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재하 역을 해라 마라 별다른 말씀은 없으셨어요. 2개월 간 꾸준히 미팅하고 대본 리딩을 하다보니 여자친구를 사귈 때처럼 어느새 자연스럽게 이 역을 맡게 됐어요."
참 궁금한 인물이다. 윤석호 PD의 계절연작 완결편으로 오랫동안 화제를 모아온 KBS2 '봄의 왈츠'의 남자 주인공 피아니스트 윤재하 역으로 '드디어' 발탁된 서도영(25).
전혀 알려진 것이 없는 '생짜' 신인인데다가 캐스팅 후에도 언론 노출을 삼가 베일 속에 가려져있던 이 청년이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베일을 벗었다.
1981년 대구생. 다섯살 무렵 서울로 올라와 서울 청담고 졸업 후 원광대 생물학과에 00학번으로 진학했다. 금융업을 하시는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 밑에서 3살 터울의 남동생과 평범하게 자린 서도영은 학창시절에도 그저 안경을 끼고 다니는 밝고 명랑한 성격의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했다.
187cm에 달하는 큰 키로 주변에서 '모델해도 되겠다'는 소리는 종종 들었지만 서도영이 모델로 진로를 굳힌 것은 군복무 시절. 대학 1학년을 마치고 2001년 입대한 서도영은 2003년 8월 제대할 때까지 훈련소 교관으로 복무했다.
웬만한 여자보다 더 고운 하얀 피부, 커다란 눈에 웃는 모습이 해사한 이 청년에게 어쩐지 안어울려 보이는 직책이지만 "훈련병으로 처음 들어가면 교관은 신 같은 존재로 느껴진다"며 "자기한테 완벽한 철저한 모습이 부러워 체력 테스트를 거쳐 교관으로 복무했다"고 밝혔다.
그전까지는 무엇을 하고 싶다는 뚜렷한 생각이 없었던 그가 모델이자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이 무렵. 그는 "하고 싶은 일을 꼭 하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제대하자마자 복학을 하는 대신 2개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한 돈으로 모델 학원에 등록을 했다.
2003년 말 서울컬렉션 디자이너 한승수 무대로 데뷔한 서도영은 부지런히 오디션을 보러다니며 패션모델로서 입지를 닦아갔고, 2004년 말 케이블채널 온스타일의 '싱글 인 서울-메트로섹슈얼' 편에 출연하며 다음 팬카페도 생겼다. 현재 회원수는 1000명을 약간 넘어섰다.

연기자로서의 서도영의 가능성을 봐준 것은 KBS2 '이 죽일 놈의 사랑'을 연출했던 김규태 PD다. 2005년 1월 KBS 드라마시티 '오! 사라'에서 유인영의 남자친구 역으로 연기자 데뷔식을 치렀다. 이어 그해 KBS2 '해신'에서 수애의 호위무사 역을 맡은 것이 연기 경력의 전부.
행운은 뜻밖의 곳에서 찾아왔다. 같은 해 10월 윤석호 PD의 부름을 받고 2개월 동안 대본 리딩을 했고, 조연이라도 맡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에게 남자주인공 유재하 역이 떨어졌다.
"두달 동안 정말 답답하고 마음 고생도 많았어요. 저에게 무슨 역을 주실지 차마 묻지도 못하고 그런 상태가 지속되니까 점점 오기도 생기고, 윤재하 역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중에 알게 됐는데 윤석호 PD께서 저에 대해 '진실한 사랑을 표현할 만한 깊은 눈을 가졌다'고 말씀하셨대요."
집안에서도 축제 분위기가 됐지만 당면 과제는 독일어, 왈츠, 피아노 등을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 속성으로 마스터해야 했던 것. 여주인공이 성유리에서 한효주로 번복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2월말 오스트리아로 떠난 서도영은 점점 윤재하에게 젖어들어갔다.
"처음 한 7일 동안은 윤재하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힘들어 밤을 새면서 고민을 했어요. 어려서 양아치 같은 아버지(이한위 분)에게 버림받고 부모의 사랑도 제대로 못느끼다가 우여곡절 끝에 입양이 됐지만, 남들과 유리돼 닫혀있는 피아니스트의 삶을 사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죠."
결국 낸 결론이 "상처가 있는 아이이지만 일상은 남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것. 그러다보니 마음이 편해졌다는 서도영은 "윤석호 PD의 계절연작이 순수하고 진실된 사랑을 담고 있다고 보인다. 나도 사랑은 불꽃 튀는 듯한 사랑보다는 노을처럼 붉게 물들어 가는 사랑을 좋아한다"며 연기에 임하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뮤지컬과 영화 감상, 스노보드, 농구, 축구, 볼링 등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서도영은 에드워드 노튼, 숀 펜, 최민식, 설경구, 황정민 등 연기파로 손꼽히는 배우들의 이름을 쭉 나열하며 그들처럼 되고 싶다는 열망을 밝혔다.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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