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연출 박준우 PD, 이지현 작가 인터뷰

'허수아비' 박준우 PD가 박해수, 이희준, 곽선영, 정문성 등 열연을 펼친 배우들에 대한 깊은 신뢰를 표했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전날 막을 내린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박준우 PD, 이지현 작가의 종영 기념 인터뷰가 진행됐다.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펼쳐지는 범죄 수사 스릴러 드라마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 삼았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Y'와 드라마 '모범택시' '닥터탐정' 등의 박준우 PD가 연출을 맡고, '모범택시' 시즌 1을 집필한 이지현 작가가 극본을 맡아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배우 박해수는 고향인 강성으로 좌천된 이후 연쇄살인사건을 맡게 된 형사 강태주 역, 이희준은 냉철한 판단력과 정치적 감각을 겸비한 엘리트 검사 차시영 역, 곽선영은 강성일보의 정의로운 기자이자 강태주의 국민학교 동창 서지원 역을 맡아 연기했다. 탄탄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최종회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 기준)은 8.1%를 기록했다. 이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뒤를 잇는 ENA 역대 시청률 2위다.
이날 박 PD는 박해수에 대해 "평소 주변에서 박해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현장에서 모범이 되는, 인성이 좋은 배우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관계자들 사이에서 많이 들었다. 연기를 기본적으로 잘하고, 체력도 엄청 좋다. 정신력도 굉장히 좋다는 뜻"이라고 칭찬했다.

박 PD는 또 이희준에 대해서는 "저와 동향, 동문"이라고 너스레를 떤 뒤 "박해수가 사람 좋은 이미지라면 이희준은 철저하게 준비하는 스타일 같다. 디테일한 연기를 굉장히 잘하는 배우다. 사석에서 '언제부터 그렇게 연기를 잘했냐'고 물어볼 정도로 연기는 정말 압도적이다"고 치켜세웠다.
극 중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정문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박 PD는 "연기할 때만은 지지 않으려는 게 느껴졌다. 자기 것을 놓치지 않는다. 촬영 끝나면 바로 '형!'하는 스타일이다. 박해수, 이희준, 정문성 등 배우들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연기를 보는 재미가 컸다. 배우들에게 연기적으로 디렉션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됐다. NG가 거의 없을 정도라 속도감이 붙었다"고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박 PD와 이 작가 사이 태주라는 인물에 대한 이견도 존재했다고. 박 PD는 "태주는 죽어 마땅하다고 했는데 작가님이 '그건 대중 드라마를 벗어난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 털어놔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작가는 "극 중 태주만이 옳은 선택을 하지 않았나. 무결한 사람이 잘못을 바로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잘못을 바로잡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게 우리 드라마에서 허용한 단 하나의 판타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나중에라도 태주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드라마인데 그걸 비극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바로잡으려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마음의 짐을 덜고, 조금이라도 편안한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태주는 직업, 사회적 명망도 잃었지만 소중한 인물들을 곁에 두게 되지 않았나. 저는 그것이 유일하게 태주에게 허락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태주라는 인물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허수아비'는 태주의 회고록 형식으로 구성된 드라마다. 이와 관련 박 PD는 "이 작가가 어떻게 허수아비를 형성화 할지 고민이 많았다. 1부는 공포물, 2부는 추격전, 3부는 감정적 진폭을 만드는 등 나름의 포인트를 잡아놓고 들어갔다"고 연출 포인트를 언급했다.
극 중후반에 접어든 7화에서 범인이 공개된 것도 '허수아비'만의 특징이다. 범인 공개 이후 긴장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본격적인 서사가 펼쳐져 몰입도가 높다는 평가를 얻은 것.
이에 대해 이 작가는 "범인을 끝까지 끌고 갈 생각이 없었다. 솔직히 정문성이 캐스팅돼서 캐스팅이 스포일러라고 생각했다"며 "초반과 중후반을 끌고 가는 '허수아비'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초반엔 허수아비 행세를 하는 허수아비가 끌고 가는 이야기라면, 중후반엔 사람으로서 제 역할을 못 하는 경찰, 공권력이라는 허수아비로 극을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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