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방송되는 사극의 코드는 '고구려의 재발견'이다.
MBC '삼한지-주몽편', SBS '연개소문', KBS '대조영'을 비롯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제작하는 '태왕사신기' 등 올 한해 방송 예정인 사극들이 하나같이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몇해 전부터 조선사에 치중된 사극의 흐름을 벗어나 KBS '태조왕건' '제국의 아침' '무인시대', MBC '신돈'처럼 고려사를 다루거나 KBS '해신', SBS '서동요'처럼 더 앞선 시대를 다루는 움직임이 있어왔다. 그러나 중국이 거대 자본을 투입,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왜곡하려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라 고구려사를 부각시키려는 방송계의 움직임은 더욱 반갑다.
더욱이 신라가 삼국통일의 주체가 되면서 역사 속에 묻혀버린, 고구려의 대륙으로 향하는 웅장한 기상을 되살린다는 점에서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또한 이들 사극은 방송사마다 100부작 정도로 큰 비중을 둔데다가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하는 것은 물론 비슷한 시기 방송될 예정이라, 그 열기도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삼한지-주몽편' 고구려의 탄생4월 방송되는 MBC '삼한지-주몽편'은 고구려의 시조 주몽(동명성왕, 재위 BC 37~BC 19)의 일대기와 더불어 고구려와 백제의 건국과정을 통해 그 시대를 살았던 영웅들을 담아낼 예정이다.
'허준'과 '올인'을 집필한 최완규 작가와 '다모'의 정형수 작가가 공동 집필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낳고 있다. 전남 나주시 3만5000평 부지에 50억원을 투입해 건립할 오픈세트장 등 총 300억원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돼 기원전 시대를 그려낼 예정이라 더욱 주목된다.
'태왕사신기' 고구려의 전성기10월 방송을 예정하고 있는 '태왕사신기'는 만주정벌로 영토를 넓혔던 광개토대왕(본명 담덕, 375~413)의 일대기를 다룰 예정이다. 일찌감치 주인공 광개토대왕 역에 내정된 배용준이 천제의 아들 해모수와 고구려의 시조 고주몽 역까지 1인 3역을 맡는다. '여명의 눈동자' 등의 히트작을 나은 콤비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의 호흡도 기대된다.
1, 2부에는 건국신화를 판타지 형식으로 다룰 예정으로 배용준이 해모수, 고주몽에 이어 광개토대왕으로 윤회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실제로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의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웨타(WETA)의 스태프가 컴퓨터그래픽, 미니어처 제작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개소문' 고구려 말기5월 방송예정인 SBS '연개소문'의 주인공인 연개소문(?~665)은 당 태종 이세민도 두려워했다고 알려진 고구려의 마지막 명장이자 정치가다. 스스로 대막리지가 되어 정권을 장악하고 당의 100만 대군에 맞서 승리해 당 태종의 항복문서를 받아낸 민족적 영웅이다.
'야인시대' '영웅시대'의 이환경 작가와 '토지'의 이종한 PD가 손잡고 역시 350억원의 제작비 투입한 대작이다. 타이틀롤에는 '명성황후'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유동근이 일찌감치 내정됐으며, 그의 부인 전인화도 출연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대조영' 고구려의 후예8월 방송예정인 KBS1 '대조영'은 국내 최초로 잊혀진 역사, 발해사를 다룬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발해의 시조인 고왕 대조영(663?~719)은 고구려 멸망 뒤 고구려 유민과 말갈족을 이끌고 고구려의 정신을 계승, 발해를 건국했다. 옛 고구려땅을 거의 회복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태조왕건'과 '왕과 비'를 연출한 김종선 PD가 연출을 맡고, SBS '인간시장' 등을 집필한 장영철 작가가 대본을 집필한다. 2월중 오픈세트를 지을 지역을 최종 결정해 촬영 준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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