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에서 70대 어르신들이 한글을 배우며 쓴 서툰 글씨체의 시는 세대를 아우르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에서는 경남 하동으로 떠난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멤버들은 정동마을에서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우고 있는 세 분의 어르신들을 만났다. 처음 멤버들이 접한 것은 어르신들이 직접 작성한 한 편의 시였다. 자신들의 삶이 녹아들어 있는 시들을 보며 멤버들은 시인들에 대한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
멤버들은 세 분의 여류시인들을 보며 대화를 나눴다. 한 어르신은 "글을 모르다 보니 손자 손녀들과 편지나 문자를 주고받기도 어려웠는데"라며 열심히 한글을 배우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젊은 사람들은 너무도 당연히 배웠던 한글이 이분들에게는 얼마나 간절했는지가 보이는 대목이었다.
이어서 멤버들은 어르신들과 함께 '제1회 달빛 시 낭송회'를 개최했다. 주제는 어르신들이 직접 '나에 대한 이야기'를 작성해 보는 것으로 어르신들 각자의 삶이 담긴 시를 작성하면 되는 것이었다.
강점순 어르신은 차태현, 데프콘과 한 팀이 됐고 이순자 어르신은 김종민, 윤시윤과 한 팀이 됐다. 마지막으로 김길자 어르신은 김준호와 정준영과 한 팀이 됐다. 이들은 어르신의 인생에 맞게 시를 쓰고 멤버들은 옆에서 영감을 주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도울 수 있었다.
처음 멤버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어르신들은 차분한 표정으로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 그 옆에서 멤버들이 한 일은 어르신들이 하시는 삶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것 뿐이었다. 70대의 나이까지 대한민국에서 살아오면서 겪은 6.25 전쟁 이야기나 죽은 남편에 대한 이야기는 보는 이의 가슴도 먹먹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어르신들의 삶 속에 담긴 진솔한 이야기는 30대와 40대의 나이로 이루어진 '1박2일'의 멤버들에게도 감동을 선사했고 이 힘은 지켜보는 이들 모두에게 전달됐다.
각각의 어르신들은 '자신의 배움에 대한 학구열', '가족이 살아 있으면 해주고 싶은 일들', '죽은 남편에게 쓰는 편지' 등을 통해 담담한 속내를 전달했다. 다양한 연령층이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며 세대 간의 갈등이 점점 벌어지고 있는 시기다. 이때에 일요일 밤에 즐거운 웃음을 책임지는 '1박2일'이 오랜만에 선사한 잔잔한 감동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힘이 있었다. 감동과 웃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1박2일'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그 뒤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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