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에 대한 배고픔을 올해 다 푸네요."
최근 KBS 1TV 일일연속극 '지성이면 감천'(극본 김현희 연출 김명욱)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6개월이란 대장정 속에서 작품은 해피엔딩으로 끝맺었다. '지성이면 감천'에서 배우 박재정(30)을 빼놓을 수 없다.
5년 전 '너는 내 운명'으로 화려하게 주연데뷔를 했던 박재정은 당시 연기력 논란으로 아픔을 겪었다. 드라마 이후에도 예능에서도 활약했었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공백기를 겪었다.
그 기간 동안 박재정은 오로지 연기공부에만 매진했다.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지성이면 감천'을 통해 컴백했다. 이번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연기가 간절했던 만큼 누구보다 좋았다.

"김명욱PD는 내 스승, 연기 여유 생겼다"
'지성이면 감천'을 끝낸 소감을 먼저 들을 수 있었다. 주연배우 4명의 호흡도 좋았기에 작품을 끝낸 뒤 시원섭섭함이 담겼지만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도 있었다. 사실 박재정에게는 일일극이 특별하다.
"한 번 경험했던 시간대, 장르였기에 KBS 일일연속극을 다시 도전 해보고 싶었어요. 마침 기회가 찾아와 다행이었어요. 저를 주연으로 데뷔시켜 주신 김명욱PD님 작품이라 더 감사했어요. '지성이면 감천'은 저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어요."
박재정은 김명욱PD를 스승으로 칭했다. 김PD는 신인배우들에게 엄하기로도 유명하다. 신인들에게 조언을 하면서 연기 기틀을 만들어주기 때문. 박재정은 김PD와 두 번째 작품호흡을 맞추면서 가르침을 이해했다고 밝혔다. 연기와 내면이 한 층 성장했다.
"5년 전에는 스승님의 애정 어린 가르침을 제가 소화를 잘 못했어요. 첫 주연이라는 부담감과 바삐 돌아가는 현장에서 제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부담이 덜 했어요. 주위 챙김도 많이 받아 감사했어요. 일일극 현장 분위기를 알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여유를 갖게 했고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극중 박재정은 방송국 조연출 역할이었다. 배우가 방송업계 종사자 인물을 연기하는데 있어 더 세심함이 필요하다. 캐릭터 설정을 할 때 누구를 참고 했을 지가 궁금했다. 박재정은 현실과 드라마 사이를 오가며 안정효를 연기했다.
"100% 리얼함보다 드라마틱한 요소도 분배 했어요. 극중 인물이 방송에 대한 꿈, 열망보다 예린이를 지켜주고 싶어서 입사했기 때문이에요. 연기할 때 '지성이면 감천' 팀 조연출을 참고했어요. 살아있는 교과서니까요. 안정효가 PD가 됐을 때는 B팀 야외감독님을 주로 관찰했어요."

"공백기 동안 연기 배고픔이 간절했다"
극중 안정효는 이예린(이해인 분)이 아닌 최세영(박세영 분)과 연결됐다. 안정효는 이예린을 향한 마음이 컸던 캐릭터였기에 의외의 결말이었다.
"최세영이랑 연결될 것이라고는 사실 생각 못했어요. 극 초반에 최세영이랑 안정효는 친한 오누이로 등장했으니까요. 결국 세상에 오빠, 동생은 없구나를 새삼 느꼈어요. 새로운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세영이 외에도 극중 전 남자친구인 재성이와 부딪히는 설정이니 복잡함을 신경 썼어요. "
박재정은 상대로 호흡을 맞췄던 박세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박세영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배 박세영은 정말 똑 부러진 친구에요. 그걸 연기호흡으로 잘 이끌어내요. 영리한 친구고 꼼꼼한 성격을 갖고 있어서 인지 연기할 때 화면에 어떻게 나올지 염두하고, 세심한 것들도 잘 잡아내요. 이번이 첫 주연인데도 잘해줬어요."
박재정은 ''을 끝으로 한 동안 작품 활동 없이 쉬었다. 그 기간 동안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마냥 쉬지는 않았다. 사람들을 만나며 휴식을 취했ㄱ 공연을 하고 일본으로도 진출했다. 평일에 산에 가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일상의 소소한 것조차 자문자답을 했고 연기공부라고 생각했다.
"쉬는 동안 배고픔을 느끼려고 했어요. 음식을 먹고 안 먹고를 떠나 연기에 대한 배고픔이었어요. 데뷔하고 하루도 안 쉬고 일을 했었는데 본의 아니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한 동안 쉬면서 연기가 정말 하고 싶었어요. 이 시간을 겪으면서 연기가 더 소중해졌고 감사함을 느껴요. 사실 돈을 많이 준다는 이상한 유혹도 많았는데 다 거절했어요. 돈이 적어도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곧바로 '맏이' 캐스팅..효도한 것 같아 기뻐"
박재정은 '지성이면 감천 '이후 곧바로 JTBC '맏이'(극본 김정수·연출 이관희)에 캐스팅돼 출연 중이다. '맏이'에서는 냉철한 성격을 가진 엘리트 이인호 역을 연기 중이다. 시대극이기에 부모님의 경험을 토대로 준비했다. '맏이'팀의 경우 주연배우들이 모두 80년생으로 동갑이다. 현장 분위기도 최고라고 소개했다.
"'맏이'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에요. 대본을 보면 한 편의 문학작품을 읽는 느낌을 받아요. 10월에는 '맏이'와 '지성이면 감천'이랑 촬영 기간이 겹쳤어요, 분량이 늘어나면서 비행기를 타고 촬영장을 이동 했어요. 육체적으로는 피곤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즐거웠어요. 저는 시대극은 처음인데 재미를 부쩍 느끼고 있어요."
박재정은 향후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박재정은 혼자서 울던 나날들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이 꼴찌라고 밝히며 언젠가는 선수가 돼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고 싶은 희망을 드러냈다. 물론 시상식에서도 수상하고 싶다는 의욕도 함께 했다.
"'지성이면 감천'과 '맏이'까지 가족들에게 효도를 한 것 같아요. 그동안 불효를 했었는데 너무 좋아해주시네요. 두 작품 다 어머니들이 많이 좋아해주신 작품이에요. 이제 어머니들의 대통령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하하"
김성희 기자 shinvi77@mt.co.kr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