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어요. 배우라고 내 자신을 소개했을 때 부끄럽지 않았으면 해요. 누군가가 제 얘기를 할 때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혜준 역의 박보검, 원해효 역의 변우석과 더불어 발랄한 매력을 뿜어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은 배우 권수현(34)은 연기에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권수현은 지난 27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극본 하명희, 연출 안길호)에서 김진우 역을 맡아 해맑은 매력을 발산했다. 김진우는 배우의 길을 나아가는 사혜준, 원해효와는 달리 사진 작가로서 자신만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한 청춘이다.
권수현은 다소 차분하고 담담한 사혜준과 원해효의 옆에서 특유의 분위기로 '찐친' 케미를 폭발시킨 김진우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청춘기록' 출연이 결정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청춘물을 꼭 하고 싶었어요. '청춘기록'은 제목 자체에 청춘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기도 해서 반가웠던 거 같아여. 정말 신나게 찍었어요.
-극 중 김진우는 연인이었던 원해나(조유정 분)와 헤어진 후 열린 결말로 끝났는데,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되게 현실적인 결말이었던 거 같아요. 일반적으로 첫사랑은 안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20대의 사랑은 가장 뜨겁기도 하지만 그만큼 꺼지기도 쉽다고 생각해요. 영원히 결혼까지 가기 어려운 게 20대의 사랑이지 않을까요? 드라마틱한 결말이라기보다 현실에 가까운 끝맺음이었던 거 같아요. 해나랑 진우도 여느 20대와 다르지 않게 뜨겁게 사랑했어요.
-2년 후 진우와 해나가 어떤 관계가 됐을지 나오지 않았는데,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해 상상해 본다면 어떨 거 같나요.
▶그냥 각자의 삶을 살아갈 거 같아요. 저도 실제로 여동생이 있는데 지금은 이해할 수 있지만 20대 때 친구와 제 여동생이 연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났을 거 같아요. 친구가 못나서가 아니라 20대이기 떄문에. 해나랑 진우도 헤어진 후 그냥 친구 동생, 오빠 친구 사이로 지내지 않을까 생각해요. 모든 커플들이 이어지는 행복한 결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던 거 같아요.
-1999년생인 조유정 배우와 실제로 나이차이가 좀 나는데 커플 연기를 하는데 부담은 없으셨나요?
▶간극을 좁히기 위해 대화를 진짜 많이 했어요. 서로 고민도 나누면서 맞춰나갔어요. 유정이한테 다 받아줄 테니까 현장에서 하고 싶은 걸 다 하라고 했어요. 그럼 나도 네가 주는 걸 받아서 또 잘 이어나가겠다고. 크게 세대차이가 나거나 하진 않았어요. 일단 작가님 글이 너무 좋고 감독님께서도 현장 상황을 너무 잘 만들어 주셔서 자연스럽게 26살의 진우가 됐던 거 같아요.

-조유정 배우와의 알콩달콩한 애정씬도 무척 귀여웠지만 박보검, 변우석 배우와의 '브로맨스' 케미도 돋보였어요.
▶실제로는 보검이, 우석이와 나이 차이가 좀 있다 보니까 살짝 어색했어요. 저도 낯을 가리는 편이거든요. 오히려 보검이는 안 그랬던 거 같아요. 초반에 셋이 자주 만나서 친해지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노력했던 시간이 길지 않았어요. 너무 자연스럽게 진짜 친구들처럼 친해졌어요. 현장에서도 서로 아이디어 공유도 하고 꼭 작품 얘기가 아니더라도 사적인 얘기도 많이 했어요. 그런 부분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에 화면에서도 잘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친분이 쌓여가면서 세 친구 장면을 촬영할 때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을 거 같은데 어땠나요.
▶촬영할 때는 현장의 긴장감이 있다 보니까 잘 몰랐는데 방송을 통해 보니까 "쟤네 잘 노네. 재밌게 노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두 친구와 촬영하는 신이 유독 더 재밌었어요. 특히 자궁경부암 주사를 맞으러 가는 신이 있는데 대본리딩 할 때부터 너무 재밌더라고요.
-'청춘기록'에서처럼 실제로도 오랜 시간 함께한 친구들이 있나요?
▶있어요. 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자주 만나는 편이에요. 그 중에 진우 같은 친구가 있어요. 귀엽고 애교 많은 친구에요. 제 뮤즈였어요. 진우라는 캐릭터를 만들 때 많이 투영했던 거 같아요.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면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소모되는 역할이 아니라면 캐릭터는 안 가려요. 다 재밌는 거 같아요. 연기하는 순간에 재밌으면 돼요. 특별히 어떤 역할이 하고 싶다거나 어떤 직업군을 맡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그래도 굳이 꼽자면 직접 흐름을 이끌어가는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더 좋은 연기로 만나뵐 테니까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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