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준혁이 데뷔 이후 첫 오컬트물에 도전하고, 4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를 알리는 김래원은 야구 코치로 변신한다. SBS 드라마를 통해서다.
최근 SBS는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 서울 엠겔러리에서 드라마 미디어데이 '넥스트 에피소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SBS는 그간의 성과를 공개하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글로벌 콘텐츠 유통 전략과 편성 전략을 밝혔다.
이번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시즌제, 장르물, 인공지능(AI) 활용이었다. 우선 SBS는 그동안 캐릭터와 세계관을 연속성 있게 확장해 흥행을 누적시키는 전략을 이어왔다. 이에 최고 시청률 28.4%를 돌파한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 최고 시청률 25.6%를 기록한 '모범택시' 시리즈, SBS 금토드라마 개국공신인 '열혈사제' 시리즈 등 시즌제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흥행시키며 독보적 세계관을 구축했다.
SBS만의 넓은 장르적 스펙트럼도 특징이다. 오컬트, 스포츠, 법조 탐정물까지, 오는 2027년에도 다양한 장르물을 선보인다. 또한, AI 기술을 활용한 드라마 제작도 빼놓을 수 없다. 스튜디오S 홍성창 대표는 "AI는 창작의 도움을 주는 보조 수단"이라며 "창작자가 구현하지 못했던 것을 구현할 수 있다. 현재 드라마 제작 시장은 AI 혁신에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해 드라마에 AI기술을 많이 접목시켰다"고 밝혔다.
◆ 2026년 하반기, 웰메이드 시즌제 및 신작 대거 포진

2026년 하반기 라인업의 포문은 오는 26일 첫 방송을 확정한 새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연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각색한 '김부장'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되어 싸우는 아빠 유니버스 복수 액션 드라마로, 소지섭이 공작원 출신인 민지 아빠 김부장 역을 맡는다. 여기에 최대훈과 윤경호가 합류해 스펙터클한 액션과 유쾌한 브로맨스를 선사한다.
첫 시즌 방영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재벌X형사'도 올해 시즌 2로 돌아온다. SBS에 따르면 시즌 2에서는 경찰학교에서 정식 훈련을 마친 뒤 강력1팀에 복귀한 철부지 재벌 3세 형사 진이수(안보현 분)과 그의 과거 악마 교관이자 새로 부임한 팀장 주혜라(정은채 분)의 공조 서사가 담긴다.
10월에는 김지원, 이정은, 손현주, 김우석 등이 출연하는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방영 예정이다. 이 드라마는 TV 아사히에서 방영돼 메가 히트를 기록한 '닥터X'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며, 부정부패에 찌든 의료 권력을 오로지 실력으로 수술하는 천재 외과의 '닥터
X' 계수정(김지원 분)의 활약을 그린 메디컬 느와르다.
장나라와 김혜윤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굿파트너' 역시 올해 시즌 2로 컴백한다. 국내 최초 이혼 로펌의 대표 변호사 차은경(장나라 분)이 지독한 인연의 파트너와 손잡고 피할 수 없는 도전에 나서는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인 '굿파트너 2'는 최유나 이혼 전문 변호사가 다시 한번 집필을 맡아 기대감을 더한다.
2026년 하반기 방영 예정인 '나인 투 식스'는 일로 자신을 증명해온 이성적인 법무팀 차장 강이지(박민영 분)와 다정함이 무기인 인턴 한선우(육성재 분), 본부장 박현태(고수 분)의 현실 공감 오피스 로맨스다. 박민영를 비로해 육성재, 고수가 출연을 확정했다. 특히 고수는 이 드라마로 15년 만에 로맨스물로 복귀하며, 박민영은 10년 만에 SBS 드라마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 오컬트·스포츠·법조 탐정물..장르 명가 굳히기 한판

2027년에는 장르적 스펙트럼을 한층 넓힐 드라마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준혁이 데뷔 이래 첫 오컬트 장르물을 맡아 구마 사제 안토니오 역으로 변신하는 '각성'이 내년 방영된다. '각성'은 질투와 욕망의 도가니인 입시 지옥 한복판, 성적 향상을 좇다 각성제에 현혹되어 기이한 능력을 깨우고 친구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에서 한 구마 사제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영혼을 걸고 뛰어드는 이야기다.
'모범택시'로 SBS의 간판 배우 반열에 오른 이제훈은 '승산 있습니다'로 다시 한번 SBS와 호흡을 맞춘다. 전직 변호사, 현직 사무장 권백(이제훈 분)이 이끄는 법률사무소가 세상에 없던 방식으로 승산 없는 싸움을 승산 있게 만들어가는 명랑 코믹 법조 탐정물을 통해 이제훈이 어떤 연기 변신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
'열혈사제'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김남길은 '악몽'으로 돌아온다. '악몽'은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악인들을 감옥이 아닌 악몽에 가두는 자경단,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의 환상적인 정의 구현을 담은 드라마로, 김남길은 형사 김태이 역을 맡는다. 신비로운 악몽 설계자 장규은 역에는 이유미가 활약한다.
그간 웰메이드 스포츠 드라마를 선보여 온 SBS답게, 2027년에는 '풀카운트'를 선보인다. '풀카운트'는 '프로야구 감독'이라는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스포츠 전쟁터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건 이들의 생존 투쟁기를 그린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김래원이 인기 구단 스타즈의 감독대행 황진호 역을, 박훈이 차기 감 독 1순위로 꼽히는 투수코치 조동희 역을 맡아 치밀한 수싸움과 대결을 선사한다.
과연 '풀카운트'가 2019년부터 2020년에 걸쳐 큰 사랑을 받은 야구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 장르물 홍수 속 기시감·피로도에 대한 우려도
SBS가 장르물 명가의 흥행을 기세등등하게 이어가고 있는 상황 속 우려 또한 존재한다.
현재 OTT, TV 드라마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여러 장르물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SBS만의 강점이 확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특정 소재가 반복적으로 다뤄지며 시청자들이 느낄 피로도, 기시감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요즘의 브라운관은 이전과 달리 휴먼 드라마를 만나보기 어려워졌다. 이는 시청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결과인 동시에 OTT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전략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에 퇴마, 빙의, 범죄 등 자극적인 소재가 반복적으로 채택되고, 이것이 쌓이고 쌓여 오히려 드라마의 다양성을 저해하고 기시감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시청자와 평단,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웰메이드 장르물들과의 차별점도 돋보여야 할 터다. 시청률로만 재단할 수 없는 '무언가'만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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