많은 눈물을 흘렸는데.
▶재이에게 독고 선배는 어쨌든 미워할 수 없는 아버지 같은 존재라 생각했다. 동병상련의 마음을 잘 이해하기도 했다. 죄책감도 가진 눈물인 것 같다.
-'사마귀'에 대한 호불호의 평이 다양하게 있는데.
▶봐주신 시간에 있어서는 감사드린다고 생각한다. 저는 주연으로서 첫 영화인데 그걸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액션 장르다 보니 대사나 서사를 메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았다. 아쉽다는 의견이 있으면 온몸으로 제가 받아들여야겠다.
-'오징어 게임' 등 넷플릭스 출연이 많아 해외팬이 많아진 것 같다.
▶댓글에 외국어가 많아졌다. 한국어도 많이 봤으면 좋겠다.(웃음)
-'사마귀'에 설경구, 양동근 등 선배 배우의 출연도 있었다.
▶저는 그림자라도 스치는 신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시나리오상으로는 여의치 않았다. 설경구 선배님, 양동근 선배님과 촬영이 있을 때 제가 가서 인사를 드렸다. 설경구 선배님의 성대모사도 하면서 초콜릿도 드리며 한 마디라도 하려고 했다.
-재이는 직진 스타일인데 실제 박규영은 어떤 편인가.
▶저도 딱 가야겠단 방향이 보이면 결과에 후회 없이 직진한다.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편이지만 스스로 칭찬을 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더 잘해서 나은 방향으로 가야겠단 생각을 하는 편이다.
-스스로 자격지심에 빠지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연예인이) 그게 아예 없을 순 없는 직업군인 것 같다. 늘 평가를 받다 보니. 저에 대한 반성을 계속 하고 저에게 집중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유튜브에서 그룹 세븐틴에 대한 애정을 보인 바 있다.
▶제가 세븐틴의 자체 콘텐츠를 거의 다 봤다. 에스쿱스님께서 리더시니까 정보를 알고 계시던데 눈 앞에서 에스쿱스 님을 봐서 깜짝 놀랐다. 저는 세븐틴 무대를 너무 좋아하는데 최애는 세븐틴이고 차애는 승관 씨다.
-유튜브 채널 '보석함'의 여자 게스트 버전 '자석함'에 첫 게스트로 출연한 것도 화제였다.
▶제가 '사마귀'를 홍보하는 것에 진심이었다. 제가 예능에 거의 나간 적이 없는데 그게 화제가 됐더라. 쉽지 않은 에너지였다. (홍석천 선배가) 카메라 뒤에선 많이 예뻐해 주셨다.
-향후 어떤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가.
▶장르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으니 로맨스도 보여드리고 싶다.
-'오징어 게임' 이후 할리우드 진출 계획을 하고 있진 않은지.
▶하늘의 별따기 확률도 기회가 온다면 전혀 마다하지 않겠다.
-'오징어 게임' 홍보 때 유창한 영어 인터뷰도 화제였다.
▶어릴 때 공부하게끔 만들어준 부모님께 감사하다. 이번에 인터뷰를 위해 개인적으로도 공부를 했다. 지금도, 앞으로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공부와 연기 중 어떤 게 더 쉬운 편인가.
▶공부는 습관적으로 될 때까지 판 게 있긴 하다. 재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성실하게 하려고 한다.
-티빙 드라마 '언프렌드'를 차기작으로 앞두고 있다.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 '오징어 게임', '사마귀', '나인 퍼즐'에서 누군가를 보내는 역할을 했는데 '언프렌드'에선 죽은 동생의 흔적을 찾아가는 역할이다.
-넷플릭스 작품 출연이 많아 '넷플릭스의 딸'이란 수식어가 있는데.
▶연기자로서 어떤 수식어가 있는 것 자체로 감사하다. 저는 채널에 국한되기 보다는 다양한 작품에 참여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추석 계획은 어떻게 되나.
▶부모님과 5분 거리로 살고 있는데, 부모님 밥 먹는 재미고 살고 있다. 추석에도 엄마 밥을 먹으려 한다. '사마귀' 2, 3회차 관람도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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