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이승영 감독 인터뷰

'김부장' 이승영 감독이 종영을 맞아 작품에 얽힌 다양한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예상을 뛰어넘은 흥행 소감부터 원작 각색, 배우 소지섭과의 호흡, PPL 논란, AI 활용, 시즌2 가능성까지 솔직하게 밝혔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종영을 기념해 이승영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25일 종영한 '김부장'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되어 싸우는 아빠 유니버스 복수 액션 드라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23.0%를 기록했다. 특히 최고 시청률은 27.1%까지 치솟으며 자체 최고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우는 쾌거를 이뤘다.
이 감독은 종영 소감에 대해 "촬영이 끝나고 쫑파티를 했고, 마지막 방송 날 종방연을 했다. 쫑파티에서는 촬영하는 과정이 즐거웠고 촬영을 더 나가지 못해 아쉽다고 진심으로 말했다. 결과는 겸허히 수용하자고 했다"면서 "종방연 때는 배우들이 직접 체감한 기현상이나 사람들이 알아보는 이야기를 나누며 흐뭇하고 즐겁게 보냈다. '김부장'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기뻐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회상했다.
기대를 뛰어넘은 시청률에 대해서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고 털어놓았다. 이 감독은 "예상은 못 했다. 1회 시청률이 잘 나오고 홍보팀과 배우들도 열심히 홍보를 해줘서 기대는 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잘 때 베개 밑에 핸드폰을 두고 자는데, 2회 방송 다음 날 진동이 계속 울리더라.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문자를 보니 '(시청률) 10%, 15%를 넘겼다'는 내용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며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타이틀롤을 맡았던 소지섭 역시 초반에는 흥행 여부를 가늠하지 못했다는 비하인드도 전해졌다. 이 감독은 "(소지섭이) '보통 촬영을 하면 잘될지 안 될지 감이 오는데, 이번에는 감이 안 온다'는 말을 많이 했다. 나도 재밌긴 한데, 대중이 안 좋아하면 은퇴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겸허히 받아들이자고 마음먹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 흥행 요인으로 조화로운 대본과 배우들의 호연을 꼽았다. 그는 "대본 자체가 액션과 부성애, 감성 코미디가 잘 조화된 대중적이고 재밌는 대본이었다"며 "촬영하면서 배우들이 캐릭터에 영혼을 실으니 진정성이 배가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작 현장의 상황을 전하며 "액션은 충분한 재화와 시간이 필요한데 넉넉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여러 팀이 노력해서 찍었다. 생각보다 잘 나온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당연히 잘될 거라기보다는 좋은 대본을 최선을 다해 만들었으니 겸허히 결과를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현장을 함께 채운 연기자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이 감독은 "배우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말할 수는 없지만, 2회 방송이 끝나고 현장에 참여했던 단역 연기자들에게도 연락이 왔다"며 "'김부장'에 참여한 분들은 주연, 조연, 단역을 가리지 않고 모두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기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다들 성품이 너무 좋았고, 일 중독자 같은 분들이 많이 모였다. 다들 몰입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저보다 더 완벽주의자였고 진심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김부장'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 감독은 웹툰 기반 작품 속 캐릭터 구축 과정에 대해 밝혔다. 그는 "원작의 김부장은 영웅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영웅이라도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는 겁이 나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김부장 캐릭터의 핵심이라 생각해 그 지점을 가져오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변 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것 같았는데, 10시간가량의 드라마 서사를 이끌어가려면 캐릭터들이 살아있어야 지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원작 캐릭터들의 장점을 살려 더욱 보강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스토리 흐름의 변주에 대해서는 "원작에서는 딸 캐릭터가 시작부터 바로 사라지는 것에서 출발해 아빠가 딸을 찾으러 가지만, 우리 이야기에서는 비단 아빠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구해야 한다'고 느낄 만큼 가치 있는 캐릭터여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폭력 상황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 등을 보여주며 연민을 자아내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작가도 1회에 이를 잘 구현해 냈다. 캐스팅할 때도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원작의 스타일을 반영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작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 중 하나는 인물들의 스타일이었다. 헤어나 의상 등 좋은 요소가 많았고, 분장팀과도 생각이 일치해 작품에 도움이 되는 부분들은 최대한 가져오려 노력했다"며 "나머지 변주한 부분도 있지만 원작 고유의 장점을 잘 살려 가져왔다"고 밝혔다.
리얼리티 구현에 관한 생각도 전했다. 이 감독은 "원작이 웹툰이다 보니 리얼리티 측면에서 땅에서 살짝 떠 있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만화에서는 그럴듯하지만 드라마는 또 다른 영역이라고 봤다"며 "전체적으로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 현실감이 느껴지는 리얼리즘을 구현하려고 했다. 반면 코미디 요소는 더욱 코미디답게 그려내어, 두 가지가 잘 어우러지도록 하는 것을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삼았다"고 말했다.

극의 중심을 잡은 소지섭에 대해서는 "소 배우는 액션도 멋있고 아버지 연기도 잘해서 칭찬할 게 많다. 제가 2019년과 2024년 다른 작품으로 소 배우에게 캐스팅 제안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 성사되지 못했다. 배우를 캐스팅할 때는 연구를 많이 하기 때문에 소 배우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만난 소지섭의 연기는 더욱 깊은 울림을 줬다고. 이 감독은 "1회 첫 촬영을 하는데 전에 볼 수 없었던 깊이와 디테일이 나와서 너무 놀랐다. 첫 촬영 때 '그동안 잘 몰랐다, 미안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소 배우의 새로운 면모를 많이 봐서 놀랐다"며 "종방연 때 소 배우의 전작들을 다시 보겠다고 했다. 내가 못 봤던 건지 아니면 이번에 더 깊어진 건지 확인하겠다고 하니 웃으시더라"며 현장 에피소드를 전했다.
연말 시상식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 감독은 "제가 상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상에 대한 관심은 크게 없다. 소 배우도 상보다 시즌제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사람이다. 일을 더 하고 싶어 한다. 상을 주면 감사히 받겠지만 욕심은 없는 것 같았고 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만 베스트 커플상에 대한 욕심은 있었다. 이 감독은 "최대훈, 윤경호 배우가 베스트 커플상을 받으면 재밌을 것 같다. 시상식에서도 한 번 더 웃기면 좋을 것 같다"며 "실제로 두 분은 절친이고 촬영 중간에 같이 밥을 가장 많이 먹는 사이였다. 작품 이야기를 가장 많이 나누며 주고받는 합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누더라. 그래서 진짜 베스트 커플 같다"고 전했다.
시청률 공약으로 묵언수행을 진행했던 윤경호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윤경호는 정말 끊임없이 말을 하는 사람이다. 분장실에 갈 기회가 있어 30~40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작품, 가족 등 이야기 소재가 정말 다양하다. 시끄럽기보다 유쾌했고 굉장히 좋은 달란트라고 생각한다"는 이 감독은 "(시청률) 15%를 넘긴 날 윤경호 배우가 일본 여행 중이었는데 저와 연락을 했다. 묵언수행에 대한 걱정을 하더라. 평소 대화량이 많아 힘드셨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김부장'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먼저 일각에서 제기된 PPL(간접광고) 언급에 대해서는 "액션물인 데다 공중파 작품이고, 적지 않은 재화가 들어가는데 현재 드라마 산업 환경이 무척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러한 과정에서 (PPL은) 불가피했고 피할 수 없었다.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작품에 잘 녹여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시는 분들에게 불편함을 준 측면이 있었던 것 같아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가 성공했다고 해서 마음대로 연출하거나 접근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전했다.
폭력성과 수위 조절에 대해서는 "처음 촬영할 때부터 심의 기준이 있었고 꼼꼼하게 읽었다"며 "연출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거울 반사를 이용하거나 앵글을 협소하게 잡는 등 직접적인 표현을 줄이며 심의를 준수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의 핵심은 '딸이 죽을 수도 있다'는 절박함이었다. 심의를 지키면서도 그 절박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만약 보시기에 불편하셨다면, 앞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부장'은 한국 상업 드라마 최초로 3분 분량의 풀 AI 시퀀스를 도입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감독은 "대본상 김부장의 현재 모습 위주였고 과거 살인 병기였다는 사실은 말로만 나왔다. 하지만 직접 활약하던 과거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고, 스케일과 난이도 측면에서 살인 병기로서의 최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실사 촬영을 하려니 이야기 중심이 흔들릴 만큼 커다란 신이었다. 그래도 재화가 한정적이라 포기해야 하나 싶었을 때 AI 활용을 떠올렸다"며 "당시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이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 상황이 아니었다. 기술이 매주 업데이트되는 상황 속에서 추이를 보며 발전하는 기술을 받아들여 만들어 나갔다. 완성되지 못할 수도 있는 모험이었지만 AI 팀과 연출진이 의도를 가지고 책임감 있게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즌2에 대한 질문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부장' 엔딩에서는 원작 세계관에 있는 이도규 캐릭터가 등장해 이목을 모았다. 이 감독은 "본격적인 시즌2 논의는 이제 막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단계다. 이도규는 원작에서도 인기가 있고 파워풀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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